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중파' 마잉주 찾은 中청명황제 제사…"제문에 '통일은 필연'"
중국을 방문 중인 친중 성향의 마잉주(馬英九) 전 대만 총통이 4일 대만 청년 대표단과 산시(陝西)성에서 열린 청명절 제사 행사에 참석했다.

중국중앙TV(CCTV) 등 매체들에 따르면 마 전 총통은 이날 오전 산시성 황링현에서 열린 '갑진년(2024년) 청명 황제(黃帝·중국 고대 군주 헌원씨를 가리키며 중국 문명의 시조로 간주됨) 제사'에 참가했다.

올해 황제 제사는 "중화민족 공동체의식을 확고히 하고, 중국식 현대화의 새로운 장정을 위해 분투한다"를 주제로 한다.

선전위성TV는 이번 황제 제사 제문에 "양안 일통(통일)은 역사적 필연"이라는 문구가 들어있다고 전했다.

지난 1일 중국 대륙에 도착한 마 전 총통은 11일까지 광둥성·산시성·베이징 등에서 '뿌리 찾기'와 교류에 나설 예정이다.

그는 작년 3월 말에도 중국 당국의 초청에 응해 본토로의 이른바 '성묘 여행'을 해 관심을 끈 바 있다.

이는 1949년 국민당이 공산당에 패배해 대만으로 쫓겨간 이후 74년 만에 전·현직 대만 총통의 첫 중국 방문이었다.

당시 그는 조상을 기리는 청명절을 맞아 후난성 샹탄현에 묻힌 조상 묘소에 제사를 지내고 국민당 정부 수도였던 난징·충칭과 함께 상하이 등을 돌아보면서 '개인적 방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방문 기간 국공합작의 연결 고리라고 할 수 있는 '국부'(國父) 쑨원(孫文)의 묘를 방문하는 등 대만 총통 선거(대선)를 앞두고 '친미·독립' 성향의 현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 반대 표심 결집을 노렸다는 평가도 나왔다.

현재 중국 당국은 집권 민진당을 배제하고 국민당을 사실상 공식 대화 파트너로 지목하고 있다.

특히 마 전 총통 재임 기간인 2008∼2016년 8년간 양안 관계가 안정되고, 2015년엔 싱가포르에서 그와 시진핑 국가주석의 사상 첫 양안 정상회담이 이뤄지는 등 '양안 관계 전성기'를 맞았다는 점에서 중국은 마 전 총통을 각별히 대해왔다.

마 전 총통은 방중 첫날인 지난 1일에도 중국 선전에서 중국의 대만 담당 기구인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쑹타오 주임을 만나 '92합의'('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그 표현은 각자 편의대로 한다는 1992년 합의)에 대한 찬성 입장을 재확인했다.

대만 집권 민진당은 92합의를 인정하지 않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