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상·中 수출둔화 충격 대비 환위험 회피 주문
中 인민은행 산하 매체 "위안화 가치하락 충격파 대비하라" 경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본격적으로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중국 당국이 올해 급속한 위안화 평가절하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면서 충격파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직속 신문인 금융시보(金融時報)는 6일 평론원 칼럼에서 "올해 위안화가 평가절하 압력에 직면할 것"이라며 "특히 수입 기업과 외채를 이용하는 기업은 환 위험 회피(헤지)를 효과적으로 해 위안화 평가절하로 초래될 수 있는 손실을 막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금융시보는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미중 금리 격차 축소와 중국의 수출 둔화가 위안화 평가절하의 주된 압력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신문은 "시장은 미 연준이 올해 세 차례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만일 연준이 3월에 금리를 인상하면 연내 인상 횟수가 네 차례가 될 수도 있다"며 "현재 세계 금융시장의 가격과 위험 선호도는 아직 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를 온전히 반영하지 못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만일 연준이 시장 예상을 넘는 수준으로 금리를 인상할 경우 이는 필연적으로 미국 국채금리를 끌어올릴 것"이라며 "미국과 타국 간 금리 차이가 축소되면 중국을 포함한 신흥시장에서 자금이 유출돼 위안화 등 신흥국 통화의 평가절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금융시보는 이어 백신 접종,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등으로 올해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상황이 크게 호전되는 가운데 세계 주요 제조업 기지와 원자재 생산기지 운영이 정상화됨에 따라 중국에 몰리던 수출 주문이 분산되면서 자국의 수출 증가율이 평시 수준으로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각국의 제조업 가동에 큰 차질이 빚어진 동안 중국은 세계에서 밀려드는 주문을 받으며 '코로나 특수'를 누렸는데 이제 이런 다른 나라 경제가 정상을 되찾아가면서 중국의 수출에 유리했던 특수 상황이 더는 유지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올해 1∼3분기 중국의 무역수지 흑자는 3천376억달러(약 405조원)로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중국에서도 코로나19 충격으로 인한 내수 부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수출로 벌어들이는 달러가 쌓였고 이는 작년 위안화가 초강세를 나타내는 주된 원인이 됐다.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홍콩국가보안법 강행을 앞두고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 중국이 정면 대결로 치닫던 2020년 5월 시장이 마지노선으로 여기는 7위안을 넘어 고점을 찍고 나서 줄곧 하락 추세다.

2021년 한해만 놓고 봐도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2.3% 상승했다.

작년 12월 8일 중국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장중 6.3456위안까지 내려가면서 위안화 가치가 2018년 5월 15일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외화 지급준비율 인상 등 당국의 위안화 강세 억제 노력에도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여전히 6.3위안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