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각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2차 봉쇄 조치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프랑스 독일 등에 이어 영국도 오는 5일부터 식당과 술집 등의 매장 영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영국은 지난달 31일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100만 명을 돌파하면서 잉글랜드 전역에 4주간의 봉쇄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지난 3월 이후 두 번째 봉쇄 조치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지금 강력한 조치를 통해 크리스마스에 가족들이 함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나의 희망이자 믿음”이라고 말했다. 이번 봉쇄 조치로 영국에서는 다음달 2일까지 잉글랜드 전역의 비필수 업종 가게와 식당, 술집 등의 영업이 중단된다. 포장과 배달 등은 가능하다.

앞서 프랑스는 지난달 30일 밤 12시부터 한 달간 전국에 봉쇄령을 내려 식당과 술집 등을 폐쇄하기로 했다. 독일도 음식점, 주점, 영화관, 공연장 등의 문을 닫는 부분 봉쇄에 들어갔다. 이탈리아는 음식점 등의 영업을 오후 6시까지로 제한하고, 영화관 헬스클럽 등을 폐쇄하는 조치를 시행 중이다.

유럽 각국이 2차 봉쇄에 돌입한 가운데 코로나19 환자가 급격히 늘어나 의료 대란이 임박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유럽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유럽 내 병원의 집중 치료실 점유율은 최근 17일 만에 2배로 치솟았다. AFP통신이 52개 유럽 국가 중 35개국의 자료를 집계한 결과 코로나19로 입원해 치료받는 환자는 13만5000명에 달했다. 1주일 전만 해도 이 숫자는 10만 명을 밑돌았다.

유럽 14개국에서는 코로나19 관련 입원 환자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가장 타격이 심한 곳은 체코로 인구 10만 명당 코로나19 입원 환자가 62명에 달한다. 루마니아는 10만 명당 57명, 벨기에는 51명, 폴란드는 39명으로 뒤를 이었다.

워싱턴포스트는 “유럽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의료 대란에 직면했다”며 “집중 치료실 수용치가 빠르게 한계점에 다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계에 다다르는 시점은 독일이 12월, 프랑스와 스위스는 11월 중순, 벨기에는 이번 주말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