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2월 20일 오후 4시45분

기업은행이 3000억원 규모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한다. 올 들어 국내 은행이 발행하는 네 번째 지속가능채권이다. 지난해부터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채권에 많은 관심을 보인 은행들이 올해는 더 적극적으로 발행에 나서고 있다. 환경보전과 사회공헌 관련 투자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21일 국내에서 3년 만기 지속가능채권 3000억원어치를 발행할 계획이다. 채권의 적격성 인증과 투자자 모집 등 발행에 필요한 절차 대부분을 마쳤다. SK증권과 IBK증권이 발행주관을 맡았다.

지속가능채권은 조달한 자금의 사용 목적이 사회 문제 해결이나 친환경 사업을 위한 투자로 한정된 채권이다. 소셜본드와 그린본드가 결합된 성격으로, 이들 채권보다는 자금의 사용 범위가 넓다. 기업은행은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중소상공인 지원과 친환경 사업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한국 기업 최초로 해외에서 5억달러(약 5600억원)어치 소셜본드를 발행하는 등 최근 ESG 채권 발행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앞서 지난달엔 국민은행(4억5000만달러)과 하나은행(6억달러)이 해외에서, 지난 18일엔 우리은행(2000억원)이 국내에서 지속가능채권을 잇달아 발행했다. 채권시장에선 한국전력 자회사들과 함께 은행들이 이 시장의 핵심 발행 회사로 자리매김했다고 보고 있다.

환경보전과 사회공헌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국내에서도 ESG 채권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했다. 2013년 수출입은행이 5억달러어치를 발행한 후 한동안 지지부진했던 국내 ESG 채권 발행은 지난해부터 크게 늘었다. 지난해 산업은행 한국수력원자력 LG디스플레이 등 13개 기업이 국내외 채권시장에서 3조1800억원어치 ESG 채권을 발행했다.

IB업계 관계자는 “기관투자가들의 ESG 채권 투자 수요가 풍부한 데다 정부도 지속적으로 친환경 정책에 힘을 싣고 있다”며 “올해는 은행들을 비롯한 주요 기업들이 더욱 활발히 ESG 채권을 발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