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미룰 이유없다"…파월 회견에 신고가 쏟아졌다 [글로벌마켓 A/S]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통화 완화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올해 석 달 사이 나온 미 물가, 고용지표에 대한 실망감에도 연준은 기준금리를 최대 세 차례 인하할 수 있다는 전망 무게가 실렸다.

현지시간 20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주요 지수가 일제히 반등했고, S&P500지수와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주요 500개 기업을 대표한 S&P500지수는 이날 하루 46.11포인트, 0.89% 오른 5,224.62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최고가는 5,226.19로 지수 집계 이후 사상 처음 기록한 수치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도 이날 401.37포인트, 1.03% 뛴 3만 9,512.13으로 장을 마쳤다. 장중 최고치는 3만 9,529.13이다.

엔비디아를 비롯해 애플과 구글, 아마존, 메타 등 대형 기술주가 1%대 상승하며 나스닥도 강세를 보였다. 종가 기준 전날 대비 202.62포인트, 1.25% 오른 1만 6,359.41로 기존 최고치인 1만 6,449.70에는 미치지 못했다.
"금리인하 미룰 이유없다"…파월 회견에 신고가 쏟아졌다 [글로벌마켓 A/S]
● 성장률도, 인플레 전망도 상향..그런데 "금리 내린다"



이날 시장의 관심은 미 동부시간 기준 오후 2시에 공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성명서와 30분 뒤에 열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에 집중됐다.

미 연준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현행 5.25~5.50%의 기준금리를 동결했다고 밝혔다. 2022년 이후 11차례의 금리 인상 이후 5번째 금리 동결이다. 연준은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지속 가능하도록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을 얻기 전까지 목표 범위를 축소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대대적으로 수정해던 성명서와 비교해 각 항목은 노동시장의 강세에 대한 언급 외에 시장에서 예상하던 수위를 넘지 않았다.

성명서보다 영향이 컸던 자료는 연준이 함께 공개한 경제전망요약(SEP)에 담긴 점도표다. 점도표 중간값에 올해 말 연준이 예상하는 금리는 4.65%로 75bp 인상을 기대한 시장의 전망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금리인하 미룰 이유없다"…파월 회견에 신고가 쏟아졌다 [글로벌마켓 A/S]
이번 점도표는 내년 기준금리 중간값이 기존 전망보다 높은 3.875%였지만 시장은 연내 금리 인하가 현실화되는 점에 더 주목했다. 이를 반영해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선물시장을 바탕으로 집계한 페드워치(FedWatch) 기준 6월 금리 인하 기대는 67%까지 단숨에 10%포인트 이상 치솟았다.

미 채권금리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12월 발표보다 0.7%포인트 높은 2.1%, 근원 개인소비지출이 0.2%포인트 상승한 2.6%로 나온 여파로 반짝 급등했으나 파월 의장의 회견이 진행되면서 하락폭을 키웠다. 기준금리에 민감한 2년물 미 국채금리는 4.6%대까지 내려갔고, 10년물 미 국채금리도 1.9bp 내린 4.277%를 기록했다.

제롬 파월 의장은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높은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유지되는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택시장에 대한 우려도 "전체적으로 시간은 걸리겠지만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올해 공개된 소비자물가지수와 생산자물가지수로 인해 긴축 경로가 강화될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도 사라졌다. 파월 의장은 "(2월 지표는) 나쁘지 않았다"면서 "인플레이션 2%를 향한 점진적인 하락 흐름을 바꾸진 못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강한 고용지표에 대해서도 파월 의장은 "노동시장이 강하다고 금리인하를 미룰 이유가 없다"며 "경기 호조와 인플레이션을 별개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연준은 대차대조표 축소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음을 알렸다. 파월 의장은 점진적인 축소로 시장에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방향을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금리인하 미룰 이유없다"…파월 회견에 신고가 쏟아졌다 [글로벌마켓 A/S]
● 인텔, 반도체법 보조금 200억 달러 확보



미국이 반도체 생산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자국 첨단기술과 국가안보를 위해 만든 반도체법 시행 이후 최대규모의 지원안이 공개됐다. 백악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인텔에 반도체 공장 확장 85억 달러의 보조금과 정부 대출 110억 달러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인텔측도 1천억달러의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지원을 받게 됐다고 공개했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이번 지원안에 대해 "반도체법에 따른 지원 기업 가운데 최대규모가 될 것"이라면서 "미국 4개 주에 걸쳐 3만 개의 건설, 제조업 일자리가 생길 것"이라고 밝혔다.

