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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티는 힘과 견디는 능력

    세계적인 악성(樂聖), 베토벤이 하일리겐슈타트숲 속에서 유서를 썼다가 죽지 않고 27년을 더 살면서 명곡을 작곡한 것은 실로 위대한 선택이었고, 제 삶에 큰 영향을 미친 이야기입니다.공부를 많이 해서, 실력이 있고, 잘 나가는 사람이라고 해도 간혹 또는 불현듯 불행이 찾아 옵니다. 병으로 고통을 받거나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을 때도 있습니다. 코로나로 이어진 불경기로 인해 중소기업의 40% 이상이 대출금 이자도 벌지 못하는 좀비기업으로 흔들리고 있다고 합니다.바로 이런 때에 필요한 능력이 '역경지수(逆境指數, Adversity Quotient)'입니다. 어떤 역경이나 곤란, 불편한 상황에서도 버틸 수 있고, 견딜 수 있는 역량을 말합니다. 가난 속에서 병과 싸우며 그림을 그린 램브란트, 피아노도 없는 가난 속에서 1,000여 곡의 명곡을 작곡한 슈베르트, 불편한 장애를 견디고 병마와 싸우며 그림을 그린 프리다 칼로 등을 생각하면서 지금의 고통을 견디고 최고의 인생을 연출할 기회는 아직 사라지지 않았습니다.중소기업을 경영하며 직원들에게 급여를 지급하지 못해 검찰 조사를 받는 친구도 있고, 큰 실패를 겪은 후 새로운 사업에 매진하면서 고민하는 엔지니어도 있습니다. 코로나가 와서 강의가 줄어 다른 일을 찾다가 택시 운전을 하던 중 영어가 유창해서 좋은 외국기업으로 임용된 친구도 있고, 뭔가 색다른 일을 하려다가 다시 힘든 상황이 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우연히 만난 분과 멋진 사업을 일군 분도 있습니다.금방 나타나지 않거나 보이지 않는 소프트 스킬(Soft Skills) 중에는 역경지수 이외에도 인간관계 능력(Human Relationship Skills), 자기 존중감(Self-Esteem), 자신감(Self-Confidence), 비즈니스 매너와

  • 세계 최고의 교육을 위하여

    20년 가까이 강의를 하고 글을 쓰면서 가르치는 것보다 듣고 배우는 게 더 많아서 좋다. 네팔, 몽골, 인도네시아 등 여러 외국인들에게도 강의를 하면서 '서로 다른 문화를 존중하는 것(Respect for Difference)'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게 되었다.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미나리, 오징어게임, 기생충과 K-Golf, K-Food, K-Culture 등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세계를 점령하고 세계인들과 경쟁하고 있다는 거다. 정규교육과, 즉 고등학교나 대학교를 제외한 기업의 임직원 연수 교육이나 일반인을 위한 평생교육과정에서 운영하는 교육에 있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교육'은 어떠해야 할까? 첫째, 언어가 되어야 한다. 지구상의 누구와도 소통이 되어야 하는 바, '영어는 기본'이 되어야 할 것이며 한글이나 한국어도 품위 있고 수준 높은 어휘력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듣기 거북하고 함부로 쓸 수 없는, 저속하고 상스러운 언어가 자연스럽게 통용되는 사회가 되어서는 안 된다. 가능하다면 제2, 제3 외국어도 공부를 해 두면 좋을 듯 하다. 중국어나 스페인어도 공부하고 싶을 때가 있다. 써먹을 기회가 없는 걸 알면서 라틴어를 공부하는 즐거움을 느낀다. 둘째, 교육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 다들 알고 있는 지식이나 검색해서 찾을 수 있는 정보를 가르치는 게 아니라, 가르칠 수 없는 내용을 생각할 수 있도록 '질문하고 토론하는 방식'이면 좋겠다. 검색만 하다 보니 제멋대로 축약해서 쓰는 언어들로 인해 "문해력(文解力)이 낮아진다"고 한다. 쉽고 재미 있는 교육과 깊이 있고 수준 높은 교육은 다른 의미다. 변하지 않는 교육의 흐름과 정체된 현상을 극복할 수 있는 교육이 더욱 절실해짐을 느낀다. 셋째, 학문의

