싸게, 더 싸게…지옥에서 살아돌아온 '에어비앤비' 매력 쑥?! [서기열의 실리콘밸리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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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독한 비용절감..지옥에서 살아돌아온 에어비앤비
새로운 정책으로 고객 불만 잠재우고 성장 이어갈까
새로운 정책으로 고객 불만 잠재우고 성장 이어갈까
<본문>
브라이언 체스키 에어비앤비 CEO는 최근 미국 언론과 연달아 인터뷰하며 여행 수요에 대한 전망과 겨울 성수기를 대비한 새로운 정책에 대한 설명을 했습니다. 그 내용을 살펴보시죠.
불황에 대한 생각도 밝혔습니다. 체스키 CEO는 어제(20일) 야후 파이낸스와 인터뷰에서 "(우리가 창업했던)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비슷한 상황”이라며 "집 공유를 고려하지 않았던 많은 사람들이 지금 이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여러분들도 잘 아시는 것처럼 에어비앤비는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었던 2008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창업한 기업이죠. 직장에서 정리해고를 당하고, 물가 상승으로 지갑이 얇아지면서 추가로 수입을 얻으려는 사람들이 자기 집의 일부를 공유하기 시작했었죠.
14년이 지난 지금 에어비앤비는 호스트와 게스트의 네트워크에기반해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지난해 기준 전세계에서 호스트 400만여명이 제공하는 숙소 600만개와 연간 예약 3억건 이상으로 크게 늘어났습니다. 이런 에어비앤비는 2020년 하반기에 나스닥에 상장했습니다. 앱토피아에 따르면 에어비앤비의 전세계 숙박시장 점유율은 25.97%로 부킹닷컴(34.57%)에 이어 2위로 추산됩니다.
다시 현재로 돌아와서 에어비앤비는 이달 중요한 정책 변화 몇가지를 발표했습니다. 이들 인터뷰에서 체스키는 새로운 정책에 대해 설명했는데요. 에어비앤비 셋업이라는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새롭게 호스트가 되려는 사람을 경험이 많고 높은 평가를 받는 슈퍼호스트와 연결해 공유 준비를 보다 쉽게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를 통해 보다 많은 숙소의 공급을 이끌어내려는 시도인 거죠.
에어 커버는 일종의 보험인 셈인데 작년보다 보장 규모를 더욱 늘렸습니다. 게스트가 숙소를 사용하고 난 뒤 집이나 공간에 손상이 발생했을 경우 보호를 해주는 제도인데 보장 한도를 작년 100만달러에서 올해 300만달러로 3배 증액한 겁니다. 이를 통해 보다 많은 호스트들이 안심하고 집을 공유할 수 있도록 이끌려는 계획입니다.
숙소 공유를 독려하기 위해 체스키 본인이 직접 자신의 집 방 하나를 에어비앤비에 직접 올리기도 했습니다. ‘비욘드 더 에어베드’라는 이름으로 공유했는데요. 실제 그의 집이라고 합니다. 그는 인터뷰에서 "저는 사람들에게 제가 할 수 있다면, 그들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접근하기 쉽게 말이죠. 제 진짜 집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계속 올라가고 있는 가격으로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게스트들을 위해서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에어비앤비로 예약해본 분이라면 다들 공감하실텐데요 일단 검색할 때는 하루 숙박비가 뜨는데 막상 들어가서 예약을 하려고 보면 숨어있던 청소비가 하루 숙박비보다 더 커서 당황했던 적이 있죠.
에어비앤비 숙박의 1박 평균 가격은 팬데믹 이전보다 40%가량 올랐고, 지난 2분기 기준 하루 평균 숙박 비용은 총 156달러에 이른다고 합니다. 원화로 환산하면 20만원이 넘는 금액이니 이제 더 이상 저렴한 숙소라고만 볼 수 없는 금액인거죠. 특히 방금 말씀 드렸던 청소비용이 급등했습니다. 에어디앤에이(AirDNA)에 따르면 공유 숙소의 지난달 평균 청소비용은 2019년 같은 기간에 비해 30% 가까이 올랐다고 합니다.
이 같은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에어비앤비는 검색순위 알고리즘에서 단순한 하루 숙박비만 보여주는 대신 게스트들이 세금이 불포함된 총가격을 우선적으로 보여주는 방식으로 개선했습니다. 사실상 어떻게 보면 낚시질이었는데 이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나가게 된 거죠.
또 최근 논란이 되어온 청소 문제에 대해서도 명확한 지침을 밝혔습니다. 비싼 청소비를 지불했는데도 일부 호스트들이 침대 시트를 벗긴다든지 집안 정리를 해야한다고 요구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체스키는 "숙소를 떠날 때 청소할 필요 없다"고 말했습니다. 호스트들에게 불합리한 요청을 하지 말라면서 체크아웃 전에 요청할 수 있는 일에 대한 표준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올 들어 에어비앤비의 재무 지표는 좋습니다. 팬데믹 이후 그동안 자제해왔던 여행 수요가 폭발한 덕분에 에어비앤비의 지난 3분기 실적은 사상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7~9월은 여름휴가 기간이 포함된 여름 성수기죠. 3분기 매출은 28억84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컨센서스 28.5억달러) 순이익은 42% 증가한 12억1400만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10억달러를 뛰어넘었습니다. (컨센서스 10.3억달러)
이 같은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자체 4분기 전망 때문의 사상 최고의 실적을 기록하고도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실적 발표 이튿날 10% 이상 하락했고 아직도 주가는 100달러를 밑돌고 있습니다.
그 비결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 혹독한 비용 다이어트를 한 덕분입니다. 팬데믹 기간 직원의 25%를 해고했고, 체스키 CEO는 “경제 상황과 상관 없이 조직 슬림화를 통해 운영비용을 절감,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고 밝혔었습니다. 경쟁사 대비 직원수가 적어 직원당 매출이 130만달러에 달합니다.
그렇다면 월가에서는 이 같은 에어비앤비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총 25개 금융투자사가 에어비앤비를 커버하고 있는 가운데 13곳이 매수, 11곳이 중립, 1곳이 매도 의견을 냈습니다. 매수 의견이 절반을 살짝 넘네요. 보시는 것처럼 목표주가는 3월까지 내리다가 4월에 반등했구요, 다시 하락세를 이어오다 8월 다시 올랐습니다. 이후 기울기는 줄었지만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목표주가 평균은 130.55달러입니다. 종가 기준 37% 상승여력이 있습니다. 가장 낮은 98달러에서 가장 높은 165달러까지 다양합니다.
물론 에어비앤비가 이번에 내놓은 변화들이 호스트와 게스트 모두를 만족시킬 순 없을 겁니다. 하지만 뼈를 깎는 비용절감으로 비용 대비 수익성을 업계 최고수준으로 올려놓은 체스키 CEO의 노력은 인정할만 합니다.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호트스의 공급을 늘리려는 에어비앤비가 강인한 체력으로 불황을 뚫고 여행 대장주로 우뚝 설 수 있을지 지켜보시죠.
실리콘밸리=서기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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