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3주 안 남기고 유세 강행군 중…대통령실, '입원설' 일축
에르도안 건강이상설…복통으로 생방송 중단·유세 일정 취소
내달 14일 총·대선을 앞두고 선거유세 강행군을 하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69) 튀르키예 대통령이 건강 문제로 생방송 인터뷰를 중단하고 유세 일정도 취소했다.

AP, AFP 통신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오늘은 의사들의 권고에 따라 집에서 쉰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당초 이날 튀르키예 중부 3개 도시에서 유세 활동을 벌일 예정이었지만, 푸아트 옥타이 부통령이 대리로 참석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신의 허락으로 내일부터는 일정을 계속 소화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불과 몇 시간 뒤 집권당인 정의개발당(AKP)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27일 일정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에르도안 대통령은 튀르키예 최초 원전인 아쿠유 원전 준공식에는 화상 회의 형식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아쿠유 원전 준공식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이번 주 유세 일정 중 가장 중요한 행사로 꼽힌다.

그가 선거가 3주도 안 남은 중요한 상황에서 일정을 줄줄이 취소한 것은 건강 악화 때문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25일 밤에는 복통으로 생방송 인터뷰를 잠시 중단하기도 했다.

그가 출연한 프로그램은 예정보다 90분 늦게 시작했고, 시작 10분 후에는 질문 도중에 광고가 나갔다.

인터뷰 방송이 갑자기 중단되기 전 카메라는 흔들렸고, 질문하던 기자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카메라 밖에서는 깜짝 놀라는 목소리가 들렸다.

약 15∼20분 뒤 인터뷰가 다시 시작하자 에르도안 대통령은 "어제와 오늘 힘들어서 장염에 걸렸다"고 설명하며 사과했다.

AFP 통신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안색이 잿빛이었고 방송은 몇 분 후 종료됐다고 전했다.

인터뷰 중단 소동 후 온라인에서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심각한 질병으로 입원했다는 소문이 돌았으나 파흐레틴 알툰 튀르키예 대통령실 공보국장은 이를 부인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튀르키예 총리 시절이던 2011년과 2012년 장 수술을 받은 적이 있지만, 그 이후로는 건강한 상태를 유지해왔다.

총리·대통령으로서 20년간 튀르키예를 이끌어온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이번 선거는 집권 최대 고비다.

경제 위기와 지난 2월 발생한 대규모 지진 피해로 민심을 잃은 에르도안 대통령은 여론조사에서 야당 단일후보 케말 클르츠다로울루 공화인민당(CHP) 대표보다 지지율이 낮게 나오기도 하는 등 정치적인 위기에 놓여 있다.

클르츠다로울루 대표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인터뷰 방송이 종료된 후 트위터에 "에르도안에게 안부를 전한다"며 빠른 회복을 기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