  • 책과 신문의 가치

    “결혼이 끝나는 날, 파티를 하는 곳, 마우리타니아(Mauritania). 이혼은 일상적인 일이다. 부부가 헤어지면 여성은 축제를 한다. 많은 사람들이 5~10회정도 이혼을 하는데, 많게는 20번까지 이혼을 한다. 국민의 100%가 무슬림인 이곳에서 이혼은 흔한 일이다. (Where the end of a marriage is a reason to party. In Mauritania, Divorce is common. When couples do, the women celebrate. In this almost 100 percent Muslim country, divorce is frequent: Many people have been through five to 10 marriages, and some as many as 20. New York Times June 5, 2023)” “유럽에서의 새로운 성공 이야기는 고도의 기술이 아니라 고급 진 사치에서 이루어진다. (Europe’s new success stories are built on high luxury, not high tech. Financial Times 5 June 2023)” 외신을 읽다 보면 가끔 뜻밖의 기사와 흥미로운 칼럼을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여러 신문을 사서 읽는데, 1천원~4천원짜리 신문의 그 가치가 5~6만원일 때가 있습니다. 중고서점을 들렀다가 눈에 띈 책, '프랑스 교육처럼(이지현 著)'을 샀는데, 교육과 강의에 대한 아이디어를 120만원어치나 얻었습니다. 힘들고 어려울 때, 고통과 괴로움이 밀려 들 때, 외롭고 슬플 때, 청력을 잃어 가면서 작곡을 한 베토벤을 생각하면서 위로를 받으며 '운명'을 듣게 됩니다. 자신이 죽으면 베토벤 무덤 곁에 묻어 달라고 했던 슈베르트가 진짜로 베토벤 무덤 곁에 묻혀 있다는 걸 보면서 인간의 우정과 인연을 생각하면서 슈베르트의 '미완성교향곡'을 듣습니다. 61년 동안 쓴 괴테의 '파우스트'를 읽으며, 많은 책을 쓰는 것보다 깊이 있고 의미 있는 책 한 권을 쓰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깨닫게 되고, 25년 동안 쓴 박경리 작가의 '토지'를 읽으며 고통과 외로움을 참고 기다리는 법

  • 후회하는 즐거움

    만만하지 않은 인생을 살아오면서 '가장 후회가 되는 네 가지'가 있습니다.첫째는 공고를 졸업하고 공장에 들어가서 일할 때, 대학을 가지 않고 시흥과 광명시 주변의 땅을 사는 게 좋았습니다. 무슨 대학을 가겠다고 눈치를 보면서 3년씩 재수를 했는지 알 수 없습니다.둘째는 뉴욕으로 연수를 갔을 때, 급히 돌아 오지 않고, 회사 규정을 어겨서라도 박사학위까지 받았어야 했습니다. 이 눈치 저 눈치 보면서 착한 직원처럼 규정에 따라 귀국을 한 건 큰 실수였습니다.세 번째 후회되는 것은 직장생활 한 후, 뭔가를 해 볼까 망설이다가 강의를 시작한 건 큰 실수였습니다. 장사를 하든지 작은 사업이라도 시작을 해 보지 않은 게 후회가 됩니다. 기업이나 대학에서 강의를 하는 게 보기는 좋을지 몰라도 별볼일 없는 거라는 걸 요즘 더 많이 느낍니다.끝으로 후회하는 한 가지는 글로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비밀입니다.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회하지 않는 것'은 훨씬 많으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73가지나 됩니다.예를 들면, 베토벤과 모차르트, 슈베르트 등의 음악을 좋아하고, 해외 출장을 다니면서 브로드웨이의 뮤지컬과 파리의 발레 등을 많이 본 것은 아주 행복한 즐거움이었습니다. 간혹, 책도 읽을 수 있고 글도 쓸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우연히 번역도 몇 권 하고, 20여 년 동안 수백 편의 칼럼도 쓰고 있다는 것도 덧붙이고 싶은 기쁨입니다. 누군가는 읽어 주고, 좋아해 주는 분도 계시니 얼마나 즐거운지 모르겠습니다.그 중에서도 셰익스피어 '햄릿'을 읽어 보고, 괴테의 '파우스트' 읽고, 루소의 '참회록'과 톨스토이 '고백록'을 읽었다는

