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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 정영효 기자
    정영효 기자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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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경제신문 정영효 도쿄 특파원입니다.

  • "세계적 꼴찌 수준, 한국보다 올려라"…마음 급해진 日 '비상' [정영효의 일본산업 분석]

    日경제 발목잡는 최저임금③에서 계속 일본의 최저임금은 세계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올해 주요국의 최저임금을 엔화로 환산해 보면 일본의 최저임금(1004엔)은 한국(1080엔)보다 낮다. 프랑스(1786엔)와 영국(1876엔), 독일(1924엔) 등도 일본보다 월등히 높다.미국의 연방 최저임금도 7.25달러(약 1084엔)로 일본보다 높은데다 15달러 이상인 지역이 급증했다. 샌프란시스코시는 18.07달러(엔화 환산시 2701엔), 워싱턴DC와 LA는 각각 17달러(약 2541엔)와 16.78달러(약 2509엔)로 일본보다 2.5배 가량 높다.풀타임 근로자의 임금 중간값을 100으로 했을때 최저임금의 비율이 일본은 46%로 선진국 가운데 가장 낮은 편이었다. 프랑스와 한국은 61%에 달했다. 주요 경제대국들이 코로나19 기간에도 최저임금을 1~2%씩 인상한 반면 일본은 0.1% 오르는데 그친 결과다.소득이 늘지 않으면 소비가 얼어붙어 '잃어버린 30년'의 장기침체와 만성 디플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걸 일본 정부도 잘 알고 있다. 이 때문에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2035년 무렵까지 평균 최저임금을 1500엔까지 올린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광역 지자체장 선거 공약으로 최저임금 인상을 내거는 후보자도 늘고 있다.기업 입장에서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이 반가울 리 없다. 미무라 아키오 일본상공회의소 전 회장은 임기 내내 "도쿄와 오사카 등 대도시를 제외한 지방의 경우 중소기업 비중이 80%를 넘는다"며 "최저임금 인상으로 중소기업이 무너지면 도시로의 고용 유출이 더욱 빨라져 지방의 쇠퇴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하지만 글로벌 인플레와 인력난의 아우성에 최저임금 인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묻히는 분위기다. 반대로

    2024.03.10 08:07
  • "月 200만원도 못 벌어요"…어느 일본인 가장의 절규 [정영효의 일본산업 분석]

    日경제 발목잡는 최저임금②에서 계속 2023~2024년 최저임금이 가장 높은 도쿄(1113엔)와 가장 낮은 이와테(893엔)의 차이는 220엔(약 2000원)에 달한다. 2006년의 109엔에서 2배 이상 벌어졌다.원인은 역시 '인구감소의 역습' 인력난이다. 만성 인력난에 시달리는 일본 기업과 외식업체들은 일손을 확보할 수만 있다면 다른 지역과의 인력쟁탈전도 불사하겠다는 분위기다. 최저임금이 낮은 지역이 넋 놓고 있다가는 젊은 인력을 다 빼앗길 상황이다.이 때문에 최근 일본의 지역별 최저임금 협상은 한국의 도지사격인 지사가 노조 편에 서서 적극적인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풍경이 흔해졌다.스기모토 다츠지 후쿠이현 지사는 2023년 8월초 이례적으로 후쿠이현 최저임금심의회에 출석해 "적극적인 인상"을 요청했다. 이바라키현 심의회의 결정액은 중앙심의위 목표액보다 2엔 많은 42엔이었지만 오이가와 가즈히코 이바라키 지사는 공개질문장을 던지며 최저임금 추가 인상을 요구했다.그 결과 후쿠이현의 2023~2024년 최저임금 인상률은 4.8%로 900엔이 넘는 지자체 중에 가장 높았다. 이바라키의 2023~2024년 인상률은 4.6%로 900엔을 넘는 지자체 가운데 세번째로 높았다. 지난해 12개 광역 지자체가 최저임금심의회가 제시한 목표 인상액보다 최저임금을 더 많이 올렸다.일본 정부도 최저임금을 통일시키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2023년 후생노동성은 A~D의 4단계이던 최저임금 지역 구분을 A~C의 3단계로 줄였다. 최저임금 제도를 현재의 방식으로 개편한 1978년 이후 처음 제도를 바꿨다.등급을 줄임으로써 지역간 격차를 축소시키겠다는 의도다. 후생노동성은 "인상폭이 매년 대도시인 A지역에서 지방인 D지역

    2024.03.09 08:05
  • 똑같은 햄버거도 지역마다 가격 다르다…수렁에 빠진 日 [정영효의 일본산업 분석]

    日경제 발목잡는 최저임금①에서는 지역과 업종별로 다른 일본의 최저임금 제도의 결정 방식과 예기치 않은 후유증을 살펴봤다. 총무성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일본 평균을 100으로 했을 때 도쿄도(104.5)와 가나가와현(103.0), 교토부(101.1)의 물가는 평균을 넘었다. 도쿄의 물가는 9년 연속 일본 1위였다.반면 미야자키현(96.2)은 4년 연속 일본에서 물가가 가장 싼 지역이었다. 군마현(96.6)과 가고시마현(97.2)이 뒤를 이었다.물가와 생활수준의 차이에 가장 먼저 반응하는 곳은 일본 전역에 점포망을 가진 대형 외식 체인점들이다.일본 42개 광역 지방자치단체에서 360여개의 점포를 운영하는 중식 체인 오사카오쇼는 가게마다 메뉴와 가격이 제각각인 '마이크로매니지먼트 전략'을 벌이고 있다. 2019년 전략을 시작할 때만해도 메뉴의 90%가 전국 공통이었지만 현재는 20%만 같다.2022년 10월부터는 간판 메뉴인 군만두 1인분 가격을 270~290엔(세금포함)으로 지역에 따라 3개 가격대로 나눴다. 지역에 따라 임대료와 인건비 차이가 10배씩 나는 상황을 반영했다. 우에츠키 다케시 오사카오쇼 사장은 "지역과 고객이 다르면 요구하는 메뉴도 다르기 마련이다. 전국 균일 가격으로는 대응이 안된다"고 설명했다.패밀리 레스토랑 '가스토' 매장 1320개를 운영하는 스카이라크홀딩스도 2022년 7월부터 가격을 도시와 지방으로 나눴다. 10월에는 도쿄 등 '초도심' 지역을 추가해 가격대를 3개 등급으로 나눴다.주력 메뉴인 '치즈 인 햄버거' 가격은 769~879엔(세금 포함)으로 지역에 따라 110엔 차이가 난다. 스카이라크홀딩스 관계자는 "지방과 도시의 구매력 차이에 대응한 전략"이라고 설명했