2021년 취임 이후 미 행정부, 정치권 등에 지원안을 타진해온 팻 갤싱어 인텔 최고경영자는 "우린 반도체 분야의 미국 챔피언이었으며, 이 법안 추진에 정말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화답했다. 갤싱어는 그러면서 "반도체법1.0은 재건을 위한 끝이 아니다, 3~5년짜리 프로그램 하나로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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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은 이번 지원안 확정에 따라 애리조나 챈들러의 파운드리 공장과 뉴멕시코의 첨단 패키징 공정, 오하이오주 생산 시설, 오레곤주의 연구개발 단지 등의 건설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이들 공장은 오는 2027년 이후 첨단 반도체 상용 제품을 시장에 공급할 전망이다.

미국의 반도체법에 따른 보조금은 지난해 12월 미 F-35 등의 군사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BAE시스템즈에 3,500만 달러를 시작으로, 마이크로칩테크놀로지 1억 6,200만 달러, 글로벌파운드리에 15억 달러가 지급됐다.

미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론도 이날 시간외 실적 발표에서 깜짝 성적을 공개해 시장의 열기를 키웠다. 마이크론은 2024 회계연도 2분기 영업익 58억 2천만 달러, 주당 순이익은 42센트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53억 5천만 달러와 25센트 적자 전망을 뛰어넘은 수치다.

마이크론의 산자이 메흐로트라 최고경영자는 "반도체 업계에서 인공지능이 제공하는 다년간의 기회에서 가장 큰 수혜자"라고 밝혔다. 마이크론은 엔비디아에 5세대 고대역폭 메모리 HBM3e를 공급하기로 해 시장의 주목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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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파구 찾는 파라마운트…정책 수혜 입은 포드



이날 개별 종목 가운데 파라마운트 글로벌은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로부터 110억 달러에 달하는 규모의 인수 제안을 받았다는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에 11.8% 뛰었다. 영화사업과 스트리밍 부진, 부채 등으로 고전해온 파라마운트는 지난해부터 매각설이 이어져왔다. 이 회사의 지분 77%를 보유한 내셔널어뮤즈먼트의 샤리 레드스톤이 회사 매각의 핵심 인물로 꼽힌다.

올해들어 석 달간 40억 달러 이상의 비용을 소모했다고 밝혀 우려를 키웠던 보잉은 장중 방위 사업부 매각 검토 전망에 상승 전환해 이날 3.67% 강세를 보였다.

미국의 대표 완성차 업체인 포드는 미 환경보호국(EPA)의 배출가스 기준 완화 방침에 3%대 상승 마감했다. 미 행정부는 당초 전기차 수요를 확대하려던 전략을 수정해 2032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 56%, 플러그인하이브리드 13%, 내연차 29%로 제시했다. 기존 규제에 빠져있던 플러그인하이브리드로 친환경 목표를 맞출 수 있도록 변경된 제안으로 인해 포드와 제너럴모터스가 수혜 기업으로 지목됐다.

그밖에 이날 원자재 시장에서 금값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로 전날보다 1.25% 오른 온스당 2,186.8달러까지 올랐다. 국제유가는 휘발유 수요 부진 우려에 서부텍사스산원유 4월 인도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1.95% 내린 배럴당 81.84달러에 그쳤다.
"금리인하 미룰 이유없다"…파월 회견에 신고가 쏟아졌다 [글로벌마켓 A/S]
김종학기자 jh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