  • 아름다운 불평등과 차별

    주 52시간과 관계없이, 퇴근시간을 잊은 채 밤새워 일하는 직원이 있다.시험 때도 아닌데 도서관에서 밤새워 공부하는 학생이 있다. 영어 책도 읽지 못하는 대학생이 있고, TOIEC 만점을 받는 학생도 있다. 쉽고 재미있는 책만 읽는 젊은이들이 있고, 두껍고 어려운 책을 밑줄 쳐 가며 암기하듯이 읽는 여학생도 있다.백화점을 돌면서 예쁜 옷이나 고급 화장품만 고르는 대학생도 있지만, 주말마다 서점에 와서 바닥에 앉아 미친 듯이 책을 읽는 중학생도 있다. 1천원을 아껴가면서 책을 사는 고등학생도 있고,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그림을 그려 화가가 되는 대학생도 있다.출근시간보다 1시간이나 일찍 와서 커피 심부름을 하는 여사원이 있고, 맨날 지각하는 못난이도 있다. 날마다 허둥대는 게으름뱅이도 있고, 항상 일찍 와서 강의실을 정리하는 모범생도 있다. 날마다 길거리에서 구걸하는 노숙자도 있지만, 폐 상자를 모아 팔아서 불우이웃을 돕는 아주머니도 있다.왼팔을 다쳐서 의수(疑手)를 달고 다니다가 귀찮아서 떼어 버리고, 왼팔 없이 보디 빌더가 된 피트니스 코치가 있고, 취직이 어려우니까 도배를 하면서 책을 쓰고, 도배 전문회사를 차릴 것 같은 여대생도 있다.수백 개의 대추가 열린 대추나무에서 떨어진 대추를 보면 똑같이 생긴 대추가 하나도 없다. 길거리에 떨어진 은행이나 과수원에 매달린 사과나 배도 같은 건 하나도 없다.같은 밭에서 자란 고추도 모두 다르다. 일찍 썩어 떨어지는 배가 있고, 색깔이 좋은 감이 있고, 맛이 좋은 과일이 있다. 한 뱃속에서 낳은 자식도 모두 같지 않다.부지런한 굼벵이가 있고, 게으른 개미도 있다. 이 모든 건 자연의 법칙이다.“인간은 모두가

  • "절벽에 매달린…그 손을 놓아라"

    내가 여섯 살 때다. 남동생까지 낳은 뒤 분가한 아버지는 산을 개간(開墾)해 밭을 일구셨다. 해 뜰 때부터 해 질 녘까지 몇 날을 땀 흘려 일하신 부모님은 우리 다섯 식구가 충분히 먹을 수 있는 큰 밭을 마련했다. 분가한 뒤 태어난 돌 지난 여동생을 업고 점심으로 감자를 삶아 밭에 갔던 기억이 새롭다. 동생과 돌멩이를 골라 밖에 내다 버리며 개간 일을 도운 기억도 또렷하다. 일이 거의 끝날 무렵, 무슨 일 때문에 아버지가 화가 몹시 났는지는 기억이 온전하지 않다. 다만 아버지가 뒤에서 내 다리를 양손으로 잡고 들어 올려 큰 나뭇가지를 잡으라고 한 기억은 생생하다. 내려다보니 떨어지면 죽을 것처럼 높았다. 아버지는 나무에 매달린 나를 두고 말리는 어머니를 끌다시피 산을 내려가 버렸다. 땅과 부모님을 번갈아 쳐다보며 큰 소리로 울었다. 사방이 어두워졌을 때는 무서워 더 큰 소리로 울었다. 울음이 더는 소용 없다는 것을 알게 된 나는 나뭇가지 잡은 팔을 힘껏 당겨 다리를 나무에 걸쳤다. 그렇게 팔다리를 움직여 몸을 밀어 나무를 내려왔다. 집에 돌아온 나를 본 어머니는 울기만 했고 아버지는 아무 말씀도 하지 않았다. 곤한 잠을 자다 잠결에 누군가 내 팔다리를 만진 기억은 희미하지만, 그때 맡은 아버지 담배 핀 입 냄새는 지금도 기억난다. 아버지는 ‘절벽을 잡은 손을 놓는다’라는 뜻의 ‘현애살수(懸崖撒手)’ 고사성어를 자주 쓰셨다. 그때마다 어릴 적 나뭇가지에 매달리게 했던 기억이 되살아났지만, 아버지는 거기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으셨다. 아버지는 당신의 자식이 외울 수 있을 만큼 여러 번 설명했다. “여러 불경에 나오는 말이다. 손 떼면