    2024.03.08 07:06
  • 日건설사 "男도 무조건 육아휴직"…둘째 출산 두 배 늘었다

    일본 종합 건설회사 ‘빅5’인 다이세이건설은 2015년까지만 하더라도 육아휴직을 활용하는 남자 직원이 거의 없었다. 2016년 7월 남자 직원은 모두 육아휴직을 쓰도록 하는 특단의 조치가 내려졌다. 그해 6개월 동안 244명의 남자직원이 육아휴직을 썼다. 이듬해인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다이세이건설의 남자 직원들은 육아휴직을 100% 사용했다. 2016년 5.8일이던 평균 사용일수가 지난해 24.5일로 늘었다. ○男 육휴 의무화하니 출산율 ‘쑥’시오이리 데쓰야 다이세이건설 인사부장은 7일 ‘출산율 기적’의 비결을 묻자 주저하지 않고 ‘남성 육아휴직 의무화’ 제도를 소개했다. 시오이리 부장은 “여성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선 일하는 방식을 뜯어고쳐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며 “남성 육아휴직은 ‘일 못하는 사람이 쓴다’는 이미지를 없애기 위해 전 직원이 의무적으로 쓰도록 제도를 바꿨다”고 설명했다.다이세이건설에서 ‘일하는 방식’을 고민하기 시작한 건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건설업계의 만성적인 인력난 때문이다. 건설회사는 벌이가 나쁘지 않지만 휴일이 적고, 예상치 않게 해외로 파견을 나가야 할 때가 많았다. 대학 졸업생들의 건설사 외면이 심해지자 다이세이건설은 ‘여성 직원을 늘려야 한다’고 판단했다.2006년 ‘여성활약추진실’을 설치하면서 일하는 방식과 제도를 대대적으로 바꿨다. 남성 육아휴직 의무화 외에 단축근무와 근무시간 유연제, 육아 때문에 회사를 그만둔 여직원을 다시 받아들이는 ‘잡 리턴 제도’ 등을 단계적으로 도입했다.출산율은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올라갔다. 전체 여직원 중

    2024.03.07 18:28
  • 日 기업은 '출산율 교과서'…일하는 방식 바꾸니 2.5명

    일본 종합건설회사 ‘빅5’ 가운데 하나인 다이세이건설의 합계출산율은 일본 전체 평균(2021년 1.33명)의 두 배에 가까운 2.5명 수준이다. 이 회사에서 둘째와 셋째 아이를 가진 여직원 비율은 2013~2021년 사이 각각 두 배 뛰었다. 일본 3대 종합상사인 이토추상사의 2021년 출산율은 1.97명으로 10년 동안 세 배 뛰었다.한국의 출산율이 곤두박질치는 것과 달리 일본 출산율은 완만하게 하락하고 있다. 다이세이건설과 이토추상사처럼 ‘출산율의 기적’을 이끄는 주요 기업이 국가 출산율 추락을 막고 있다는 평가다. 다이세이건설과 이토추상사는 일찌감치 ‘일하는 방식’을 개혁했다. 다이세이건설은 2006년, 이토추상사는 2010년 일하는 방식을 개혁하는 전담 부서를 신설했다. 두 회사 모두 여성의 근무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전 직원을 대상으로 근무 여건을 바꿨다. 다이세이건설은 육아휴직을 활성화하기 위해 남자 직원도 육아휴직을 100% 쓰도록 의무화했다. 이토추상사는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아침형 근무 제도를 도입했다. 오후 8시 이후 야근을 금지하는 대신 오전 5~8시에 일하면 심야 근무와 동일하게 추가 근무수당을 지급했다.두 회사가 일하는 방식을 혁신하고 나선 것은 인구 감소로 인한 인력난 때문이다. 출산율의 기적은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과정에서 얻은 의외의 성과였다. 당초 계획한 우수 여성 인재도 확보했다. 2005년 회사에 거의 없던 여성 기술자가 지난해 말 전체 인원의 11%(873명)로 늘었다. 여성 임원 비율도 지난해 말 기준 11.1%까지 올라갔다.시오이리 데쓰야 다이세이건설 인사부장은 “우수한 여성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일하는 방식을 바꾸기 시작했다”

    2024.03.07 18:24
  • 日 저출산 극복 주체는 기업…셋 낳으면 2000만원

    만성 인력난에 시달리는 일본 기업들은 일하는 여성을 끌어들이기 위해 다양한 유인책을 제시하고 있다.7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 보험사인 미쓰이스미토모해상화재보험은 지난해 4월부터 육아휴직을 쓰는 직원의 팀 동료들에게 최대 10만원(약 89만원)의 ‘육아휴직 직장 응원 수당’을 지급했다. 동료들의 업무 부담이 늘어날까 봐 육아휴직 사용을 꺼리는 직장의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서다. 최근 들어 이런 육아휴직 응원 수당은 일본의 기업과 지방자치단체로 확산하고 있다.일본 최대 생활용품 업체 가오는 지난해부터 남녀 모두를 대상으로 ‘유급육아휴가’를 신설했다. 어린 자녀가 있는 직원은 열흘간 육아휴직을 반드시 쓰도록 의무화했다. 메이지야스다생명보험은 올해부터 남성 직원이 배우자의 출산예정일 8주 전부터 사용이 가능한 ‘아빠 산전휴가’ 제도를 도입했다.컴퓨터 게임으로 유명한 일본 2위 게임회사 고에이는 셋째를 낳은 직원에게 축하금으로 200만엔(약 1776만원)을 지급한다. 첫째는 10만엔, 둘째 축하금은 20만엔이다. 남녀 모두 육아휴직을 100% 사용하는 것은 기본이다. 임산부와 육아를 담당하는 직원은 단축근무 등 업계 최고 수준의 출산과 육아 지원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출산 축하금 규모는 늘어나는 추세다. 규슈 지역의 철도회사인 JR규슈는 1만엔이던 출산 축하금을 다음달부터 첫째는 30만엔, 둘째는 40만엔, 셋째는 50만엔으로 늘리기로 했다.도쿄=정영효 특파원

    2024.03.07 18:22
  • 20대 여성, 수도권 카페서 알바하는 이유…日 '무서운 현실' [정영효의 일본산업 분석]

    지바현 지바시에 거주하는 미야자와 리오 씨(25세)는 도쿄 오모테산도의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지바의 최저임금은 1026엔(약 9120원)인데 반해 도쿄의 최저임금은 1113엔(약 9894원)으로 87엔(약 773원) 더 높기 때문이다. 일본은 근로자에게 교통비를 지원하기 때문에 도쿄를 오가는 지하철 비용은 문제가 안된다. 이바라키현 쓰지우라시에 사는 대학생 에가와 가즈키(24세)는 이웃 현이자 수도권인 지바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에가와는 "JR조반센(도쿄, 이바라키, 후쿠시마, 미야기를 잇는 철도 노선)을 타면 도쿄까지 갈 수도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말했다. 이바라키현의 최저임금은 953엔으로 도쿄와 지바보다 훨씬 낮다.지방의 젊은 인력들이 대도시로 향하는 건 간사이 지방도 다르지 않다. 최저임금이 929엔인 와카야마현의 젊은 세대들은 1064엔의 이웃 오사카부로 아르바이트를 간다. 반대로 최저임금이 낮은 지역은 소멸 위기를 맞고 있다. 일본 중서부 해안 지방인 후쿠이현의 최저임금은 931엔으로 교토(1008엔) 시가(967엔) 등 주변 지역보다 낮다. 2022년까지 15년간 후쿠이현의 20대 인구는 24% 감소했다.인력난이 심각해 지면서 후쿠이현의 유효구인배율(구직자 한 명당 일자리수를 나타내는 지표)은 일본 최고 수준이다. 일본의 최저임금은 지역과 업종에 따라 다르다. 그만큼 결정 방식도 한국보다 복잡하다. 먼저 후생노동성의 자문기관인 중앙최저임금심의회가 47개 광역 지방자치단체를 경제 사정에 따라 3개 등급으로 나눈다. 그리고 경기와 고용 지표 등을 참고해 목표 인상폭을 결정한다.이를 기준으로 경영자와 근로자 대표 등으로 구성된 각 지자체의 지방최저임금

