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때문에 데이트도 못해요"
40년만에 미국을 강타한 최악의 인플레이션이 젊은 연인들의 지갑을 닫고 데이트 문화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10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대출 데이터 평가기관 렌딩트리(Lendingtree)는 "최근 MZ세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약 22%가 빚을 내서 데이트 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MZ세대 연인들이 데이트를 즐기는데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렌딩트리는 지난 9월 설문조사에서 미국의 밀레니얼 세대(26~41세) 가운데 22%, Z세대(18~25세) 가운데 19%가 빚을 내서 데이트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하루 데이트 비용으로 남성은 평균 104달러(약 14만 원), 여성은 평균 81달러(약 11만 원)를 지출했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매트 슐츠(Matt Schulz) 렌딩트리 수석 전략가는 재작년 코로나 사태 이후 고공 행진하고 있는 인플레이션이 젊은 MZ세대의 데이트 문화에 타격을 주고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설문조사 결과 최근 드레스, 장미, 저녁, 콘서트, 심지어 식후 커피까지 데이트와 관련된 모든 비용이 늘어나고 있음을 우려하는 응답자들이 많았다"면서 "각각의 비용은 어느 정도 감당할 수 있지만, 데이트 관련 비용을 모두 합산하면 월말에 큰 부담이 됐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 노동부는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3% 상승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지난 6월 9.1%, 7월 8.5%보다 낮은 수준이었지만, 월가 전문가들의 예상치 8.1%보다는 높게 집계되었다. 또한 에너지와 음식료를 제외한 근원 CPI도 전년 동기 대비 6.3% 상승하며 전월치와 예상치를 모두 뛰어넘었다.

이와 관련해 테드 로스맨(Ted Rossman) 뱅크레이트 선임 분석가는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데이트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MZ세대들이 본인의 예산에 대해 연인과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눠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과도한 데이트 비용은 남녀 서로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본인이 감당 가능한 예산 범주에서 데이트 코스를 짜는 것이 현명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연인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데이트 비용을 과하게 책정하기보단, 집 초대, 박물관 데이트 등의 예산 친화적인 옵션도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렌딩트리의 9월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가운데 약 85%는 연인이 저렴한 데이트 장소에 데려가도 기분이 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사진=CNBC)


홍성진외신캐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