  • 요즘 애들은 달라요

      “나 때는 말이야”라고 옛날 이야기한다고 “요즘 애들”에게 잔소리 들을까 봐 염려가 되지만 용기를 내서 생각을 전하고자 합니다.엊그제 택시를 탔는데, 27세의 젊은이가 운전을 하면서 영어공부(듣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모른 체 하려다가 칭찬을 해 주었습니다. 현금으로 택시비를 내면서 조금 더 주었습니다. 지방대학을 졸업하고 취직하러 올라 왔는데, 잘 안 되어서 그냥 내려 가기 싫어서 시작했다고 합니다. 멋져 보였습니다.얼마 전, 서울의 Y대학을 졸업한 여성이 도배를 하면서 월 400만원 정도 소득을 올린다는 기사를 읽고 감동을 받았습니다. 아마도 머지 않아 도배 전문회사를 차릴 듯 한 느낌이 듭니다.전기, 기계, 컴퓨터 공학, 보험학,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이 필자인 저의 공식적인 전공이고, 3권을 번역하고 코로나가 와서 소설을 썼습니다.나이를 묻는 분들에게는 나이의 종류를 설명해 드리며, ”어디서나 나이를 묻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고 알려 줍니다.나이의 종류는 달력에 의한 연령(Calendar Age, Chronological Age), 기능적 연령(Functional Age), 심리적 연령(Psychological Age), 사회적 연령(Social Age), 생물학적 연력(Physical Age), 자각연령(Self-Recognized Age) 등으로 구분합니다. (“노인복지학”, 정순돌 외 지음)운동을 자주 하면서 친구들과 정기적인 모임을 갖거나 다양한 연령층을 만나며 사업을 논의하는 어른들은 나이를 잊고 삽니다. 날마다 서점을 들러 책을 고르고 영어학원을 다니는 60대 중년이 있고, 가는 곳마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수시로 회사를 그만두고 나이타령만 하는 30대 젊은이도 있습니다.손자들을 돌보면서도 책을 읽고 수필을 쓰는 작가

  • 세상을 바로 잡을 건 오직 교육

     “미국 양당주의의 대승리(“Triumph of U.S. bipartisanship”, JoongAng Daily, Koichi Hamada, 2021. 9. 6)”, “과거에 빠져드는 우리의 미래(“Drowning our future in the past”, NY Times, Maureen Dowd, 2021. 9. 6)", “미국의 새로움, 전쟁의 두려움(‘America’s New, Disturbing of War’, NY Times, Samuel Moyn, 2021. 9. 6) 등, 오늘, 2021년 9월 6일의 주요 외신을 읽으면서 한국의 현재를 생각한다.미국, 영국, 독일 등이 수십 년 동안 두 개의 정당으로 국가를 통해 온 것에 비해 한국은, 1945년 해방 이후 200여 개의 정당이 등록과 소멸을 거듭하면서, 인물 중심으로 변해왔다. 이들에게 통치철학이나 애국심을 기대하는 것은 착각이다.일류대학을 나온 사람이라고 해서 올바른 교양을 갖추었거나 지적인 수준이 높다고 생각하는 게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최근에 다시 깨닫고 있다. 변호사나 교수, 국회의원이나 도지사라고 해도, “평판과 품성이 같지 않다(Reputation is not Character.)”는 증거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여러 가지 사건과 개개인의 사례를 일일이 들추어 명시하고 싶지는 않다. 사고를 치고 사건의 중심에 있는 지도자들의 행실은 학교 교육만의 문제가 아니라, 그 가족의 내력이나 가문, 부모로부터 보고 배운 게 겨우 그런 것밖에 없기 때문일 게다.   선생님의 올바른 가르침과 학교교육이 인간을 성장시키고 성숙한 교양인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은 교육학적인 면에서 아주 일부분만이 '그럴듯한 이론'으로 증명되는지도 모른다. 이렇게 학교교육이 기대에 어긋나는 이유는, 인간교육의 성과는 학교교육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사회교육과 가정교육이 함께 어우러진 즉, '전