    2024.03.07 07:07
  • [특파원 칼럼] 최저임금 차등화 성공하려면

    일본 지바현 지바시에 거주하는 미야자와 리오 씨(25세)는 도쿄 오모테산도의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지바의 최저임금은 1026엔(약 9120원)이지만 도쿄는 1113엔(약 9894원)으로 87엔 더 높기 때문이다. 일본은 근로자에게 교통비를 지원하기 때문에 도쿄로 오가는 지하철 비용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미야자와씨의 고향인 이와테현의 최저임금은 893엔으로 일본에서 가장 낮다.최저임금이 929엔인 와카야마현의 젊은이들은 1064엔인 인근 오사카부로 아르바이트를 간다. 그 결과 최저임금이 낮은 지역은 심각한 인력 유출을 겪고 있다.최저임금이 931엔으로 교토(1008엔) 시가(967엔) 등 주변 지역보다 낮은 후쿠이현은 2022년까지 15년간 20대 인구가 24% 감소했다. 日 일각, "최저임금 통일하자"한국에서도 지역과 업종에 따라 최저임금을 달리하는 일본식 제도를 도입하자는 주장이 제기된다. 최저임금이 지역의 현실을 반영하지 않고 전국 공통이다 보니 지방 경제가 피폐해진다는 이유에서다. 일본에서는 같은 이유로 최저임금을 통일하자는 움직임이 활발하다.집권 여당인 자민당에서는 작년 5월 최저임금 일률화를 목표로 내건 의원 연맹이 발족했다. 지난 3일 일본 최대 노조 렌고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최저임금 통일을 요구하는 의견서를 채택한 지방의회가 80곳으로 사상 최대였다. 기초 지방자치단체뿐 아니라 이와테, 시마네 등 광역지자체 2곳도 최저임금 통일을 요구했다.2021년 기준 일본 평균 물가를 100으로 했을 때 도쿄도는 104.5로 9년 연속 일본 내 1위였다. 반면 96.2의 미야자키현은 4년 연속 일본에서 물가가 가장 싼 지역이다. 사정이 이런 만큼 지역별 최저임금 차등

    2024.03.05 17:57
  • 닛케이, 올들어 10% 급등…포모 장세 지속

    연일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쓰는 일본 닛케이지수가 40,000선마저 넘어섰다. 4일 도쿄증시에서 닛케이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5% 오른 40,109.23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수가 40,000선을 웃돈 것은 1949년 5월 16일 176.21로 거래를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도쿄주가평균지수였던 이름을 닛케이지수로 바꾼 1985년부터 따지면 39년 만이다. 대형 하이테크주 랠리1990년 버블(거품)경제가 붕괴한 이후 닛케이지수는 줄곧 약세를 면치 못했다. 2009년 3월에는 지수가 7054까지 떨어졌다. 이로부터 2015년과 2021년 지수가 20,000선과 30,000선을 회복하기까지 6년씩 걸렸다. 반면 40,000선을 넘는 데는 3년밖에 걸리지 않았다.지난달 22일 39,098로 1989년 12월 말 기록한 38,915를 34년 만에 갈아치운 이후 닛케이지수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이어가고 있다. 전날 미국 주식시장에서 하이테크주로 구성된 나스닥지수가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데 힘입어 도쿄증시에서도 반도체 관련주가 일제히 올랐다. 도쿄일렉트론과 어드밴티스트, 신에쓰화학공업, 소프트뱅크그룹 등 반도체 관련주 네 개가 이날 지수를 200포인트(약 0.5%)가량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반도체 관련주 중심의 대형 하이테크주가 지수를 끌어올리는 구도는 이날도 이어졌다. 닛케이지수를 상대적으로 가치주 비중이 높은 토픽스지수로 나눈 ‘NT배율’은 14.82배로 2021년 중반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2021년은 코로나19의 경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주요국 중앙은행이 대규모 금융 완화에 나선 영향으로 성장주가 급등한 때다.실적도 지수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최상위 시장인 프라임시장 상장사의 2023년 순이익은 3년 연속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일본 기업

    2024.03.04 18:10
  • 1.7% vs 0.2%…갈림길 선 일본

    ‘잃어버린 30년’이 계속되느냐, 25년 만에 한국을 앞선 기세를 이어가느냐. 저출산·고령화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일본의 국운이 달렸음이 통계로 나타났다.일본 내각부가 1일 발표한 장기 경제성장률 전망치에 따르면 출산율, 고령자 취업률, 생산성에 따라 2060년까지 연평균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낮으면 0.2%, 높으면 1.7%까지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2045년 무렵까지 65~69세 고령자의 노동참가율이 78%, 출산율이 1.8명, 전요소생산성(TFP·기술 진보와 근로자 능력 향상 등에 따른 생산성 변화) 상승률이 1.4%로 회복되면 일본 경제는 2060년까지 연평균 1.7% 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의 고령자 노동참가율(53%), 출산율(1.26명), 전요소생산성 상승률(0.8%)이 극적으로 개선돼야 가능한 수치다.반면 지금과 같은 저출산·고령화 추세와 낮은 생산성이 이어지면 일본 경제는 만성 불경기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45년께 고령자 노동참가율이 57%, 출산율과 전요소생산성 상승률이 각각 1.36명과 0.5%면 일본 경제는 2060년까지 연평균 0.2% 성장한다. 잃어버린 30년과 비슷한 수준의 저성장이 이어진다는 뜻이다.성장률이 0.2%에 그치느냐, 1.7%로 회복되느냐는 일본의 선진국 지위를 결정할 전망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저성장이 이어지면 일본의 1인당 GDP가 주요국 최저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도쿄=정영효 특파원

    2024.03.01 18:19
  • 닛케이도 천장이 없다…'40,000 고지' 찍을 기세

    일본 증시가 사흘 만에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40,000선 돌파를 눈앞에 뒀다.1일 도쿄증시에서 닛케이지수는 전날보다 1.9% 오른 39,910.82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7일 기록한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인 39,239를 3일 만에 넘어섰다. 올해 첫 2개월간 상승률은 7.9%로 2020년 11월 이후 3년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우량주로 구성된 토픽스지수도 1.26% 오른 2709.42로 1990년 2월 이후 34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닛케이지수는 지난달 22일 39,098로 1989년 기록한 38,915를 34년 만에 넘어섰다. 이후 3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이어가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날도 닛케이지수는 39,254로 개장한 뒤 줄곧 오름세를 유지했다. 오후 한때 지수는 39,990까지 치솟으며 40,000선에 10포인트 차로 접근했다. 지난달 27일 기록한 기존 장중 사상 최고치인 39,426을 단숨에 500포인트 이상 넘어섰다.전날 미국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지수가 2년3개월 만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닛케이지수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나스닥에서 반도체 종목이 급등한 영향으로 이날 도쿄증시에서도 반도체 종목이 오름세를 주도했다. 일본 최대 반도체 장비업체인 도쿄일렉트론과 어드밴티스트가 각각 4.1%, 3% 올랐다.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인 ARM의 지분 90%를 보유한 소프트뱅크그룹도 1.3% 상승했다. 도요타는 1.63% 올라 일본 기업 중 처음으로 시가총액 60조엔(약 533조원)을 넘어섰다.시장 전문가들은 반도체 관련 종목의 오름세와 엔화 약세가 이어져 일본 증시가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수가 크게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증시가 고평가됐다’고 의식하는 투자자는 적은 편”이라고

