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총장 "상황 악화 매우 우려"…美 "에콰도르 정부와 협력할 것"
"법치에 대한 공격"…국제사회, 에콰도르 갱단 한목소리 규탄
국제사회가 10일(현지시간) 남미 에콰도르 도심 곳곳에서 폭력과 테러 행위를 일삼으며 현지를 무법천지로 만든 갱단에 대해 일제히 규탄하고 나섰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에콰도르 상황 악화와 에콰도르 국민 삶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이 전했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은 에콰도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폭력 사태에 대처하기 위해 에콰도르 정부와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지원 방안에 대해서는 (아직 에콰도르 측과) 대화하진 않았다"면서 다만 미군 투입을 비롯한 병력 지원에 대한 고려는 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역시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에 에콰도르 무장단체 공격을 비난하며 에콰도르 당국과의 협력 의사를 밝혔다.

유럽연합(EU)도 준동하는 에콰도르 갱단 규탄에 가세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 대표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갱단의 활동을 "민주주의와 법치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이라고 규정하며 "EU는 에콰도르 피해자와의 연대를 표명한다"고 썼다.

멕시코와 콜롬비아, 칠레 등 중남미 주변국도 에콰도르 정부 당국에 대한 지지와 지원 의사를 잇따라 밝혔다.

에콰도르에서는 이 나라 최대 범죄단체 수괴의 탈옥과, 이에 대응한 정부의 국가 비상사태 선포를 계기로 갱단원 주도의 테러와 소요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무장 괴한의 방송국 난입, 경찰관 피랍, 대법원장 자택 주변 폭발물 테러, 대학교 시설 점거, 차량 방화 등 전국 곳곳에서 혼란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최소 11명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 세계 주요 코카인 생산국인 콜롬비아와 페루 사이에 끼어 있는 에콰도르는 몇 년 새 유럽과 북미로 가는 마약 거래 통로로 이용되면서, 항구 도시를 중심으로 영향력 확대에 나선 갱단 간 분쟁의 한복판에 놓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