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반등 추격매수 자제헤야...포트폴리오 재편도 고려"
증시 전문가들은 증시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개인 투자자들은 해외 주식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서학개미, 미국 주식 저가 매수 나서…연초 2조원 순매수
23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0일까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결제액(매수 결제액에서 매도 결제액을 뺀 값)은 17억1천767만달러(2조509억원)로 집계됐다.
종목별로 보면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상장지수펀드(ETF)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PROSHARES ULTRAPRO QQQ)로 3억2천379만달러(3천866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이 ETF는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등락률을 3배로 따라가는 상품이다.
다음으로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2억2천323만달러), 애플(1억6천655만달러), 마이크로소프트(1억6천124만달러) 등 대형 기술주에 대한 순매수액이 많았다.
국내 투자자가 선호하는 테슬라(1억1천875만 달러),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를 3배로 따라가는 '디렉션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셰어즈 ETF'(DIREXION DAILY SEMICONDUCTORS BULL 3X SHS ETF·1억1천406만달러) 등도 순매수액 상위권에 올랐다.
연초부터 약세를 보이는 미국 뉴욕 증시에 대해 국내 투자자는 매수 우위로 대응하는 모습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격적인 긴축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에 주요국 대비 낙폭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에선 연준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잡기 위해 연내 네 번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전망에 힘입어 이달 들어 기준금리의 영향을 많이 받는 미국 국채 2년물 금리는 2020년 2월 이후 처음으로 1%를 돌파했다.
이에 미국 주식에 투자한 국내 투자자의 손실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 금액은 작년 말 677억7천871만달러(80조9천억원)에서 지난 20일 현재 628억154만달러(75조원)로 7.3% 감소했다.
보관 금액은 시장 가격 등을 반영한 결과로 국내 투자자가 순매수했음에도 보유 주식의 평가 가치가 감소한 것이다.
◇ 미국 약세장 '경고'…"배당주 등으로 안정적 관리·추격 매수 자제"
전문가들은 미국 증시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여전히 있는 만큼 보수적인 대응을 권고하고 있다.
지난 21일(현지 시각) S&P500지수는 2020년 6월 이후 처음으로 200일 이동평균선을 밑돌아 약세장에 진입했다는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나스닥지수는 지난 19일(현지 시각)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하며 월가에서 말하는 기술적 조정 국면에 들어간 상태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긴축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에 증시 반등은 당분간 제한될 수 있다"며 "조정 폭이 큰 기술주, 중소형주, 블록체인 테마 등의 반등 기대는 크게 갖지 않는 것이 좋다"고 언급했다.
이에 리츠를 비롯한 배당주, 저변동성 ETF 등을 중심으로 안정적으로 포트폴리오를 관리해야 한다고 그는 조언했다.
증시가 단기 반등을 하더라도 섣부른 매수는 자제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단기 반등할 때 급하게 추격 매수하지 말아야 한다"며 "중장기 수급 환경이 썩 긍정적이지 않으므로 강한 반등이 일어나지 않을 확률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1월 FOMC에서 시장 걱정보다 강한 긴축 우려가 완화된다면 추가 낙폭이 제한될 것이라는 기대로 장기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면서도 "임금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연준이 긴축 속도를 늦출 가능성은 작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최진욱기자 jwchoi@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