    2024.03.01 18:13
  • "男직원 육아휴직률 목표 공개"…日, 출산율 끌어올리기 속도낸다

    내년부터 근로자가 100명이 넘는 일본 기업은 남자 직원의 육아휴직률을 얼마까지 높일지 목표치를 공개해야 한다. 일본 정부는 향후 6년 내 남성의 육아휴직률을 85%로 끌어올려 출산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은 근로자 100명 초과 기업이 남자 직원의 육아휴직 사용률 목표치를 설정하고 공개하도록 의무화하는 차세대육성지원대책추진법 개정안을 이번주 정기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내년 4월부터 제도가 시행된다. 근로자가 100명을 넘는 일본 기업은 5만여 곳으로 파악된다. 목표치를 공개하지 않는 기업은 후생노동성이 시정을 권고할 수 있다.목표치는 기업이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 후생노동성은 “목표치가 낮은 기업은 일과 육아의 양립을 중시하는 구직자로부터 외면받아 인재를 확보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근로자가 1000명이 넘는 기업은 2023년 4월부터 남자 직원의 육아휴직 사용률을 의무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내년 4월부터는 근로자 300명 초과 기업으로 공개 의무가 확대된다.기시다 후미오 총리 내각은 ‘차원이 다른 저출산 대책’을 간판 정책으로 내세우고 있다.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육아가구 소득 보장과 함께 저출산 대책의 핵심이다. 지난해 기시다 내각은 30%인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률 목표치를 2025년까지 50%로 높이고 2030년에는 남성의 85%가 육아휴직을 쓸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목표도 새로 제시했다.남성의 육아휴직률에 주목하는 것은 남편의 육아와 가사 분담이 출산율 상승으로 직결된다는 조사 결과 때문이다. 후생노동성의 2021년 조사에 따르면 남편이 평일에 4시간

    2024.02.26 18:17
  • "美·日·대만 삼각동맹에 한국만 '팽'"

    “한국의 반도체 정책은 몇 년 뒤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자민당이 장기집권하는 일본의 반도체 정책은 바뀌지 않고 계속될 겁니다. 이 점이 제일 부럽고 무섭습니다.”TSMC의 구마모토 제1공장 개소식을 바라본 한국 반도체 대기업의 일본 지사장 말이다. 지난 24일 열린 개소식에는 일본과 대만 언론만 초청됐다. 반도체 경쟁국이라는 점을 의식해서인지 TSMC 대만 본사는 한국 언론의 거듭된 취재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미국 일본 대만으로 이어지는 반도체 3각 동맹이 강해지는 계기가 되는 반면 한국만 팽 당하는 그림도 그려진다”는 이 지사장의 말이 겹쳤다.2011년 TSMC의 일본 진출과 일본 정부의 지원책이 발표됐을 때만 해도 ‘외국 기업의 구형 반도체 공장을 모시려 혈세를 낭비한다’는 비판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날 일본의 반도체 부활 전략은 생각보다 판세를 깊이 있게 읽었다는 평가를 받는다.일본 반도체산업 부활의 첫 단추는 경제산업성이 2021년 6월 내놓은 ‘반도체·디지털 산업전략’이다.2022년 5월 미국과 일본은 ‘반도체협력기본원칙’에 합의했다. 두 달 뒤 열린 미·일경제정책협의위원회(경제판 2+2)에서는 반도체 관련 중요 기술의 육성과 보호를 위해 두 나라가 공동으로 연구개발에 나서기로 합의했다.지원 방향도 상당히 정교하다. 일본의 생산 능력은 최하위 등급인 범용 반도체(40나노미터 이상)에 머물러 있다. TSMC를 구마모토에 유치함으로써 일본은 비어 있는 첨단 반도체(12~28나노미터) 생산능력을 해결했다.일본 정부가 지정학적 판세와 세계 경제 구조의 변화를 놓치지 않은 사이 한국은 어땠나. 지난 16일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2024.02.25 19:11
  • 90兆 퍼붓는 '실리콘 재팬'…반도체 부활에 국가 명운 걸었다

    1988년 일본 반도체 기업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50.3%였다. NEC 도시바 히타치제작소가 1~3위를 휩쓴 것을 비롯해 세계 10대 반도체 기업 가운데 6곳이 일본 회사였다. 일본 반도체 기업의 생산공장이 몰린 규슈는 ‘실리콘 아일랜드’로 불렸다.2021년 일본 반도체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6%까지 떨어졌다. 일본의 반도체 전략을 담당하는 경제산업성은 이듬해 “이대로라면 2030년 일본의 반도체 점유율은 거의 ‘제로(0)’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랬던 일본 반도체산업이 대만 TSMC 공장 유치를 계기로 전환기를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2년 새 세계 1~3위 반도체 기업 유치사이토 겐 경제산업상은 지난 24일 구마모토현 기쿠요초에서 열린 TSMC 구마모토 제1공장 개소식에서 “일본에서 처음 12~28나노미터(㎚: 1㎚=10억분의 1m) 첨단 반도체를 생산하게 됨에 따라 반도체산업의 빠진 조각(미싱 피스)을 채우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일본 반도체업계에서 양산할 수 있는 최신 공정은 40㎚ 수준이다.사이토 경제산업상의 말대로 불과 2년 새 일본은 세계 1~3위 반도체 기업인 TSMC, 삼성전자, 인텔의 생산 공장과 연구개발(R&D) 거점을 모두 자국에 유치했다.구마모토 제1공장은 미국 애리조나주 공장에 이은 TSMC의 두 번째 해외 생산 거점이다. 2022년 4월 착공해 작년 12월 건물을 완성했다. 당초 4~5년 걸릴 것으로 예상된 공사 기간을 7000여 명의 인력이 24시간 3교대로 일하며 20개월로 단축했다. 대만 주재원 약 400명, 소니 반도체 파견 직원 200명을 비롯해 총 1700명이 근무한다. 제1공장 투자비 1조3000억엔(약 11조5092억원) 가운데 4760억엔을 일본 정부가 지원했다.TSMC는 올해 말에는 제2공장을 착공해

    2024.02.25 18:29
  • TSMC 등에 업고 日 반도체 부활 선언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가 일본에 처음으로 대규모 생산공장을 가동했다. 한때 50%가 넘었던 세계 시장 점유율이 10% 미만으로 쪼그라든 일본 반도체산업이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TSMC에 따르면 이 회사는 전날 일본 구마모토현 기쿠요마치에서 모리스 창 창업자, 류더인 회장, 사이토 겐 일본 경제산업상, 가바시마 이쿠오 구마모토현 지사, 요시다 겐이치로 소니그룹 회장,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구마모토 제1공장’ 개소식을 했다. 창 창업자는 기념사를 통해 “일본 반도체 제조의 르네상스가 시작됐다고 믿는다”며 “일본과 세계의 반도체 공급망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상 메시지로 참석을 대신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첨단 연산 반도체가 생산되는 것은 일본 반도체산업에서 의미가 매우 크다”며 “TSMC의 세계 전략 속에서 일본이 중요한 거점으로 확실히 자리 잡은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구마모토 1공장은 기쿠요마치의 약 21만㎡ 부지에 자리 잡았다. 반도체 제조 공정에 필수인 클린룸만 4만5000㎡ 크기로, 일본 프로야구 경기장인 도쿄돔 면적에 육박한다. 이 공장은 당분간 시험생산에 들어간 뒤 올해 4분기부터 본격적인 상업생산에 나선다. 자동차와 가전기기에 사용되는 12~28나노미터 웨이퍼(반도체 원판)를 월 5만5000장 이상 제조한다. 일본 소니와 덴소, 도요타도 이 공장을 운영하는 TSMC 자회사 JASM에 출자했다.TSMC 공장 유치는 일본 반도체 부활 전략의 최대 성과로 평가된다. TSMC는 2027년 말 가동을 목표로 인근에 제2공장도 건설할 계획이다.도쿄=

    2024.02.25 18:27
  • "7년 만에 역전 당했다"…日에 또 자리 내준 삼성전자 '비상' [정영효의 일본산업 분석]

