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는 확진자가 기하급수적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문가의 진단도 나왔다.

CNN 방송은 22일(현지시간) 전날까지의 최근 7일간 주별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 수를 자체 분석한 결과 캘리포니아·텍사스·플로리다주 등 10개 주에서 이 수치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10개 주에는 이들 외에도 애리조나·조지아·미주리·네바다·오클라호마·사우스캐롤라이나·유타주가 포함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주 방문할 예정인 애리조나주의 경우 이 기간 하루 평균 신규 환자가 2412명을 기록했다. 이는 그 전 7일간보다 약 94% 증가한 것이자 캘리포니아·텍사스·플로리다주에 이어 미국 50개 주 가운데 4번째로 높은 것이다.

플로리다주에서도 환자가 계속 늘며 10만명을 넘겼다. 이날 집계된 누적 환자 수는 10만217명이다. 전 미 식품의약국(FDA) 국장 스콧 고틀립은 전날 CBS에 출연해 미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코로나19 전염률이 꽤 높았던 것에 보태 상당한 대규모 발병이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고틀립 전 국장은 "우리는 남부와 남서부에서 (코로나19의) 부활을 보고 있다. 왜냐하면 이들 지역에서는 이 전염병을 실제로 없앤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텍사스·플로리다·앨라배마·노스캐롤라이나·사우스캐롤라이나·애리조나주를 지목해 이들 지역에서는 이번 주에 "기하급수적 증가"를 볼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기하급수적 증가가 제기하는 도전은 모든 게 괜찮아 보이다가 갑자기 그렇지 않게 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네소타대학 전염병연구정책센터 소장 마이클 오스터홀름은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산의 속도가 조만간 늦춰질 것 같지 않으며 외려 '산불'처럼 번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나는 이게 오히려 산불과 더 비슷하다고 생각한다"며 "이게 늦춰질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태울 나무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이 불은 타오를 것"이라며 "지금 미국에 민감한 사람들이 많이 있다"고 덧붙였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이날 악시오스와 인터뷰에서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 코로나19 환자가 늘고 있는 현상이 "놀랍지 않다"고 전했다.

파우치 소장은 젊은이들이 더 위험하게 행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들어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젊은이들의 감염이 노인 등 고위험군으로 옮아갈 가능성을 우려했다.

파우치 소장은 "그들은 먼저 감염된 뒤 집으로 돌아가 나이 든 사람들에게 병을 옮긴다. 나이 든 사람들은 합병증을 일으키고 병원에 가게 된다"며 "사망자 수는 항상 감염자 수보다 몇 주 뒤처진다"고 말했다.

미 존스홉킨스대학은 이날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228만6457명, 사망자 수를 12만36명으로 각각 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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