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산업의 탄소 배출량은 생산 증대와 공정 고도화 영향으로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배출량 증가에 주요한 영향을 미치는 공정과 관련한 공급망의 탈탄소화가 시급하다. 특히 스코프 3 배출량의 60%를 차지하는 '구매 제품 및 서비스' 부문의 감축을 위한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
중국의 10월 대(對)네덜란드 수입이 전년 대비 29.5% 급증해 ASML 노광장비 사재기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8일 보도했다.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회사 ASML은 세계 노광장비 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다. 내년 1월1일부터 중국으로의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수출에 통제를 받는다.SCMP는 전날 발표된 중국 세관 자료를 인용, 유럽연합(EU)으로부터의 10월 수입은 전년 동월보다 1.3% 줄었지만 네덜란드로부터의 수입은 29.5% 증가해 대조된다고 전했다.전문가들은 추후 공개될 세부 자료에서 중국의 ASML DUV 노광장비 수입이 10월에 또다시 급증했음이 드러날 것으로 예측한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 지난 9월 중국의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1850% 급증한 13억달러(약 1조7000억원)에 달했다고 덧붙였다.또 중국의 8월과 7월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수입도 각각 전년 동월보다 343%, 1677% 급증했다. 유럽개혁센터의 선임 이코노미스트 샌더 토르두아르는 SCMP에 "지난 몇 달 간 중국의 네덜란드로부터의 수입이 놀라울 정도로 급증한 것은 수출 통제가 시작되기 전 ASML 장비를 대거 사들이려 한 결과"라고 분석했다.네덜란드 싱크탱크 클린젠댈연구소의 렘 코르테베그 연구원도 "이 같은 수입 증가는 거의 확실히 ASML 장비와 관련됐다"며 "중국은 손에 넣을 수 있는 모든 ASML 장비를 구매하려 한다"고 설명했다.노광장비는 극자외선(EUV) 등 빛을 반도체 원재료인 웨이퍼에 비춰 미세한 회로를 새겨넣을 때 쓴다. 반도체 제품은 크게 노광장비를 이용한 회로 패턴 새겨넣기, 화학 약품을 이용해 필요한 회로를 남기고 나머지 부분을 녹여 벗겨내는 식각, 패키징을 비롯한 후공정을 거쳐 제작되는데 미세 공정 시대에 접어들면서 최첨단 노광장비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지난 6월 말 네덜란드 정부는 9월1일부터 자국 반도체 장비업체들이 DUV 노광장비 등 일부 첨단 반도체 생산 설비를 수출할 때 정부 허가를 받도록 하는 조치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다만 올해 연말까지는 유예 기간을 뒀다.네덜란드는 그에 앞서 2019년부터는 ASML의 최첨단 EUV 노광장비의 중국 수출을 금지했다.SCMP는 "중국 세관 자료는 중국 기업들이 내년 1월 1일 수출 통제가 시작되기 전 유예 기간을 활용해 재고를 쌓아두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봤다.실제로 ASML의 자료도 비슷한 상황을 보여준다. ASML의 3분기 매출에서 중국은 46%를 차지했다. 앞서 2분기와 1분기 매출에서는 중국이 각각 24%와 8%에 불과했다.네덜란드 정부의 수출 통제 추가 조치가 발표된 후 ASML의 중국 매출이 급증한 것이다.토르두아르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노광장비 구매 열기는 ASML의 분기 매출 자료에서 분명히 드러난다"며 "각 기계의 가격이 수천만 유로에 달하기 때문에 중국이 해당 장비를 쓸어 담으면 네덜란드의 중국 수출 같은 거시 통계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산업용 압력분포 측정 시스템(이하 전자감압지) 전문 기업 카이트로닉스가 중소벤처기업부의 딥테크 팁스(Deep-tech TIPS)에 선정됐다고 8일 밝혔다.딥테크 팁스는 10대 신산업 분야의 유망 스타트업을 선별 및 육성하기 위해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연구개발비 15억원을 포함해 창업 사업화 및 해외 마케팅 자금까지 최대 17억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카이트로닉스는 빅뱅엔젤스의 추천으로 딥테크 팁스에 선정됐다. 카이트로닉스는 지난 5월 프리 시리즈 A 라운드에서 IBK캐피탈-아이디벤처스, 빅뱅엔젤스-코리아오메가투자금융으로부터 10억원을 투자받았다. 필름형 센서로 국산화에 성공카이트로닉스는 두께 1mm 이하의 얇은 필름형 센서를 이용해 전자제품, 반도체, 배터리 공정에서 가해지는 압력의 분포와 강약을 측정한다. 카이트로닉스는 연세대 전기전자공학과 90학번으로 삼성종합기술원 전문연구원을 지낸 장욱 대표가 2014년 창업한 회사다. 100% 해외 제품에 의존하던 전자감압지를 포함하여 컨트롤러와 소프트웨어까지 모두 자체 개발로 국산화하면서 기술력을 입증했다. 압력분포측정 솔루션 관련 국내외 25개 지식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다. 