    한국 최대 기업 삼성전자의 실적과 주가가 잇따라 일본 대표 기업에 역전을 허용했다. 24년 만에 처음 소니그룹에 영업이익을 역전 당한데 이어 시가총액 경쟁에서 7년 만에 도요타자동차에 밀렸다.1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전날 도쿄증시에서 도요타의 주가는 0.1% 내린 3382엔(약 3만48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1.35% 내린 7만3000원에 마감했다.15일 종가 기준 도요타의 시가총액은 55조1772억엔(약 490조2274억원)으로 435조7941억원의 삼성전자를 54조원 앞섰다. 아시아 기업 시총 2위 자리도 내주게 됐다. 아시아 기업 시총 1위는 TSMC다. TSMC의 시가총액은 18조900억대만달러(약 768조원)다.삼성전자가 도요타에 시가총액을 역전 당한 것은 약 7년 반 만이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2011년 1월28일 처음 도요타를 앞섰다. 이 때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164조3000억원, 도요타는 11조6887억엔(당시 환율로 환산시 157조1900억원)이었다.그로부터 10년 뒤인 2021년 2월1일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도요타의 두 배를 넘었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495조4920억원이었고, 도요타의 시가총액은 23조8003억엔(약 253조9611억원)이었다.두 배가 넘던 시가총액이 뒤집어 지는데는 3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지지부진하면서 시가총액이 60조엔 줄어드는 사이 도요타 시가총액은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결과다.도요타의 시가총액이 크게 늘어난 것은 매년 실적이 개선되고 있어서다. 지난 6일 도요타는 2023년 순이익이 4조5000억엔으로 전년보다 84% 증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기존 전망치를 5500억엔 상향 조정했다.예상대로라면 도요타는 일본 단일 기업 최초로 순익 4조엔을 넘게 된다. 골드만삭스증

    2024.02.16 06:53
  • 日증시는 '활활' 34년만에 최고

    일본 경제가 두 분기 연속 역성장하는데도 일본 증시는 활활 타오르고 있다. 중국 시장을 떠나 일본으로 몰려든 해외투자자들이 시장을 주도하면서 주식시장과 실물경제의 괴리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15일 닛케이225지수는 전날보다 1.2% 오른 38,157.94로 마감했다. 1990년 1월 11일 이후 34년1개월 만에 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38,000선을 넘어섰다. 올 들어 닛케이지수가 14% 오르면서 1989년 말 기록한 사상 최고치(38,915)도 눈앞에 뒀다.도쿄증시 거래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외국인투자자가 닛케이지수의 질주를 주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8일 도쿄증권거래소는 올 1월 외국인투자자가 일본 주식을 2조693억엔(약 18조3946억원)어치 순매수했다고 밝혔다. 월간 기준으로 관련 기록이 남아있는 1982년 이후 일곱 번째로 많은 금액이다.반면 지난 한 달간 일본의 개인투자자들은 자국 주식을 1조695억엔어치 순매도했다. 10년 만에 가장 큰 규모다. 자국인의 외면 속에 외국인투자자의 매수로 닛케이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향하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외국인투자자는 지난해 중반부터 하락세를 이어가는 중국 증시를 탈출해 상대적으로 주가가 저렴한 일본으로 몰려들고 있다. 닛케이지수 구성 종목들의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16.3배로 20배가 넘는 미국 S&P500지수 구성 종목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도쿄=정영효 특파원

    2024.02.15 17:58
  • 세계 4위로 주저앉은 일본…IMF 이후 처음 日에 뒤진 한국 [정영효의 일본산업 분석]

    일본이 독일에 밀려 세계 4위 경제대국으로 내려앉았다. 한국은 25년 만에 경제성장률에서 일본에 뒤졌다.일본 내각부는 2023년 일본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1년 전보다 5.7% 늘어난 591조4820억엔(약 5235조원)으로 집계됐다고 15일 발표했다. 지난달 15일 독일 연방통계청은 지난해 독일의 GDP가 4조1211억유로(약 5886조원)로 1년 전보다 6.3% 증가했다고 발표했다.일본은행이 발표한 2023년 평균 환율을 적용해 달러로 환산하면 독일의 명목 GDP는 4조4500억달러다. 일본은 4조2250억달러다. 일본의 GDP가 독일에 따라잡힌 것은 55년 만이다. 일본은 1968년 당시 서독을 국민총생산(GNP)에서 앞질러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 됐다.  하지만 1990년 버블(거품) 경제 붕괴 이후 '잃어버린 30년'의 장기침체를 겪으면서 글로벌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2010년 GDP는 중국에 밀려 세계 3위로 떨어졌다. 1994년 일본 GDP가 세계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7.8%였지만 지난해는 4%까지 줄었다. 급격한 엔저(低)로 달러로 환산한 일본의 명목 GDP가 감소한 반면 극심한 물가상승과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상으로 독일의 명목 GDP가 크게 늘어난 것이 역전의 원인으로 꼽힌다. 물가의 영향을 제외한 독일의 지난해 실질 경제성장률은 0.3% 하락했다. 3년 만의 역성장이었다.다만 엔화 가치 하락과 물가 급등이라는 일시적인 요인을 제외하더라도 일본과 독일의 역전은 예견된 일이었다는 분석이다. 아사히신문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더라도 일본은 버블경제 붕괴 이후 경기 침체가 지속된 반면 독일은 꾸준한 경제성장을 거듭했다"고 지적했다.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00~2022

    2024.02.15 09:22
  • "한국과 천지 차이"…기묘한 광경으로 눈길 끄는 '눈꽃 성지' [정영효의 인사이드 재팬]

    온천과 사케, 화산과 호수의 고장 도호쿠(東北)의 겨울이 깊어지면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대자연의 장관이 펼쳐진다. 눈과 얼음, 그리고 고산목의 질긴 생명력이 만드는 기적 수빙(樹氷·얼음나무)이다. 최대 40m 크기의 얼음뭉치들이 일본에서 가장 깊은 땅 도호쿠의 해발 1500m 산능성이를 빽빽하게 채운다. 인간 세계를 향해 행군하던 괴물들이 순식간에 얼어붙은 것 같이 기묘한 광경. 어느 틈엔가 이 장관에는 '아이스 몬스터(얼음 괴물)'라는 이름이 붙었다. 하나하나의 모습이 다 다르고, 날씨와 기온에 따라 시시각각 형상이 변한다. 풍경만 기묘한게 아니다. 수빙 고원을 찾는 이들은 말로 설명하기 힘든 시각과 청각의 부조화에 매료된다. 당장이라도 천지가 떠나가도록 괴성을 지르고 몸부림칠 것 같은 수빙이 고원을 가득 채우고 있지만 천지는 고요하다.저 멀리 시베리아에서 불어오는 시린 바람 소리만 간간이 귀를 할퀼 뿐 얼음괴물들의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 소리 없는 아우성은 자극적이면서 몽환적이다.   수빙은 도호쿠지방 산간지대의 고산목이 얼어 붙으면서 만들어 내는 자연현상이다. 한국에서도 볼 수 있는 상고대와 생성 원리는 비슷하지만 외형은 천지 차이다. 상고대가 갸느리고 처연하다면 수빙은 거대하고 위압적이다.   수빙이 세계적으로 드문 건 특수한 기상조건과 식생의 만남 없이는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차가우면서도 습기를 가득 머금은 시베리아 북서풍이 산간지대의 서쪽 경사면에서 아오모리 분비나무를 만나야만 탄생한다.아오모리 분비나무는 도호쿠지방의 산간지대에서 볼 수 있는 침엽수다. 높이 40m, 직경 1m

