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구려 이미지 벗어났나?…中화장품 매출 5년만에 51% 성장
중국 화장품 브랜드의 자국 내 경쟁력이 5년 새 크게 성장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시장 조사기관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은 지난주 발간한 '중국 뷰티' 리포트에서 중국 화장품 브랜드, 일명 'C-뷰티' 매출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51% 성장했다고 밝혔다.

이는 같은 기간 중국 전체 화장품 시장이 42% 성장한 것을 능가한다.

유로모니터의 양후 매니저는 "소비자들은 C-뷰티를 해외 브랜드의 저가 대체품이나 위조품으로 인식했는데 이제는 그러한 '위조' 딱지를 떼고 고급화를 목표로 삼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중국의 뷰티 시장은 지난해 789억달러(약 104조원) 규모로 그중 기초 화장품이 410억달러(약 54조원), 색조 화장품이 82억달러(약 11조원)를 차지했다.

중국에서 판매된 화장품 톱20 중 C-뷰티의 점유율은 2017년 14%에서 지난해 28%로 늘어났다.

여전히 중국 뷰티 시장은 로레알, 에스티로더, 입생로랑, 크리스챤 디올 등 해외 브랜드가 점령하고 있지만 중국 브랜드는 개인 맞춤화, 제품 개발 등의 전략으로 성장하고 있다.

중국 브랜드 중 자란(伽藍·Jala), 프로야 등은 신제품 개발과 젊은층을 겨냥한 마케팅 전략으로, 위노나와 플로라시스 같은 신흥 브랜드는 성분과 제품 구성 방식의 혁신을 통해 잠재력을 보였다고 유로모니터는 분석했다.

온라인 쇼핑과 유명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라이브 커머스를 주 판매 통로로 활용한 것도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여기에 알리익스프레스와 쉬인 같은 전자상거래 플랫폼들은 중국 화장품이 해외 소비자에게 판촉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다만 C-뷰티는 여전히 한국이나 일본 화장품 브랜드에 비해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떨어지고 있어 일부 중국 브랜드는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선택지를 통해 세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SCMP는 설명했다.

이어 중국 화장품이 강한 성장 동력을 보이지만 중국 소비자들이 글로벌 소비자 평균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브랜드 충성도를 보이는 탓에 제품의 수명 주기가 짧은 것은 걸림돌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말 유로모니터가 진행한 소비 패턴에 관한 별도의 조사에서 중국 소비자들이 색조 화장품의 경우 늘 같은 브랜드나 제품을 구매한다고 답한 비율은 11%에 그쳤다.

유로모니터는 중국의 향수 산업이 차세대 '블루칩'이라고 짚었다.

중국 젊은층 사이에서 자국 유산과 엮어 '중국의 향'이라는 스토리를 내세우는 향수들이 매우 인기를 끌고 있다며 "프리미엄 향수는 더 많은 C-뷰티 브랜드가 번창할 다음 분야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중국의 1인당 향수 소비는 1.5달러(약 2천원)로 한국 12달러(약 1만6천원), 일본 4달러(약 5천원)에 비해 낮아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유로모니터는 짚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