전자감압지 기술을 활용하여 개발된 산업용 품질 검사 제품 ‘프레셔스캔’은 제조공정 설비나 제조 생산품에 가해지는 압력 정보를 데이터화하여 활용할 수 있다. 삼성, LG, 현대, 테슬라가 주요 고객사로, 이차전지·반도체·디스플레이 등의 제조 공정에 사용되고 있다. 이차전지 분야 매출 고성장 기대 장욱 카이트로닉스 대표는 "이번 딥테크 팁스 과제를 통해 상온에서만 정밀한 사용이 가능하던 전자감압지를 최대 250℃ 고온의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이렇게 되면 이차전지 공정 등 고온 환경에서 설비나 제품의 압력분포를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평탄도 분석이 가능하게 될 전망이다. 이를 통해 불량품 생산을 사전에 예방하고 측정된 면압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사가 자체적으로 품질관리를 할 수 있는 고객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딥테크 팁스로 추천한 빅뱅엔젤스의 김태현 공동대표는 “카이트로닉스는 상온 환경에서 이미 독보적인 전자감압지 기술을 개발해서 국내 대기업 대상으로 매출을 올리고 있다"며 "이번 딥테크 팁스 선정을 통해 이차전지를 비롯한 고온 환경의 평탄도 검사 분야에서 비약적인 매출 증대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장 대표는 “현재 공급하고 있는 모든 제품을 자체 개발하여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다"며 “본 과제가 완료되는 2026년에는 카이트로닉스가 세계 최고 수준의 전자감압지 기업이 되어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허란 기자 why@hankyung.com
공매도가 금지된 가운데 외국인이 폭풍 매수한 종목이 있다. 바로 반도체 대장주다. 공매도 금지 조치로 일각에선 외국인의 자금이 이탈할 것이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들은 반도체 시장이 저점을 딛고 반등하고 있는 점에 주목한 것으로 해석된다.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일과 7일 양일간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3270억원, SK하이닉스를 2328억원 순매수했다. 이 기간 외국인 순매수 2, 3위다. 외국인은 삼성전자 우선주도 455억원 사들였다.공매도가 금지된 지난 6일 외국인은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1조20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들은 2차전지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하지만 공매도 금지 이튿날이었던 7일엔 3500억원을 순매도했다. 공매도 금지 조치 첫날에만 외국인의 매수세가 유입됐던 2차전지주와 달랐다. 반도체 대장주들엔 2거래일 연속 외국인의 자금이 집중됐다.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에 외국인의 투자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수요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던 반도체 업체가 공급량을 조절해 불황을 극복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미국 제재에 대한 우려로 D램 재고를 확보하고 있다"며 "3분기부터 반도체 공급사들이 가동률을 조정했기 때문에 4분기에 D램 가격의 반등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그러면서 "반도체 공급사들은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며 "공급업체의 가동률에 따라 D램 시장의 경착륙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가격 반등에 힘입어 반도체 대장주의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분기 삼성전자는 3조553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 동기에 비해선 17.47% 낮은 수치지만 3분기(2조4336억원)에 비해선 1조원 이상 늘어났다.일각에선 4분기 SK하이닉스도 적자 고리를 끊어낼 것이라고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4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키움증권은 SK하이닉스의 4분기 매출액을 10조4000억원, 영업이익을 852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증권사 박유악 연구원은 "시장 예상보다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 반등이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거시 경제 불확실성은 여전하지만, 업계 내 재고 부담이 완화되고 있다는 점에 더욱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