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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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사진)은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 사태와 관련해 이달 금융회사와 소비자 간 손실을 배분하는 분쟁 배상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4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아직 검사가 완결되지 않았지만 (금융회사의) 불완전판매 혹은 부적절한 판매가 있었다는 걸 확인했다”고 했다. 창구에서 고객에게 노후 보장용 자금이나 암보험금 투입을 권유하거나, 설명 녹취 의무를 피하기 위해 온라인으로 판매된 것처럼 꾸며낸 사례를 꼽았다.

그는 “이달 금융회사와 소비자 간에 손실을 배분하는 분쟁 배상안을 마무리할 예정”이라며 “공적 절차와 별개로 금융사가 검사 결과에 따라 일부를 자율 배상할 수 있는 절차를 병행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ELS 판매와 관련해 “시중은행의 ELS 판매 전면 금지를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이어 “당국이 ELS 등 판매 관련 제도를 운용함에 있어 지나치게 형식적으로 진행되는 것을 충분히 통제하지 못한 점을 국민에게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지난 2일 기준 금감원에 접수된 관련 분쟁조정 및 민원 신청은 약 3000건에 달한다. 금감원은 지난달부터 국민 신한 하나 농협 SC제일 등 다섯 개 은행과 한국투자 미래에셋 삼성 KB NH투자 키움 신한투자를 비롯한 증권사 일곱 곳을 대상으로 현장검사를 벌여 왔다. 검사는 애초 지난 2일까지로 예정됐지만, 금감원은 일부 판매사에 대해 설 이후 추가 검사를 하기로 했다.

이 원장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과 관련해선 “원활히 진행된다면 올해 3, 4분기까지 구조조정의 틀이 잡힐 것”이라며 “욕심대로라면 (구조조정을) 연내 마무리 지을 것”이라고 밝혔다.

부실 PF 사업장에 대한 금융회사의 엄정한 충당금 적립을 통해 자율적 정리를 유도한다는 방침도 재확인했다. 그는 “100% 손실을 충당하라는 것은 가감 없이 시장에서 가격 조정을 통해 모든 것을 정리하자는 얘기”라며 “충당금 적립과 경·공매를 진행해 ‘돈맥경화’가 풀리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지난달 임원회의에서 “단기 성과에 치중해 PF 손실 인식을 회피하면서 남는 재원을 배당·성과급으로 사용하는 금융사에는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금감원은 설 이후 충당금 적립이 적절한지 확인하기 위해 대형 저축은행과 캐피털사, 상호금융협회 현장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금감원은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기준과 충당금 적립 방안에 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 위해 관계기관 협의에도 들어갔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