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많은 일부 나라에 대한 입국 제한 등 추가조치 결정을 내리겠다고 했다. 한국인들에 대한 입국을 제한하는 나라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미국이 한국을 입국 제한 대상에 포함할지 여부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미국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는 여행 금지(입국 제한) 국가들을 확대할 것인가. 예를 들어 이탈리아랄지…'라는 질문에 "우리는 지금 당장 그것을 살펴보고 있다"며 "우리는 조금 불균형적으로 높은 숫자를 가진 두어 나라, 몇 개 나라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 결정을 곧(very soon)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질문에는 '한국'이 적시되진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도 특정한 국가를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이 중국 다음으로 확진자 수가 많아, 추가 입국 제한 조치를 할 경우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코로나19 대응을 잘해 확진자 수가 15명에 머물고 있다면서 "나는 중요한 결정을 내렸고 그것은 비교적 심하게 감염된 일부 나라를 상대로 우리나라를 폐쇄한 것"이라며 이 때문에 확산을 막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한국을 입국 제한 대상국으로 지정할 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제기된다.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모든 정책을 결정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전례를 비춰보면 자국민 보호를 내걸고 입국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과도한 불안감을 줄이는 것을 중시하는 만큼 입국 제한 조처에는 신중을 기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입국제한이 현실화할 경우 외교, 경제 등 전반적으로 큰 파장이 예상된다.

지난해 기준 미국과 한국의 교역액은 1352억 달러(약 164조) 규모였는데, 우리나라의 미국에 대한 수출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한해 미국에 입국하는 한국인이 200만명이 넘는 상황에서 관광객들에 대한 불편도 초래될 수 있다.

미국이 한국에 대한 입국 제한 결정을 내리면 다른 나라들도 일제히 미국의 결정을 따를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문제다. 중국의 경우 미국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입국 금지 조치를 발표한 이후 이에 동참하는 나라가 빠른 속도로 늘어났다.

이미 한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입국 제한 조치를 취한 나라는 모두 71곳에 달한다. 전날보다 6곳 늘어난 수준으로, 유엔 회원국인 193개국 기준으로 3분의 1이 넘는 국가가 한국인의 입국을 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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