  • Respect와 괄목상대

    많은 학생이 시험에서 자주 틀리는 단어 중 하나인 respective는 ‘존경하는’이란 뜻이 아니라 ‘각각의’란 뜻을 가지고 있답니다. 왜 respect는 ‘존경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respective는 ‘존경하는’이란 뜻이 아닐까요? 그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우선 spect가 ‘보다’라는 뜻을 가진 단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그래서 보는 것에 관련된 단어들에서 쉽게 spect를 찾을 수 있는데 ‘구경 거리’나 ‘볼 만한 광경’을 spectacle이라고 하고 ‘구경꾼’이나 ‘관중’을 spectator라고 하는 것이지요. 또 물리에서도 프리즘을 통과한 빛의 범위를 spectrum이라고 하잖아요. 이런 이유로 spectrum이 ‘시각’이나 ‘관점’이란 뜻으로도 쓰인답니다.       또 inspect는 안(in)을 들여다보는 것(spect)이기 때문에 ‘조사하다’라는 뜻이고 prospect는 앞(pro)을 바라보는 것(spect)이기 때문에 ‘전망’ 혹은 ‘예상’이란 뜻으로 쓰이며 retrospect는 retro(뒤)를 돌아보는 것(spect)이기 때문에 ‘회상’ 또는 ‘추억’이란 뜻이 된답니다. 흔히 우리가 패션에서 ‘복고’라는 단어를 표현할 때 retro라는 단어를 쓰잖아요.같은 원리로 respect 역시 다시(re) 보다(spect)라는 어원에서 출발했습니다. 그런데 왜 ‘존경하다’의 뜻을 가지게 되었을까요? 우리도 학식이나 재주가 눈부실 정도로 진보한 것을 ‘눈을 비비고 다시 본다’라는 의미로 [괄목상대]라는 사자성어를 쓰잖아요. 그래서 영어에서도 respect에 ‘존경하다’의 의미

  • '구슬'이 '보배'가 되려면

    이전 칼럼에서도 여러 번 말씀 드렸지만,제가 수업 시간에 가장 강조하는 것 중 하나는 단어가 문장 속에서 누구랑 쓰이지는 지(collocation)와어떻게 쓰이는 지(context meaning)에 관한 것입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이듯이실제 단어의 활용을 모른 채, 단순히 단편적인 뜻만 외우는 것은 비효율적인 방법을 넘어서,독해를 엉터리로 만드는 주범중의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그럼 오늘도 우리가 안다고 착각하는 단어들에 대해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shelf life는 유통 기한(expiration date)을 뜻하는 말입니다. shelf가 ‘선반’이란 뜻이라는 것을 다 아는 학생들도막상 독해에서 해석을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생각해보면 물건이 ‘선반’위에 있을 수 있는 시간(life)이니당연히 ‘유통 기한’이 될 수밖에 없는데도 말입니다. 같은 이유로 on the shelf는 ‘보류된’이란 뜻이랍니다.아직 선반 위에 그대로 있으니‘사용하지 않은’이란 뜻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a plan on the shelf라고 하면‘보류된 계획’이 되는 것이랍니다. 참고로 continental shelf는 ‘대륙붕’이란 뜻이니,절대 shelf라는 단어를 무시하시면 안 됩니다. 또, 우리가 흔히 ‘철’이라고만 외우는 iron에는 ‘다리미’라는 뜻도 있습니다.다리미가 철로 만들어졌기 때문이지요.그래서 iron을 동사로 쓰면 ‘다림질 하다’가 됩니다. 그런데 우리가 무언가를 ‘다리다’라고 하면,주름이나 구김을 핀 다는 뜻이므로‘의견 차이를 없애다’의 뜻으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We ironed out our differences라는 문