    2024.02.15 07:05
  • "'이것' 많이 먹는 한국인, 부러워"…日 유명 작가의 극찬 [정영효의 인사이드 재팬]

    '고독한 미식가' 원작자, 구스미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서울 무교동 철철복집에서는 큼직한 복어껍질을 구워먹더군요. 일본은 복어껍질 무침은 먹어도 복어껍질을 정식 메뉴로 먹진 않죠. 반대로 에도시대부터 복어 독 없애는 기술을 터득한 이시카와현은 일본에서 유일하게 독성이 가장 강한 난소를 맛볼 수 있는 곳이에요." '고독한 미식가'의 원작자 구스미 마사유키는 한국과 일본은 이웃 나라인데도 의외로 요리문화의 차이가 커서 즐겁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국인의 야채 섭취량을 놀라워했다.▶한국은 복지리에 미나리 무한리필이 필수인데 일본에서 미나리는 제철에나 먹을 수 있는 식재료더라구요."한국 요리는 고기, 생선 가릴 것 없이 야채를 가득 곁들여 먹는게 정말 부럽더군요. 일본에선 안 그러죠."▶한국인들이 야채를 많이 먹는지는 몰랐는데요."정말이에요. 전체요리도 전부 야채죠, 안주도 야채류가 많죠, 거기에 다양한 김치도 있죠."▶한국을 아는 일본인들은 홍어나 오징어제육볶음 같이 해산물과 육류, 야채를 한번에 먹는 문화를 신기해 하더군요. 일본은 함께 먹는 문화가 없다고요."그러고보니 그렇네요. 날 잡아 먹는 냄비요리에 돼지고기, 새우를 같이 넣기도 하지만 일반적인 요리 가운데는 확실히 없네요. 회와 고기를 같이 먹진 않죠."▶술 마시는 순서도 반대에요. 한국은 소주를 털어놓고 '캬~'하고 쓴 맛을 가시게 하려 안주를 먹는데, 일본은 안주부터 먹고 술을 겻들이는 식입니다."일본은 독주를 마시는 습관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요. (대부분 알콜도수가 25도인) 일본소주조차 물에 희석해서 마시니까요. 맛있

    2024.02.12 11:23
  • "처음 19살 땐 무서웠어요"…혼밥 겁냈던 '이 남성'의 근황 [정영효의 인사이드 재팬]

    '고독한 미식가' 원작자, 구스미 인터뷰①에서 계속 윤석열 대통령이 "꼭 챙겨 본다"고 말해 화제가 된 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 드라마의 원작자인 구스미 마사유키는 지난 10월27일 도쿄 기치조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작품을 만들면서 사회적인 의미 따위를 생각해 본 적이 없고, 오직 재미 만을 위해 일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가 그린 배경과 인물 설정, 대사 한 줄, 인터뷰에서의 답변 한마디 한 마디에는 지난 30년간 일본이 경험한 사회·경제적 서사가 진하게 녹아 있었다. 구스미 작가도 인터뷰 내내 "그러고 보니 그렇네요"를 연발했다.▶'시즌 1'의 제1회의 배경은 도쿄 몬젠나카초의 야키도리집이었는데요. 식당을 찾던 주인공은 "맛집이 어딨는지 모를 때는 강변으로 가라"라고 말합니다."저의 맛집 찾는 요령이나 법칙이라기보다 일종의 감이에요. 도쿄 아카바네라는 곳은 큰 강을 사이에 두고 사이타마현과 경계를 이루는데요. 이런 접점 같은 곳에 흥미로운 마을이 있죠. 다리가 없던 시절 큰 비로 발이 묶인 사람들이 모이면 자연스럽게 가게가 생기고, 그 가게들이 노포가 되니까요."▶작년 9월 한국관광공사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한국의 혼밥 사정은 어떻던가요."혼자 앉을 수 있는 카운터석이 별로 없더라구요. 단골 이자카야에서 친해진 한국인 학생은 서울의 식당에서 '혼밥 손님은 매출에 도움이 안돼'라는 소리를 듣는게 정말 싫었다더군요. 만화가 허영만 화백도 혼자 식당을 갔을 때 '2인분부터 주문 받습니다'라는 소리를 듣는 게 싫다더군요."▶한국 중년 남성에게 혼밥은 역시 어려울까요."어려

    2024.02.11 18:31
  • "새벽배송 사라지고 택배 멈출 수도…" 한국도 '초비상' [정영효의 일본산업 분석]

    인구감소의 역습…'물류 2024년 문제'⑭에서 계속 일본은 1976년부터 택배 서비스를 시작한 물류 선진국이다. 일본이 물류 선진국일 수 있었던 건 물류를 빠르고 정확하게 나르는 고도의 물류망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운전기사의 숫자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하지만 오는 4월부터 일본 기업들은 한정된 트럭 운전기사로 기존 물류망을 최대한 유지하는 물류 전략 없이는 생존이 불투명하게 됐다.지금까지 일본의 제조업체와 유통업체 모두 원재료를 어디서 어떻게 조달할 지를 따지는 공급망 전략은 세웠지만, 누가 어떻게 실어나를 지를 고민한 물류 전략은 없었다. 세계적인 물류회사인 UPS가 배달·집하, 재고관리를 효율화하는 시스템으로 인력과 비용을 줄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UPS는 물류전략을 위해 전세계에 1000건 이상의 특허를 출원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이 종합적인 물류 전략을 세워 '2024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물류 후진국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금까지 일본의 물류 환경을 자세히 살펴본 건 한국 사정이 더 심하면 심했지 덜하지 않을 문제이기 때문이다.일본 정부가 한국의 '주 52시간 근무제'에 해당하는 일하는 방식 개혁을 시행해 잔업시간의 상한을 적용한 것은 2019년 4월부터다. 다만 산업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트럭 운전기사 등 일부 업종은 시행을 5년 늦췄다. 유예기간이 끝나는 시점이 2024년 4월이다.반면 2018년 7월 주 52시간 근로제를 시행한 한국은 육상 운송업(노선버스 제외) 등을 법 적용을 받지 않는 특례업종으로 지정했다. 일본처럼 유예기간을 둔 게 아니기 때문에 법을 바꾸지 않는 한 트럭 운전기사는 근로시

    2024.02.11 08:00
  • '고독한 미식가' 원래 모델은 여성…아재로 바꾼 이유는 [정영효의 인사이드 재팬]

    "'고독한 미식가'의 원래 모델은 여성이에요. 하지만 남성으로 바꿀 수 밖에 없었죠. 원작을 처음 그릴 때(1994년)만 해도 여성이 혼밥하는 시대가 아니었으니까요." 윤석열 대통령이 "꼭 챙겨 본다"고 말해 화제가 된 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 드라마의 원작자인 구스미 마사유키는 지난 10월27일 도쿄 기치조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작품을 만들면서 사회적인 의미 따위를 생각해 본 적이 없고, 오직 재미 만을 위해 일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가 그린 배경과 인물 설정, 대사 한 줄, 인터뷰에서의 답변 한마디 한 마디에는 지난 30년간 일본이 경험한 사회·경제적 서사가 진하게 녹아 있었다. 구스미 작가도 인터뷰 내내 "그러고 보니 그렇네요"를 연발했다.▶윤석열 대통령의 '고독한 미식가' 예찬으로 화제가 됐습니다."깜짝 놀랐습니다. 대식가 답게(지난 3월 한일 정상회담을 위해) 일본에 오셔서도 엄청 많이 드셨더라구요."▶일본 미디어와 인터뷰에선 "한일관계 개선에 공헌해서 자랑스럽다"고도 했습니다. 술과 음식 그리고 만화 같은 콘텐츠의 힘을 믿나요."맛있는거 먹으면서 싸우는 사람은 없지 않나요. 상대국의 맛있는 요리를 먹으면서 그 나라 험담하려는 생각은 안 들잖아요."▶드라마 고독한 미식가가 처음 방영됐을 때(2012년) 한국인들은 중년 남성이 혼자 밥을 먹는 장면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최근엔 한국도 꽤 변했다지만 부장, 차장급인 중년 남성이 혼밥한다는 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어요. "고독한 미식가를 처음 그릴 때는 일본 역시 여성의 혼밥은 확실히 없었어요. 소바나 라멘, 규동 집은 여자 혼자 가는

