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2025년까지 940조원 인프라 투입…한국 투자자 관심을"
“영국 정부는 기후변화에 대비한 인프라 투자를 대폭 늘릴 계획입니다. 한국 투자자들도 관심을 가질 만합니다.”

사이먼 스미스 주한 영국대사(사진)는 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영국은 2024~2025년에 걸쳐 인프라 통신 학교 병원 등에 6400억파운드(약 940조원)를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열린 ‘ASK 2020 글로벌 대체투자 콘퍼런스’의 기조 연설자로 참여했다.

스미스 대사는 “구체적으로는 도로 등 운송인프라에 270억파운드, 주택 건설에 122억파운드, 소외지역 통신망 구축에 50억파운드, 4세대(4G) 모바일 서비스망 구축에 5억파운드 등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내년엔 ‘국가 인프라 및 건설 조달계획’에 따라 370억파운드(약 54조원)가 투입된다. 이 사업은 탄소저감시설 등 260가지 프로젝트로 구성된다.

영국 정부가 특히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투자다. 영국은 2035년까지 내연기관차 판매를 전면 금지하고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최근 선언했다. 스미스 대사는 “초고속 전기차 충전 인프라와 초저공해 차량용 보조금 지급에 2023년까지 각각 5억파운드를 배정했으며 탄소 포집과 저장 기술을 위해서도 10억파운드를 투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영국은 내년 11월 197개국이 참여하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를 주최한다.

스미스 대사는 기후변화를 고려한 투자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가 이미 현장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연기금, 보험회사, 자산운용사에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 공개를 위한 태스크포스(TCFD)’에 가입하고 기후 관련 금융 리스크를 공시하도록 의무화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에서 한국 투자자의 활동도 활발하다고 그는 소개했다. 스미스 대사는 “지난 5년간 유럽 상업용 부동산에 유입된 한국 자본은 약 7억유로인데 이 중 40% 이상이 영국으로 들어왔다”며 “한국의 국민연금이 영국 고속철도네트워크 지분 30%를 인수하는 등 한국 ‘큰손’들의 투자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