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 80% 줄인 컬러강판
동국제강, 세아베스틸 등 국내 제강업체들이 신성장 산업을 겨냥한 특화제품을 내놓고 시장 공략에 나섰다. 동국제강은 탄소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인 친환경 컬러강판을 개발했고, 세아베스틸은 원전의 안전성을 좌우하는 제품인 ‘사용후핵연료 운반저장용기(캐스크·cask)’의 미국 수출에 성공했다.

동국제강은 7일 석유계 원료인 용제(솔벤트)를 쓰지 않는 친환경 컬러강판인 ‘럭스틸 BM유니글라스(luxteel biomass uniglass·사진)’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최신 공정과 결합하면 기존 생산 공정 대비 탄소배출량을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는 기술로, 용제를 사용하지 않고 컬러강판을 제조하는 것은 세계 최초다.

강판에 색을 입히는 도료는 수지, 용제, 안료 등으로 구성된다. 그중 용제가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용제는 석유계 원료로 도료의 점성 조절을 위해 사용된다. 도료를 바른 뒤 가열 건조되는 과정에서 타며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킨다.

동국제강은 옥수수 등 식물과 미생물을 분해·발효시켜 만든 바이오매스 원료를 개발해 수지에 입히는 방식으로 용제를 대체했다. 여기에 도료를 가열·건조하는 데 액화천연가스(LNG) 대신 자외선(UV)을 쓰는 친환경 생산 라인 ‘S1CCL’을 결합했다.

동국제강은 이달부터 주요 고객사와 생산성 검증 및 제품 개발 협의를 거쳐 하반기 본격적인 상업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두 기술을 결합했을 때 기존 생산 공정에 비해 탄소 배출량을 약 80% 줄일 수 있다”며 “소재 단계부터 탄소 배출 감축을 요구하는 글로벌 트렌드에 따라 가전, 건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