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금리 조기인하론…애크먼 "내년 1분기 금리 내려야" [나수지의 미나리]
29일(현지시간) 미국증시 오전장에서 미국 국채금리는 크게 떨어지고 주가는 올랐습니다. 최근 연준 인사들의 입을 통해 금리가 이제 정점에 다다랐고, 나아가 몇개월 내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신호가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날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도 계속 하락하고 있고, 업계의 이야기와 자체 조사를 종합하면 인플레 하향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면서 "미국 경제가 둔화하고 있지만 경기침체로 갈만큼 극적으로 망가지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미국 경제가 연착륙할 것이라는 확신이 커지고 있다는 겁니다. 전날에는 기존에 '매파'로 분류됐던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현재 통화정책이 경제를 둔화시키고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릴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면서 "물가가 앞으로 몇 달 동안 꾸준히 내려온다면 정책금리를 낮추기 시작할 수 있다"고 말해 시장을 들썩이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커지는 금리 조기인하론…애크먼 "내년 1분기 금리 내려야" [나수지의 미나리]
시장 참여자들은 올 2분기에 처음으로 기준금리가 내려올 가능성을 가장 높게 보고 있습니다. 시카고 상품 거래소의 Fed워치에 따르면 시장참여자들은 내년 3월 FOMC에서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과 인하할 가능성을 정확히 반반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5월 FOMC에서는 금리가 내려올 가능성을 77%로 훨씬 높게 보고 있습니다.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회장은 이 날 시장의 예상보다 더 빠른 1분기 금리 인하론을 들고 나왔습니다. 애크먼은 블룸버그TV에 출연해 "연준이 내년 1분기에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기준 금리가 그대로더라도 인플레이션이 떨어지면서 실질금리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는 게 그가 조기 금리인하를 주장하는 근거입니다. 실질금리가 높아지면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지고, 이미 돈을 빌린 기업들은 더 많은 이자를 지불해야합니다. 그는 "일부 기업에서 이미 경제가 악화하고있다는 증거가 보인다"며 "연준이 금리인하를 곧 시작하지 않으면 미국 경제가 (연착륙이 아닌) 경착륙할만한 실제적 위험이 닥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하지 연준 내부에서 아직 금리를 한 번 더 올릴수도 있다는 매파적 목소리도 여전합니다.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은 총재는 이 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 둔화에 대해 회의적이며 고집스럽게 잘 내려오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인플레이션이 다시 치솟는다면 금리를 더 올릴 수 있는 선택권을 갖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루 전인 28일 미셸 보우먼 연준 이사 역시 "적시에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서는 금리를 더 인상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반복했습니다.

뉴욕=나수지 특파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