  • 꽃향기가 나는 아름다운 말

    제 이름이 ‘배시원’이라, 어릴 적부터 ‘배’에 관한 ‘시’는 ‘원’없이 짓곤 하였습니다. 이번 칼럼을 재미없는 개그로 시작하는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거두절미하고, 오늘은 ‘시’에 관련된 표현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시’를 가리키는 다양한 표현들이 있는데, 우선 ‘운문’이라고 번역되는 verse는 말 그대로 ‘운율이 있는 글’을 총칭하는 말입니다.보통 prose(산문)에 대비되는 표현으로 주로 사용됩니다. 이에 반해 poetry는 ‘시’라는 장르 전체를 가리킬 때 쓰는 단어이고, poem은 ‘시 한편, 한편’을 나타내는 단어랍니다.그리고 보통의 글과 달리 시에는 다양한 비유적 표현들이 사용되는데, 이것을 figurative language(비유 언어) 혹은 figurative speech(비유적 표현)라고 합니다. 참고로 ‘효과적/미적 표현을 위해 문장과 언어를 꾸미는 방법’인 수사법은 영어로 rhetoric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미사여구’라고 번역되는 flowery words는 말 그대로 ‘꽃향기가 나는 아름다운 말’을 뜻한답니다. figurative language에는 대표적으로 직유법(simile), 은유법(metaphor), personification(의인법) 등이 있습니다.직유법(simile)은 He eats like a pig(그는 돼지같이 먹어 댄다), My teacher is as wise as an owl(우리 선생님은 올빼미처럼 현명하다)처럼 like나 as를 써서 직접적으로 비교하여 표현하는 방식입니다. 반면에 은유법(metaphor)은 직유법과 달리 은밀하게 비유하는 형식입니다. Her smile is a rose(그녀의 미소는 장미이다)나, You are my sunshine(그대는 나의 태양)처럼

  • 무용지물은 영어로 뭘까?

    무용지물은 영어로 뭘까?Fifth wheel은 ‘쓸모없는 것’이란 뜻입니다. 왜, ‘다섯 번째 바퀴’가 ‘무용지물’로 불리게 되었을까요? 오늘날의 자동차 예비 바퀴와는 달리 옛날 마차 바퀴는 펑크가 날 염려가 없어 이런 표현이 생겼다고 하네요. 이와 같은 뜻으로 미드에도 참 많이 나오는 third wheel이란 표현도 있습니다. 이 표현은 당연히 두 바퀴 마차를 전제로 만들어진 표현이겠지요. 주로 커플 사이에 낀 눈치 없는 친구를 지칭한답니다.이 외에도 숫자가 들어간 영어 표현들은 참 많은데오늘은 그 중에 우리가 자주 쓰는 표현들을 한번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제가 어렸을 때는 탄탄한 복근을 ‘왕(王)자’라고 불렀는데, 언제부터인지 six-pack이라는 말로 대체된 것 같습니다. six-pack은 병이나 깡통 등이 여섯 개 들어 있는 종이 상자를 뜻하는데, 이 모양이 복근의 모습과 비슷해 생겨난 표현입니다. 하지만 Joe six-pack이라는 표현을 듣고 ‘몸짱’을 기대하시면 안 됩니다. 집에서 쉴 때, 여섯 개 들이 캔맥주나 마시면서 TV를 보는 보통 남자를 가리키는 말이므로, 아무래도 근육질 남성과는 거리가 있지요.그리고 최고의 행복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seventh heaven을 들 수 있는데, 이슬람 경전인 ‘코란’에 나오는 말로, 신과 천사들이 ‘일곱 번째 천국’에 있기에 가장 좋고 행복한 곳으로 여긴다고 하네요. 같은 뜻으로 cloud nine도 있습니다. 1950년대까지 미국 기상청은 구름을 고도에 따라 9등급으로 나누었는데, ‘아홉 번째 구름’이 가장 높이 떠 있기 때문에 이런 표현이 생겼다고 합니다.어원이 워