    2024.02.10 17:26
  • "새벽배송 뛰지 마" 달라진 日…'무료 배송' 표시도 없앤다 [정영효의 일본산업 분석]

    인구감소의 역습…'물류 2024년 문제'⑬에서 계속 일본은 세계적인 물류 선진국이다. 일본 최대 택배회사인 야마토운수가 개인의 화물을 집으로 배달하는 '택배 서비스'를 처음 시작한 건 50여년 전인 1976년이다. 1998년에는 원하는 시간대에 택배를 받을 수 있는 시간 지정 서비스도 시작했다.지금까지 일본의 물류 서비스는 '더 빨리, 더 싸게' 외길을 달려왔다. 하지만 '물류 2024년 문제'를 맞아 '더 빨리, 더 싸게'의 시대는 저물고 있다. '문제'라는 표현을 쓰고 있지만 사실은 트럭 운전기사에게도 워라벨(일과 생활의 밸런스)을 보장함으로써 물류 시스템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정책이다. 더 늦추거나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라는 뜻이다.야마토운수도 직원들의 부담이 한계에 다다른 2017년부터 서비스를 바꾸고 있다. 종업원의 휴식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새벽이나 심야 시간대의 지정배송을 폐지하고 지정 시간대의 범위 역시 확대하는 추세다.온라인 쇼핑몰도 변하고 있다. 일본 최대 포털사이트 야후재팬이 운영하는 온라인쇼핑몰 '야후!쇼핑'은 2022년 8월 늦은 배송을 선택하면 포인트 같은 특전을 주는 서비스를 시범운영했다. 그 결과 전체 주문자의 51%가 늦은 배송을 선택했다. 가격이 더 저렴하면 배송이 늦어지는 걸 감수할 소비자가 얼마든지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이 결과를 토대로 야후!쇼핑은 지난해 4월부터 소비자가 배달 희망일을 늦추면 페이페이 포인트를 주는 제도를 도입했다. 페이페이는 일본 최대 캐시리스 결제 서비스다. 포인트 지급은 가격을 깎아주는 것과 마찬가지다.일본 최대 온라인 벼룩시장인 메르카리도 '느린 배송'을 선택

    2024.02.10 11:01
  • '부자만 3월에 이사' 이런 황당한 일이…떨고 있는 일본 [정영효의 일본산업 분석]

    인구감소의 역습…'물류 2024년 문제'⑫에서 계속 싱싱하고 맛있지만 1095엔(약 9600원)인 딸기와 선도는 다소 떨어지지만 842엔인 딸기. 소비자는 어느 쪽을 고를까. 오는 4월부터 일본의 소비자들은 온라인 쇼핑 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빠르지만 더 비싸거나 저렴하지만 느린 서비스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할 것 같다.'물류 2024년 문제' 때문이다. 물류 2024년 문제란 오는 4월부터 트럭 운전기사가 부족해 택배를 포함한 물류의 상당 부분이 멈추는 사태를 말한다. 일본의 주 52시간 근무제도인 일하는 방식 개혁 관련법 시행에 따라 4월부터 트럭 운전기사의 잔업시간이 연간 960시간으로 제한되면서 생기는 변화다.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당장 4월부터 일본 전체 화물의 14%가 멈출 전망이다. 2030년에는 전체 물류의 34%가 멈추게 된다. 물류 2024년 문제의 타격을 가장 먼저, 크게 받는 분야가 농수산물이다. 4월부터 일본 농수산물의 30% 이상이 발이 묶일 전망이다.지금까지 규슈 후쿠오카에서 생산된 딸기는 이틀 만에 도쿄와 수도권 지역의 슈퍼마켓 진열대에 올랐다. 운전기사 한 명이 차박을 해가며 규슈와 도쿄를 오간 덕분이다.운전기사가 하루 15시간까지만 일할 수 있는 4월부터 후쿠오카에서 도쿄로 딸기를 보내려면 사흘이 걸린다. 하루 차이지만 딸기 맛에 있어서는 치명적인 차이다. 후쿠오카에서 생산되는 딸기의 절반은 수도권에서 팔린다.JA전농후쿠렌(한국의 '농협 후쿠오카')은 페리와 트럭을 조합해 지금처럼 이틀 만에 딸기를 운송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다. 하지만 이 조합은 비용이 20~30% 더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는 딴 지 이틀 된 딸기를 1095엔

    2024.02.09 20:01
  • 블랙핑크·세븐틴의 힘…日 공연 관객 10명 중 1명이 K-Pop [정영효의 인사이드 재팬]

    일본의 케이팝(K-Pop) 인기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지난해 상반기 일본에서 열린 공연 관람객 10명 중 1명이 케이팝 콘서트를 찾은 한류팬인 것으로 나타났다.라이브 음악업계 단체인 콘서트프로모터스협회(ACPC)는 2023년 상반기 케이팝 콘서트를 찾은 관객수가 275만명으로 집계됐다고 6일 발표했다. 작년 상반기 일본에서 열린 공연을 찾은 전체 관객 10명 가운데 1명이 케이팝 팬이었다.미국 등 북미 지역 출신과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출신 가수의 공연이 422회와 34회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6.5배, 11배씩 늘었지만 케이팝의 관객 동원력엔 미치지 못했다.하반기에도 케이팝의 인기가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연간 기준으로도 코로나19 확산 직전인 2019년에 기록한 356만명을 넘을 가능성이 크다고 ACPC는 내다봤다.케이팝 공연 티켓 가격은 평균 1만2800엔(약 11만5040원)으로 다른 장르의 공연보다 1.5배 비쌌다. 하지만 블랙핑크와 세븐틴 등 인기 아이돌 그룹이 케이팝의 흥행을 주도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올해부터 외국인 가수에 대한 비자발급 규정이 완화되기 때문에 케이팝의 인기는 더욱 뜨거월질 전망이다.일본 정부는 2023년 8월 출입국관리·난민인정법을 일부 개정했다. 15일 이내였던 외국인 가수의 체재일수가 30일 이내로 늘었다. 공연장 규모가 100석 이상이어야 하고, 음식물 판매를 금지하는 등의 개최 규정은 없어졌다.일본 정부가 세계적인 공연과 이벤트 유치를 적극 지원하면서 수개월 걸리던 비자 발급 기간은 2주로 줄었다. 지금까지 쉽지 않았던 신인 가수의 라이브 공연과 인기 가수의 장기 투어가 가능해질 것으로 업계는 기대했다. 비자 완화는 작년 12월

