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사진=REUTERS
애플이 삼성전자에 이어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적용한 스마트폰을 선보일 전망이다. 2024~2027년 누적 출하량이 10억 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AI 스마트폰 시장을 놓고 삼성전자와 애플의 격돌이 예상된다.

○애플, 아이폰16에 AI 적용

삼성 vs 애플, 내년엔 'AI 스마트폰 전쟁'
22일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내년 하반기 자체 생성형 AI를 심은 ‘아이폰16’ 시리즈를 출시한다. 애플의 생성형 AI는 이 회사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대규모언어모델(LLM) ‘에이젝스’를 바탕으로 설계됐다. 애플은 여기에 용량이 적은 메모리 반도체로도 생성형 AI를 효율적으로 가동할 수 있는 ‘윈도잉’ ‘행-열 번들링’ 기술을 적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AI 스마트폰은 네트워크 연결 없이도 스스로 AI 연산·추론을 할 수 있다. 이 같은 연산·추론을 뒷받침하려면 기기 내부에 상당한 데이터를 축적·보관해야 한다. 하지만 스마트폰에 장착되는 메모리 용량이 크지 않아 보관할 수 있는 데이터 규모도 한계가 있다. 애플이 윈도잉 등의 기술을 활용하면 메모리의 LLM 처리능력이 두 배까지 확대되고, 중앙처리장치(CPU)·그래픽처리장치(CPU) 추론 속도가 20~25배까지 향상된다.

애플은 새로운 AI 기술인 ‘휴먼 가우시안 스플랫(HUGS)’도 개발해 아이폰에 적용할 계획이다. 이 회사가 막스플랑크 지능시스템연구소와 함께 개발한 HUGS는 3차원(3D) 아바타를 만드는 기술이다.

동영상에서 배경과 인물을 분리하고, 이를 다시 재활용할 수 있다. 춤추는 사람의 동영상이 있다면 배경과 얼굴, 복장을 모두 바꾸는 등 재조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애플은 내년 하반기 내놓는 아이폰16 시리즈에 이 같은 AI 기술을 얹을 전망이다.

삼성전자도 AI 스마트폰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삼성의 생성형 AI ‘삼성 가우스’를 적용한 갤럭시S24 시리즈를 다음달 선보일 계획이다. 이 제품에는 실시간 통역 통화가 가능한 ‘AI 라이브 통역 콜’ 기능도 담긴다. 인터넷 연결 없이 스마트폰에 내장된 삼성 가우스를 활용해 메일 작성과 문서 요약, 문법 교정 등의 작업도 가능하다.

○AI폰 비중 4%→40%

삼성전자와 애플이 AI 스마트폰 시장을 놓고 ‘총력전’을 펼치는 것은 시장 재편 흐름과 맞물린다. 2027년 세계 스마트폰 10대 가운데 4대에 생성형 AI가 적용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AI 스마트폰 출하량은 올해 4700만 대에서 2027년 5억2200만 대로 10배 넘게 불어날 전망이다. 2024~2027년 누적 출하량은 10억 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AI 스마트폰 점유율은 올해 4%에서 2027년엔 40%로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삼성전자가 앞으로 2년 동안 AI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의 2024~2025년 AI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50%에 달할 것으로 관측했다. 다음달 내놓는 AI 스마트폰인 갤럭시S24를 앞세워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구글이 올해 10월 AI 스마트폰인 픽셀8 시리즈를 내놨지만, 브랜드 선호도가 낮아 판매량은 많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주도권을 계속 쥐고 갈지는 미지수다. 애플이 내년 하반기 AI 스마트폰 시장에 가세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화웨이·샤오미·오포·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도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어 판도가 바뀔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익환/황정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