  • 전리품은 영어로 뭘까

    ‘전리품’은 영어로 뭘까요? 많은 학생들이 영작을 할 때 전리품이란 단어가 있으면 난감한 표정을 지을 때가 있는데, 그냥 trophy 정도만 써줘도 괜찮습니다. 맨날 어려운 단어만 외웠지, 정작 자기가 아는 단어는 못 써먹는 경우가 참 많거든요.참고로 trophy child는 ‘다른 사람에게 감동을 주어 부모의 명예를 드높이는 아이’를 가리키며, trophy wife는 ‘성공한 중년 남성의 훈장 같은 아내’를 가리키는데, [위기의 주부들] 제작진이 만든 새로운 미드 제목이기도 합니다.또 우리가 그냥 영어 속담의 단어로만 외웠던 Too many cooks spoil the broth(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 Spare the rod and spoil the child(매를 아끼면, 아이를 망친다.)의 spoil이란 단어도 spoils로 쓰면 ‘전리품, 노획물’이란 뜻이 됩니다. 영어 단어는 쉬운데 우리말 단어가 어렵다고 느껴지는 학생들은 우선 우리말 단어 공부부터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이런 이유로 spoils가 미국에서는 ‘관직의 부수입’이나 ‘이권’ 등으로 많이 쓰이고, spoil이 기본적으로 ‘망치다’의 뜻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영화 결말 부분을 폭로하는 것을 spoiler라고 하지요. 그래서 spoiler party가 [양당(2개의 정당) 중 한쪽 선거를 방해하는 제3당]의 뜻으로 뉴스와 신문에 나오는 것이랍니다.전쟁과 관련된 단어들을 좀 더 살펴보면 우리가 단순히 ‘임금’이라고만 외웠던 wage가 동사로 쓰이면 ‘전쟁, 투쟁 등을 하다’라는 뜻을 갖기도 합니다. 그래서 wage (a) war against가 되면 ‘~와 전쟁을 벌이다.’라는 뜻이 되고, wage an anti

  • '죽부인'은 영어로 뭘까?

    ‘죽부인’은 영어로 뭘까?프랑스는 영국과 가장 가깝고도, 먼 나라이기 때문에 영어 단어에서 french(프랑스의)로 시작되는 단어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우선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french fries(감자튀김)나, french kiss(열정적인 키스)같은 단어들을 쉽게 떠올릴 수 있습니다.그렇다면 french leave는 무슨 뜻일까요? “무단 이탈하다”, 혹은 “인사 없이 떠나기”라고 번역되는 이 표현은 영국과 프랑스의 문화 차이 때문에 생겼다고 합니다. 프랑스에서는 파티 도중에 집에 돌아가야 할 경우흥을 깨지 않기 위해 조용히 몰래 나가는 것이 예의라고 여겨졌지만, 영국에서는 반대로 파티 도중 집으로 돌아갈 때 주인에게 인사를 하고 가는 것이 예의였다고 하네요. 어쨌든, 프랑스와 앙숙인 영국에서 만들어진 단어인 만큼 주로 경멸적인 의미로 쓰이니 조심해서 사용해야 한답니다.네덜란드 역시 프랑스만큼 영국과 가깝고도 먼 나라인데, 그래서 영어 단어에 dutch(네덜란드의)로 시작하는 단어가 많답니다. 우리가 흔히 쓰는 dutch pay(각자 계산)를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데, 실제로 이 단어들 사용할 때는 Let’s go dutch 정도로 쓰시면 됩니다. dutch pay란 표현은 실제 외국인들은 쓰지 않는 우리 식의 콩글리시거든요.또, dutch courage란 표현도 있답니다. ‘술김에 부리는 용기’, 혹은 ‘허세’라는 뜻으로, 이 역시 네덜란드와 해상권을 두고 다퉜던 영국에서 만든 단어라 안 좋은 느낌이 강하답니다. dutch butter가 ‘인조 버터’이고, dutch uncle이 ‘잔소리가 심한 사람’인 것처럼 dutch가 들어간 표

  • 왜 인재육성이 중요한가?