    2024.02.06 07:26
  • '노포 왕국' 일본…100년 넘은 기업만 4만5000곳

    올해로 창업 100주년을 맞은 일본 기업이 2519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의 사업승계를 지원하는 제도에 힘입어 일본의 노포 기업은 처음 4만5000곳을 넘겼다.5일 시장조사업체 도쿄상공리서치에 따르면 일본 기업 2519곳이 2024년 창업 100주년을 맞는다. 공조기기 대기업인 다이킨공업, 제지회사 고쿠사이카미펄프상사, 산업용 기계 제조사 마에카와제작소 등 업계를 대표하는 기업들이 해당한다.‘제조 강국’ 일본답게 올해 100주년을 맞는 기업의 23.5%가 제조업체였다. 소매업체(23.5%)와 도매업체(19.3%) 등 오랫동안 상업이 발달한 전통도 ‘100년 기업’ 등장을 거들었다. 건설회사는 15.9%로 뒤를 이었다. 도쿄상공리서치는 “세계대전과 대공황, 간토대지진, 오일쇼크, 버블(거품)경제 붕괴, 글로벌 금융위기, 동일본대지진, 코로나19 등을 겪으면서도 살아남은 기업”이라고 평가했다.사이타마현의 건설회사 야마토야 등 올해로 200주년을 맞은 기업은 6곳이다. 이바라키현의 결혼식 전문업체 이세진혼샤 등 5곳은 300주년, 나가사키현의 유명 카스텔라 업체 후쿠사야 등 8곳은 400주년을 맞는다.야마나시현의 불교용품 전문점인 슈미야신불구점은 창업 1000주년을 맞았다. 이에 따라 일본의 ‘1000년 기업’은 8곳으로 늘었다. 서기 578년 창업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 곤고구미와 기네스북이 인증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숙박시설 게이운칸(창업 705년) 등이 창업 1000년이 넘는 기업들이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 1~5위가 모두 일본에 있다.일본에 100년 기업이 많은 이유로 가업을 승계하는 전통과 제도적 지원 등이 꼽힌다. 일본은 1947년까지 장남이 가업과 유산을 상속&mi

    2024.02.05 18:03
  • 하루 네 번 나르던 편의점 도시락, 3회로 줄인 이유 [정영효의 일본산업 분석]

    인구감소의 역습…'물류 2024년 문제'⑪에서 계속 오는 4월부터 트럭 운전기사가 부족해 화물이 멈추는 '물류 2024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 기업은 트럭 화물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대책을 총동원하고 있다.트럭 운전기사들의 부담을 줄이는 보다 확실한 방법은 화물을 덜 자주, 더 천천히 나르는 것이다. 일본 편의점 도시락은 매일 네 차례 새로 공급된다. 일본 최대 편의점인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가을부터 도시락과 같이 유통기한이 짧은 상품의 배송횟수를 1일 4회에서 3회로 줄였다. 로손도 도시락 등의 배송횟수를 1일 3회에서 2회로 줄였다.컵라면과 과자류 같은 가공식품의 공급 기간은 당일에서 다음날로 늦췄다. 지금까지는 일본 전역의 2만여개에 달하는 세븐일레븐 점포가 본사에 컵라면과 과자를 주문하면 그날 바로 물량을 배달했다. 이제부터는 하루 늦춰 다음날 공급한다.배송 횟수와 속도를 줄이는 대신 한 번에 나르는 양을 늘리기만 해도 40%를 밑도는 트럭 적재율을 높이고, 필요한 운전기사와 상품 진열에 필요한 편의점 종업원의 숫자를 줄일 수 있다.일본 최대 택배회사인 야마토운수는 2023년 6월부터 익일 배송 지역을 줄였다. 도쿄 기준으로 익일 배송이 안되는 현청 소재지가 20%에서 40%로 늘었다.트럭 의존도를 줄이거나 아예 트럭을 쓰지 않는 '모빌리티 시프트'도 본격화하고 있다. 일본 1위 마요네즈 회사 큐피는 2018년부터 일부 장거리 운송 구간의 운송 수단을 트럭에서 페리로 전환했다. 아사히맥주도 10t 트럭 65대 분의 화물을 나를 수 있는 화물열차를 활용해 주력 맥주인 슈퍼드라이를 배송하고 있다.일본 최대 생활용품업체 가오는 2022년 10월부터 와

    2024.02.05 07:04
  • "육아휴직해도 소득 1년간 100% 보전"

    일본 최대 유통기업 이온이 올해부터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직원의 소득을 최대 1년간 100% 보전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일 보도했다.이온은 150여 개 계열사 직원 대상으로 육아휴직을 사용하면 자녀가 한 살이 될 때까지 소득을 휴직 전과 같은 수준으로 보전하기로 했다. 현재 일본 정부는 육아휴직 첫 6개월 동안 기존 급여의 67%를 보조금 형태로 지원한다. 6개월이 지나면 보조금 규모가 기존 급여의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육아휴직 중에는 사회보장비가 상당 부분 면제돼도 실제 소득은 20%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이온은 자녀가 한 살이 될 때까지 기존 급여와 정부 지원금 차이를 전액 보조하기로 했다. 2022년 기준 이온의 직원 수는 총 16만 명이다. 이온은 전체 직원 중 육아휴직을 사용할 가능성이 있는 직원을 5만여 명으로 추산했다.급여 보전 제도 첫해에만 2000여 명이 육아휴직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급여를 100% 보조하는데 수십억엔(약 수백억원)이 필요할 전망이다. 이온의 여직원들은 거의 100% 육아휴직을 사용하지만 남자 직원의 사용률은 그동안 15%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일본 정부는 현재 17%인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률을 2030년까지 85%로 높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25년부터 첫 28일간 실소득의 100%를 보조하는 제도를 도입한다.도쿄=정영효 특파원

    2024.02.02 18:08
  • "이 좋은 걸 그동안 왜 안했나"…日 물류 대란 '특단의 대책' [정영효의 일본산업 분석]

    인구감소의 역습…'물류 2024년 문제'⑩에서 계속  오는 4월부터 트럭 운전기사가 부족해 화물이 멈추는 '물류 2024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 기업은 트럭 화물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대책을 총동원하고 있다.트럭의 1회 운행 시간의 4분의 1(평균 3시간)을 차지하는 물류창고 상·하차(화물을 트럭에서 싣고 내리는 일)와 대기시간을 줄이는 묘책도 마련됐다. 샴푸, 비누, 세제, 칫솔, 치약 등 생활용품 제조업체들이 공동 물류시스템 플랫폼을 운영해 트럭 기사의 작업시간을 40% 줄이는 방안을 내놨다.일본의 대형 생활용품 업체인 라이온과 유니참, 유니레버재팬, 고바야시제약 등 제조회사와 팔택(PALTAC) 등 도매업체 10곳 이상이 물류시스템 플랫폼을 공동으로 운영하기로 합의했다. 참가회사들의 일본 생활용품 시장 점유율은 50%를 넘는다. 이 시스템은 운송 수단의 개선이 아니라 운송 업무 전체를 뜯어고친게 특징이다.각 회원사는 상품을 발송할 때 운송 트럭이 실어나를 상품과 화물량 데이터를 미리 도매업체와 공유한다. 이를 통해 도매업체의 물류 창고에서 박스를 일일이 납품 전표와 대조해서 상품을 확인하는 검품작업을 없앨 수 있다.검품작업은 트럭 운전기사의 상·하차와 대기시간이 하염없이 길어지는 원인 가운데 하나다. 지금까지는 제조업체와 도매상 사이가 사전에 상품 출하정보를 공유하지 않았기 때문에 필요한 작업이었다. 라이온과 PALTAC이 새 시스템을 시험 운영한 결과 트럭 운전기사의 대기시간을 40% 줄일 수 있었다.이 좋은 걸 그동안 왜 안했느냐. 경쟁이 치열한 일본의 생활용품 기업과 유통기업들은 경쟁사에 기업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

    2024.02.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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