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30년’이 계속되느냐, 25년 만에 한국을 앞선 기세를 이어가느냐. 저출산·고령화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일본의 국운이 달렸음이 통계로 나타났다.

1.7% vs 0.2%…갈림길 선 일본
일본 내각부가 1일 발표한 장기 경제성장률 전망치에 따르면 출산율, 고령자 취업률, 생산성에 따라 2060년까지 연평균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낮으면 0.2%, 높으면 1.7%까지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045년 무렵까지 65~69세 고령자의 노동참가율이 78%, 출산율이 1.8명, 전요소생산성(TFP·기술 진보와 근로자 능력 향상 등에 따른 생산성 변화) 상승률이 1.4%로 회복되면 일본 경제는 2060년까지 연평균 1.7% 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의 고령자 노동참가율(53%), 출산율(1.26명), 전요소생산성 상승률(0.8%)이 극적으로 개선돼야 가능한 수치다.

반면 지금과 같은 저출산·고령화 추세와 낮은 생산성이 이어지면 일본 경제는 만성 불경기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45년께 고령자 노동참가율이 57%, 출산율과 전요소생산성 상승률이 각각 1.36명과 0.5%면 일본 경제는 2060년까지 연평균 0.2% 성장한다. 잃어버린 30년과 비슷한 수준의 저성장이 이어진다는 뜻이다.

성장률이 0.2%에 그치느냐, 1.7%로 회복되느냐는 일본의 선진국 지위를 결정할 전망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저성장이 이어지면 일본의 1인당 GDP가 주요국 최저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