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픽사의 신작 애니메이션 ‘버즈 라이트이어’가 아시아와 중동 지역의 14개 국가에서 상영 허가를 받지 못했다. 영화 속 등장하는 동성 부부의 입맞춤 장면 때문이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버즈 라이트이어’의 갈린 서스만 프로듀서가 중국으로부터 영화의 일부 내용을 편집하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버즈 라이트이어는 영화 ‘토이스토리’ 시리즈 속 장난감 버즈의 모델인 우주특공대원 버즈 라이트이어의 이야기다. 극중 버즈의 동료인 여성 부부가 가볍게 입을 맞추는 장면이 나온다. 중국은 이 장면을 문제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영화 시장이다. 그러나 서스만 프로듀서는 이 요구를 거절했으며 차라리 영화를 중국에서 상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토이스토리’ 시리즈는 2019년 전작을 개봉하며 10억달러를 벌여들었다. 이중 중국 매출 비중은 3% 수준이었다.

앞서 아랍에미리트(UAE)도 영화를 상영 금지한다고 발표하며 같은 부분을 문제샀았다. “부부의 관계가 국가의 미디어 콘텐츠 기준과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 외 사우디아라아비아, 이집트, 인도네시아, 레바논 등이 동성애를 이유로 영화 상영을 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동 국가 상당수는 아직 동성애를 죄로 여긴다.

이번 영화에서 목소리로 출연하는 배우 크리스 에반스는 “사회의 포용 능력을 높이기 위해 한 단계 나아가는 흐름 속에 있어 좋다”며 “그러지 않는 곳이 있다니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버즈 라이트이어는 국내에서는 15일에 개봉한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