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추진 중인 1조9000억달러(약 2100조원) 규모의 추가 경기부양안이 통과를 위한 주요 고비를 넘었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미 상원 전체회의에서 부양안을 예산조정권 대상에 올리는 안이 통과됐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부양안을 추진하고 있다. 부양안이 예산조정권 대상이 되면 민주당이 상원에서 과반 찬성만으로 통과시킬 수 있다. 공화당이 반대해도 강행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상원이 오전 전체회의에서 찬성 51표, 반대 50표로 경기부양안을 통과시켰다고 보도했다. 공화당과 민주당은 전날부터 15시간 가까이 토론과 수정안 표결을 벌였으나 투표 결과는 50표씩 동률이 나왔다. 공화당이 50석, 민주당이 50석을 차지한 상원 의석 지형에 따른 결과다.

의회 규정에 따라 당연직 상원의장인 민주당 소속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하면서 결과가 갈렸다. 해리스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한 것은 취임 후 이번이 처음이다.

상원을 통과한 이번 부양안은 하원으로 넘어가 최종 표결을 거친다. 하원에선 무리없이 통과될 전망이다. 이번 부양안을 지지하는 민주당이 하원 의석 435석 중 221석을 차지하고 있어서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그간 바이든 대통령이 제시한 경기부양안 규모와 내용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여왔다. 연간소득 7만5000달러(약 8400만원) 이하인 국민에게 1인당 현금 1400달러(약 157만원)를 지급한다는 내용 등이 쟁점이 됐다.

지난달 31일엔 공화당 상원의원 10명이 바이든 대통령 제안의 3분의 1 수준인 6000억달러(약 670조원) 규모의 수정안을 역제안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들과 지난 1일 부양책 규모를 놓고 면담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민주당은 법안 통과에 단순 과반 표만 있으면 되는 예산조정권을 동원해 단독으로라도 부양안 통과를 추진한다고 밝혀왔다.



이번에 예산조정권을 사용하게 되면서 상원에서는 통상적으로 법안처리에 요구되는 60표가 아니라 과반 찬성만으로 구제안을 통과할 수 있게 됐다. 민주당이 단독으로 대규모 경기 부양안을 처리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다만 내부에서 반란표가 1표라도 나오면 법안 처리가 무산될 수 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