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ESG] 이달의 책
무역분쟁 명분 된 ESG, 공급망 전쟁 대응 전략
트레이드 워
류재원·홍재화 지음 | 시공사 | 2만원


포스트코로나와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글로벌 무역전쟁의 새로운 화두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조명받고 있다. ESG가 미래 패권 경쟁의 핵심으로 부상한 것이다. ESG는 투자, 기업경영, 국가정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류 공동의 미래가치를 추구하자는 투자자와 소비자, 정책 담당자 등 이해관계자의 요구로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가 됐다. 이 같은 ESG가 사실상 패권 경쟁의 도구로 작용한다는 것이 저자의 견해다. 특히 중국의 기술 굴기를 저지하기 위한 미국이 ESG 명분을 활용하는 부분이 있다. 경제개발과 사회주의 정치 체재로 인해 ESG에 취약한 중국을 견제하는 수단으로 ESG가 활용된다는 것이다.

근본적으로는 ‘미국 소비, 중국 생산’이라는 기존 글로벌 경제 질서가 흔들리면서 세계화와 글로벌 자유무역 체재가 종말을 고하고 있으며, 특히 중국의 글로벌 공급망 배제라는 탈중국화 과정에서 기존 무역 전쟁의 무기였던 환율과 관세 전쟁이 또 다른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저자는 현재 미·중 무역 전쟁을 ESG라는 명분의 공급망(supply chain) 전쟁이라 일컫는다. 글로벌 기술 표준을 자국 중심으로 설정하고, 상대의 소재·부품·장비 공급을 차단해 공급망을 무너뜨린다. 때문에 앞으로는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한 전략 자산(strategic asset) 강화가 중요해질 것이다.

그렇다면 GDP 상당 부분을 무역에 의존하는 한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무역 상대국 1·2위를 차지하는 중국과 미국 어느 한쪽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은 전략적 이익이 무엇인지 철저히 규정하고, 그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국만의 무역 이론과 행동 준칙이 필요하며, 글로벌 표준을 확보하기 위한 글로벌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출신인 두 저자가 해박한 무역 지식과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무역 전쟁의 양상과 원인을 차근차근 짚어간다.
무역분쟁 명분 된 ESG, 공급망 전쟁 대응 전략
넥스트 ESG
최남수 지음 | 한빛북스 | 1만8000원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은 제1막에서 2막으로 전환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저자가 꼽은 넥스트 ESG의 핵심은 가속화하는 ESG 제도화다. 특히 지속가능성 및 기후 공시와 공급망 규제 등이 구체화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2030년부터 모든 상장사가 ESG 활동을 담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공시해야 한다. 유럽연합(EU)에서는 지난 2월 공급망 내 인권 침해 및 환경 훼손에 대해 실사하는 기업 지속가능성 실사 지침을 발표했다. 전직 언론인인 최남수 서정대 교수는 전작〈이해관계자 자본주의〉에서 ESG에 대한 관심을 그동안 진전된 ESG 논의와 실행의 심화 과정을 반영, 업데이트해 이번 신간에 담았다.
무역분쟁 명분 된 ESG, 공급망 전쟁 대응 전략
기후 미식
이의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1만5000원


저자는 기후 위기가 심각한 수준에 이른 지금, 에너지 전환뿐 아니라 식단 전환을 논할 때라고 말한다. <기후 미식〉은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하고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염두에 둔 음식을 먹는 행동이다. 이 책은 온실가스 감소를 위해서뿐 아니라 인류의 건강을 위해서도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는 것이 최고 선택이라고 제안한다. 고기를 먹지 않아도 식물성 식품만으로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는 것. ‘기후 미식 존’에는 녹말 식품, 콩류, 채소류, 견과류, 버섯류, 해조류, 과일 등이 포함된다. 종류가 다양해 맛있고 다채롭게 먹을 수 있고 하루 먹는 양만으로도 몸에 필요한 단백질을 충분히 공급받을 수 있다. 사람들의 건강과 지구환경을 고민해온 이의철 직업환경의학 전문의가 기후 미식이라는 풍요롭고 이로운 식습관의 세계로 안내한다.

구현화 기자 ku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