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열린 ‘2021 수소모빌리티+쇼’에 포스코가 전시한 수소환원제철 가상 제철소 모형.  포스코 제공
지난 8일 열린 ‘2021 수소모빌리티+쇼’에 포스코가 전시한 수소환원제철 가상 제철소 모형. 포스코 제공
“우리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수소환원제철을 상용화해 철강 제조 공정을 근본적으로 혁신할 것입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지난 8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1 수소모빌리티+쇼’에 참석해 이렇게 말했다. 이날 포스코는 2050년까지 연간 수소 생산 500만t, 매출 3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룹의 역량을 결집해 수소의 생산부터 저장-유통-활용에 이르는 밸류체인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2050년까지 수소환원제철로 대전환

지난 7월 포스코는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탈탄소 기술개발계획’을 발표했다. 2050년까지 탄소 배출이 없어 ‘꿈의 제철 공법’으로 불리는 수소환원제철을 상용화한다는 것이 이 계획의 골자다.

연간 4000만t의 쇳물 생산량을 자랑하는 세계 톱5 철강사 포스코는 현재 철광석을 석탄과 함께 태우는 용광로(고로)를 활용해 쇳물을 만든다. 고로 공법은 역사가 긴 기술로 생산성이 높지만 다량의 탄소가 배출된다. 고로 제철에서 수소환원제철로의 전환이 포스코의 핵심 과제가 된 이유다.

수소환원제철은 연료로 석탄 대신 수소를 사용하는 공법이다. 수소환원제철 기술이 상용화되면 제철소에서 용광로가 사라진다. 석탄과 철광석을 한데 담아 녹여서 환원 반응을 일으킬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용광로에서 생성한 쇳물에서 불순물을 걸러내는 전로도 사라진다. 수소환원제철에선 전로 대신 전기로가 같은 역할을 한다. 재생에너지로 가동되는 전기로를 활용하면 수소환원제철 전 공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제로(0)가 된다.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 분야에서 전 세계적으로 기술 우위에 있다고 평가받는다. 포스코는 고유 기술인 파이넥스 공정에서 이미 수소를 25% 사용하는 유동환원로 설비를 사용 중이다. 포스코는 현재 가동 중인 연산 350만t 규모 유동환원로 2기에 대해 수소 농도를 단계적으로 높여갈 계획이다. 궁극적으론 향후 10~20년 내에 파일럿 테스트 및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기존 고로 설비를 단계적으로 전환해 2050년까지 생산 100%를 수소환원제철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다.

청정 수소 생산체계 구축도 박차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을 뒷받침할 청정 수소 생산체계 구축에도 착수했다.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이 상용화될 경우 제철 과정에만 연간 375만t, 포스코에너지 발전소를 수소·암모니아 발전소로 전환할 경우 추가적으로 100만t 이상의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2050년까지 그린 수소 500만t 생산체제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현재 포스코는 철강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와 천연가스(LNG)를 이용해 연간 7000t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를 2025년까지 연간 7만t으로 늘리고 2030년까지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수소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분리, 포집해 땅속에 저장하는 블루 수소를 연간 50만t까지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수소경제의 궁극적 연료라 할 수 있는 그린수소는 2040년까지 200만t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2050년까지 500만t 생산체제를 완성할 방침이다. 그린수소는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물을 분해해 생산(수전해)하는 것으로, 수소 생산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

포스코는 그린수소 생산과 운송에 필요한 핵심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외 연구기관과 기술 협력을 진행하고 글로벌 기업과 파트너십을 추진하고 있다. 동시에 수소 운송과 저장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암모니아 수소추출기술 개발에도 착수했다. 암모니아는 수소를 질소와 결합시킨 것으로 운송과 저장이 용이해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운반체로 평가받고 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