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중 ELS를 판매 중인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의 비예금상품 판매 전담창구와 ELS 상품 가입 전 이용자 성향 분석 화면 모습. 사진=연합뉴스
시중은행 중 ELS를 판매 중인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의 비예금상품 판매 전담창구와 ELS 상품 가입 전 이용자 성향 분석 화면 모습. 사진=연합뉴스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사태 여파로 연초 ELS 조기상환율이 60%대까지 내려앉은 것으로 나타났다. ELS 조기상환율이 통상 90%를 훌쩍 웃돌았던 점을 고려하면 이는 이례적 현상이다.

5일 한국예탁결제원 통계에 따르면 올 1월 ELS 상환금액 기준 조기상환율은 65.7%를 기록했다.

지난달 조기·만기·중도상환 등을 포함한 전체 상환금액(약 3조5110억원)에서 조기상환 금액(약 2조3080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전체 상환 종목 수(5677개)에서 조기상환된 종목 수(1087개)가 차지하는 비중도 19.1%에 머물렀다.

최근 2년간(2022년 1월∼2024년 1월) 월별 조기상환율을 살펴보면 금액 기준으로는 지난 2022년 6월(93.5%) 한 차례를 제외하면 모두 95%를 넘어섰고, 종목 수 기준으로는 지난해 12월(32.5%)을 빼면 모두 40∼80%대를 유지해 왔다.

이를 감안할 때 지난달 조기상환율은 금액 기준으로도 종목 수 기준으로도 뚜렷히 낮은 수준이다.

ELS는 기초자산으로 삼은 주가지수 등에 연계돼 투자수익이 결정된다. 일정 시점마다 기초자산 가격을 평가해 조기상환의 기회를 주고 만기 시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기준을 밑돌면 가격 하락률만큼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지난달 조기상환율이 60%대로 밀려난 것은 최근 논란이 되는 홍콩H지수 ELS 사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1월 상환금액을 상환 형태별로 보면 조기상환이 약 2조3080억원(65.7%), 만기상환이 약 9740억원(27.7%), 중도상환이 약 2300억원(6.5%) 수준이다.

평상시 대비 조기상환 액수 자체가 다소 줄기도 했지만, 그보다 만기상환과 중도상환의 비중이 크게 늘어 조기상환율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는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ELS 상품들이 앞선 다섯 차례의 조기상환 시점에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만기까지 버티다가 상환됐기 때문으로 읽힌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