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ESG] 탐방노트 - 한국전력
보령화력본부 10MW 습식 CO2 포집설비. 사진=한국전력 제공
보령화력본부 10MW 습식 CO2 포집설비. 사진=한국전력 제공
한국전력은 국내 주요 발전소(한국수력원자력, 한국남동발전, 한국중부발전, 한국서부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동서발전) 6개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으며, 정부가 18.3% 주요 주주로 있는 공기업으로 구역전기사업자를 제외한 국내 전역에 전력을 판매하는 전력공급사업자다. 전력공급자라는 측면에서, 한국전력의 환경 분야에서 역할은 특히 중요하다.

한국전력은 과거 분산되어 추진하던 과제를 종합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분야별 전략 체계를 수립하고 계획을 이행하고 있다. 주요 ESG 추진 목표는 전북 서남권 1.2GW, 전남 신안 1.5GW, 제주 한림 100MW 등의 해상풍력 사업 본격화, 온실가스 배출전망치(BAU) 대비 4700만 톤 감축 등을 포함한다. 또 자발적 석탄발전 상한제 도입, 노후 석탄발전소 폐기, 진행 중인 해외 석탄발전소(인도네시아, 베트남)를 제외한 신규 건설 중단 등을 통해 친환경에너지 전환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전력은 지난 2007년 이미 환경경영 시스템 ISO 14001을 취득하고, 2019년에는 연달아 부패방지경영 시스템 ISO 37001, 안전보건경영 시스템 ISO 45001 등 국제표준 시스템을 취득하면서 ESG 경영을 확산하고 있다.

전력 생산의 대전환…2050년 탄소중립 실현


더 깨끗한 에너지

최근 전 세계에서 누적된 환경오염으로 이상기후, 에너지난, 전력난 등 이슈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국내를 포함해 전 세계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기 위해 친환경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한국전력은 국내 주요 발전 자회사를 보유한 만큼 온실가스 배출량의 37% 비중을 차지하는 기존 발전 부문에 대한 대체재를 모색해야 한다. 최근 한국전력은 탄소중립 비전 ‘제로 포 그린(ZERO for Green)’을 선포하며 에너지 생산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로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제로 포 그린은 2050년까지 석탄발전 전면 중단,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확대, 신재생에너지 기술 개발 및 활용 등 중·장기적 계획을 포함한다. 이미 2019년 서남해 해상풍력 실증 단지 준공, 신재생에너지 관련 인프라 구축 등 다양한 성과를 이뤘다. 또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전력발전사는 2020년 온실가스 배출량 목표치를 전년 동기 대비 13.2% 감소한 1억7560만 톤으로 잡았다. 한국전력은 친환경에너지 전환 가속화를 위해 2019년 5억 달러, 2020년 5억 달러, 2021년 3억 달러의 그린본드와 2019년·2020년에는 지속가능채권을 2년 연속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전력은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위해 올해부터 자발적 석탄발전 상한제를 실행하고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인 석탄발전 이용률을 2019년 70%에서 2020년 59%까지 줄인 상황이다. 추후 석탄발전 이용률을 50% 초반까지 감축할 계획이다. 결과적으로 석탄발전량은 줄이고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확대하기 위해 서남해 해상풍력 실증 단지 사업 준공 외에도 제주한림 해상풍력발전 단지 건설을 계획 중이다. 여기에 신재생에너지 직접 발전 사업을 위한 법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력 생산의 대전환…2050년 탄소중립 실현


친환경에너지 전환을 위한 기술개발

ESG 경영에서 한국전력이 가장 야심 차게 추진하는 분야는 친환경에너지 전환을 위한 신기술 개발 부문이다. 한국전력은 CCUS(이산화탄소 포집·저장·활용) 기술개발을 통해 CCS 실증 플랜트를 건설하고, 2019년 9월부터 3개월 동안 가동해 안전성을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토대로 국내 CCS 분야 최초로 산업통상자원부 지정 첨단기술에 선정된 바 있다. 또 국내 최초로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사용해 메탄으로 전환하는 기술을 개발해 5kW급 메탄화 테스트 베드를 구축하는 등 여러 가지 신재생에너지 기술을 개발 중이다. 미세먼지 감축 기술 개발 로드맵을 수립해 저탄장(석탄 저장 장소) 비산먼지 저감 기술, 2차 미세먼지 생성 물질에 대한 통합 제어 기술 등을 포함한 총 5개 기술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해상풍력 설치를 보다 수월하게 하는 해상풍력 일괄설치선(Multi-purpose Mobile Base, MMB)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기존 해상풍력은 해당 부지에 하부 기초를 고정하고 부품을 운송해 조립하는 방식으로 공사 기간만 최대 90일가량 걸린다. 반면 이번에 개발한 일괄설치선은 육지에서 하부 기초부터 상부 터빈까지 모두 조립을 마친 후 해당 부지에 석션 공법으로 설치하는 방식이다. 공사 기간은 약 10일로 단축되며 5MW급 풍력발전기 기준 1기 건설 시 설치 비용 약 37억원을 절감 가능하다. 이렇듯 한국전력은 친환경 기술 개발에 앞장서면서 ESG 경영에 힘쓰고 있다. 향후 기술개발을 통해 기업 이익 증진에도 의미 있는 성과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전력 생산의 대전환…2050년 탄소중립 실현


에너지 전문 인력 양성

한국전력은 사회와 거버넌스 부문에도 신경 쓰고 있다. 한국전력이 2017년 수립한 일자리 창출 로드맵은 2022년까지 비정규직 제로화, 사회통합 일자리 생태계 확립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9년 기준 정규직 채용 1773명 중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약 96% 비중(1699명)은 청년을 채용했으며, 파견 용역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 위해 3개 자회사를 설립해 총누적 8237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에너지밸리기업개발원을 준공해 에너지 전문 인력 양성, 스타트업 발굴 및 육성, 에너지 관련 시험설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 외에도 미아 예방 캠페인, Eye Love 천사 프로젝트, 국내외 봉사활동 등의 사회 공헌을 실천하고 있다.

한국전력은 사내이사(7명)와 사외이사(8명) 중 사외이사 한 명을 의장으로 선임해 지배구조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한국전력은 정부(18.2%)와 산업은행(32.9%)이 전체 지분에서 과반수를 차지하는 공기업이다. 이에 따라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과 한국전력 정관을 준수해 이사를 선임해야 할 의무가 있다.

한국전력은 지배구조 투명성과 윤리경영을 위한 거버넌스 외에도 임직원 내 잠재된 인권 리스크인 갑질 및 직장 내 괴롭힘, 성희롱 및 성폭력, 양성평등 침해 등을 예방하기 위해 고충처리 채널 및 프로세스 구축, 변호사 대리신고제 도입 등을 운영하고 있다.

권덕민 신영증권 유틸리티 담당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