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장의 급격한 성장은 완성차 업체들 뿐 아니라 자동차 부품 업체들에게도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특히 유럽시장에 기반을 둔 자동차 업체들은 그 변화를 더 절실하게 직면하고 있습니다. 내연기관 부품주들은 기존의 대량 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전기차 부품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잃지 않고 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애널리스트들은 이 점에 주목해 유럽에서 투자할 만한 자동차 부품주 3곳을 추천했습니다.

우선 독일의 콘티넨탈입니다. 타이어 제조업체로 잘 알려진 이 회사는 최근 자율주행 분야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에는 미국과 독일의 합작 스타트업인 레코그니(Recogni)의 일부 지분을 인수했습니다. 레코그니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실시간 사물 인식을 위한 새로운 칩 아키텍처를 개발하는 기업입니다. 자율주행을 위한 데이터 처리를 담당하는 것입니다. 콘티넨탈은 전략적 투자자로서 재정적인 지원과 함께 칩 설계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한 AI, 차량 센서 및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분야에서 협력할 예정입니다.프랭크 페츠닉(Frank Petznick) 콘티넨탈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사업부 총괄 담당은 “콘티넨탈은 엔비디아(NVIDIA)와 같은 대형 칩 제조사와의 전략적 제휴, 그리고 레코그니 투자 등을 통해 자율주행 차량에 필요한 프로세서 수요를 충족시켜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이 회사가 올해 시장 예상치보다 16% 높은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ADAS 분야에서의 투자 등을 고려하면 주가 상승여력이 있다는 분석입니다. 주가는 지금보다 20% 가까이 상승 여력을 갖췄다는 게 BOA의 설명입니다.
BOA가 추천한 두번째 종목은 프랑스 회사인 포레시아(Faurecia)입니다. 이미 세계적인 자동자 부품 회사입니다. 이 회사는 지속가능한 소재 사용과 차량 경량화 등에 강점을 갖고 있습니다. 미국의 지프나 포드 등 주요 자동차 업체들과의 공고한 공급 관계는 전기차 부품시장에서도 장점이 될 전망입니다. BOA의 애널리스트들은 이 회사 주가가 향후 1년간 17% 가량 더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BOA가 세번째로 추천한 종목은 프랑스 파리에 본사를 두고 있는 발레오(Valeo)입니다. 이 회사는 ADAS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회사입니다. 독일 지멘스와 합작해 전기차용 전자제품들을 생산하고 있기도 합니다. BOA는 이 회사가 혼다, 아우디, 현대 등 주요 자동차 브랜드에 ADAS 핵심 기능인 라이다를 공급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공급 예상 금액은 2020년 기준 32억 유로 가량입니다. BOA는 이 회사 주가가 43%의 상승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관측했습니다.

유럽의 자동차 부품 업체들은 인지도는 상대적으로 낮을지 몰라도 ADAS나 센서, 라이다 등 자율주행 차량에 필요한 주요 분야에서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는 게 BOA의 설명입니다. BOA는 "컨티넨탈과 발레오 같은 주요 자동차 부품 업체들은 하드웨어가 아닌 자체 소프트웨어 솔루션 개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고윤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