    왜 인재육성이 중요한가? 육성시키면 다른 회사로 간다? A산업을 경영 자문하며 인재육성체계와 지원제도를 요청했다. 담당하는 경영관리팀은 없다고 한다. 인사총무담당자가 안전 등 필수교육은 담당하고 있었다. 하지만, 직원을 위한 직무교육은 물론 입문교육 등 리더십 교육도 없었다. 어학, 외부 위탁교육은 대상자가 신청하면 경영관리팀에서 취합하여 CEO가 직접 승인해 주는 상황이었다. 김사장과 가볍게 티타임을 가지면서 “왜 A산업은 인재육성체계가...

  • 현금보다 교육이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지식인 100인으로 선정된 배리 아이컨그린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 (UC버클리) 경제학과 교수는 현금을 뿌리지 말고, 교육과 직업훈련을 시켜야 할 것을 강조했다. (한국경제신문 2020. 1. 1.)” 당연한 이야기지만 유명한 사람이 주장했으니 설득력이 강하게 들린다. 고기를 잡아 주는 것보다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는 뜻이다. “다른 모든 것은 닫아도 학교만은 열어야 한다.(2020...

  • 언제까지 신입사원을 도와줘야 하는가?

    언제까지 신입사원을 도와줘야 하는가?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왜 신입사원인가? 중견기업인 A회사를 컨설팅하면서 특이점 하나를 발견했다. 이 회사는 전부 경력사원을 채용하고 있었다. 회사 설립이 15년이 넘었지만, 충원 사유가 발생하면 전원 경력사원을 채용했다. 인사팀장에게 물으니, 당장 일할 사람을 뽑아야 한다고 한다. 직원 전원이 담당 업무가 있고, 바쁘기 때문에 누구를 가르칠 시간이 없다...

  • 착 붙는 중국어 회화 : 피같은 본전을 아끼지 않는다

    不惜血本 bùxī xuèběn 피같은 본전을 아끼지 않는다 A: 很多父母不惜血本,让孩子学这学那。 A: Hěn duō fùmǔ bùxīxuèběn, ràng háizi xué zhè xué nà. A: 헌 뚜어 푸무 뿌시쉬에번, 랑 하이쯔 쉬에 쪄 쉬에 나. B: 父母们还不是“望子成龙,望女成凤”。 B: Fùmǔmen hái bú shì ‘wàngzǐchénglóng, wàngnǚchéngfèng’. B: 푸무먼...

  • 착 붙는 중국어 회화 : 윗물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

    上梁不正,下梁歪 Shàngliáng bú zhèng, xiàliáng wāi 윗물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 A: 在教育孩子方面,您有什么秘诀吗? A: Zài jiāoyù háizi fāngmiàn, nín yǒu shénme mìjué ma? A: 짜이 지아오위 하이쯔 팡미앤, 닌 여우 션머 미쥐에 마? B: 哪有秘诀,我觉得父母应该成为孩子的榜样。 B: Nǎ yǒu mìjué, wǒ juéde fùmǔ yīnggāi chéngwéi há...

  • 간디가 말했던 "나라를 망치는 7가지 사회악"

    지난 주말, 뉴스를 보면서 간디가 했던 말이 생각났다. “나라를 망치는 7가지 사회악”….  그 내용을 적어본다 –  원칙없는 정치 –  노동없는 부 –  양심없는 쾌락 –  인격없는 교육 –  도덕없는 경제 –  인간성없는 과학 –  희생없는 신앙 다른 것은 내가 말할 것은 아니고, 과학분야는 너무 경제논리와 돈에 치우쳐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과학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