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훔친 문화유산 팔려다 덜미…은닉한 32점 원래 자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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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서 도난 당한 불화 11점, 불상 21점 환수
1988년부터 2004년까지 전국 14개 사찰서 도난 당해
조계종, 23일 환수 사실 알리는 고불식 개최
1988년부터 2004년까지 전국 14개 사찰서 도난 당해
조계종, 23일 환수 사실 알리는 고불식 개최
경북 포항 보경사에 있던 그림 '영산회상도(靈山會上圖)'는 18세기 후반 불화의 전형적인 채색법과 세련된 필치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1999년 5월 영산회상도는 보광사에 보관되던 '지장보살도(地藏菩薩圖)'와 함께 갑자기 자취를 감췄다.
도난당한 두 작품은 20여 년의 시간이 흐른 뒤 모습을 드러냈다. 2020년 1월 서울 종로구에서 사립박물관을 운영하던 A씨가 한 경매사에 작품을 출품하다 덜미를 잡힌 것. 경찰 수사 결과 A씨가 주택과 창고에 총 32점의 도난 불교 문화유산을 은닉해온 사실이 밝혀졌다.
전국 14곳의 사찰에서 도난당했다가 되찾은 불교 문화유산이 원래 자리로 돌아간다. 문화재청은 포항 보경사 '영산회상도'를 비롯해 1988년에서 2004년까지 각 사찰에서 잃어버렸다가 되찾은 불교 문화유산 32점을 지난달 대한불교조계종에 반환했다고 22일 밝혔다.
환수한 문화유산은 불화 11점, 불상 21점이다. 1988년 구례 천은사에 있다가 사라진 불상 '제석천상(帝釋天像)'과 '나한상(羅漢像)' 등 역사적·회화사적 가치를 지닌 작품들이 포함돼있다. 이 작품들은 전라도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한 조선 후기 조각 장인 색난(色難) 등 여러 장인이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수사 당시 문화재청 문화재 감정위원들은 A씨로부터 압수한 32점 전부에 대해 진위감정을 실시했다. 그 결과 순천 선암사, 강진 백련사, 해남 미황사 등 조계종 소속 14개 사찰들에서 서로 다른 시기에 도난당한 문화유산임을 확인했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발견 당시 일부 불상은 틈이 심하게 벌어지거나 파손됐으며, 일부 불화는 임의로 덧칠이 되어 있는 등 원형이 훼손된 것으로 전해졌다. 문화재청은 사건 판결이 나올 때까지 문화유산들이 원형을 보존할 수 있도록 국립고궁박물관 수장고에 위탁·관리해왔다. 지난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이 압수 문화재의 원소장처 환부를 결정함에 따라 해당 문화유산을 종단에 돌려줬다.
조계종은 23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환수 사실을 알리는 고불식(告佛式)을 연다. 종단은 도난 문화유산 환수에 기여한 이재원 문화재청 안전기준과장, 정진희·최은령 문화재 감정위원, 강상우 경위 등 4명에게 감사패를 수여할 예정이다.
문화재청은 "앞으로도 문화유산이 제자리에서 안전하게 보존되고 원활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대한불교조계종과 경찰청 등 관련 기관들과 협력해 도난 문화유산을 회수하는 데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했다.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
도난당한 두 작품은 20여 년의 시간이 흐른 뒤 모습을 드러냈다. 2020년 1월 서울 종로구에서 사립박물관을 운영하던 A씨가 한 경매사에 작품을 출품하다 덜미를 잡힌 것. 경찰 수사 결과 A씨가 주택과 창고에 총 32점의 도난 불교 문화유산을 은닉해온 사실이 밝혀졌다.
전국 14곳의 사찰에서 도난당했다가 되찾은 불교 문화유산이 원래 자리로 돌아간다. 문화재청은 포항 보경사 '영산회상도'를 비롯해 1988년에서 2004년까지 각 사찰에서 잃어버렸다가 되찾은 불교 문화유산 32점을 지난달 대한불교조계종에 반환했다고 22일 밝혔다.
환수한 문화유산은 불화 11점, 불상 21점이다. 1988년 구례 천은사에 있다가 사라진 불상 '제석천상(帝釋天像)'과 '나한상(羅漢像)' 등 역사적·회화사적 가치를 지닌 작품들이 포함돼있다. 이 작품들은 전라도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한 조선 후기 조각 장인 색난(色難) 등 여러 장인이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수사 당시 문화재청 문화재 감정위원들은 A씨로부터 압수한 32점 전부에 대해 진위감정을 실시했다. 그 결과 순천 선암사, 강진 백련사, 해남 미황사 등 조계종 소속 14개 사찰들에서 서로 다른 시기에 도난당한 문화유산임을 확인했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발견 당시 일부 불상은 틈이 심하게 벌어지거나 파손됐으며, 일부 불화는 임의로 덧칠이 되어 있는 등 원형이 훼손된 것으로 전해졌다. 문화재청은 사건 판결이 나올 때까지 문화유산들이 원형을 보존할 수 있도록 국립고궁박물관 수장고에 위탁·관리해왔다. 지난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이 압수 문화재의 원소장처 환부를 결정함에 따라 해당 문화유산을 종단에 돌려줬다.
조계종은 23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환수 사실을 알리는 고불식(告佛式)을 연다. 종단은 도난 문화유산 환수에 기여한 이재원 문화재청 안전기준과장, 정진희·최은령 문화재 감정위원, 강상우 경위 등 4명에게 감사패를 수여할 예정이다.
문화재청은 "앞으로도 문화유산이 제자리에서 안전하게 보존되고 원활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대한불교조계종과 경찰청 등 관련 기관들과 협력해 도난 문화유산을 회수하는 데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했다.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