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 위원회 소집, 정부 상대 추궁키로…총리실 "선거 결과 바꾸지 못해"
캐나다 정보국 "중국, 자유당 승리 위해 총선 개입"…정가 시끌
캐나다 하원이 지난 2021년 캐나다 총선에 대한 중국의 적극 개입 논란을 규명하기 위해 특별 운영위원회를 소집기로 했다고 일간 글로브앤드메일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은 전날 중국이 2021년 총선에서 자유당의 승리를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특정 후보들을 집중적으로 지원했다는 내용으로 캐나다보안정보국(CSIS)이 작성한 일급 비밀 문건을 공개, 보도하면서 정가에 논란을 불렀다.

하원은 보수, 신민주당 등 야권의 요구에 따라 21일 운영위를 소집해 정부를 상대로 진상을 추궁할 예정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운영위에는 케이티 텔포드 총리비서실장을 비롯해 멜라니 졸리 외교, 마코 멘디치노 공공안전, 도미니크 르블랑 내무 장관 등 정부 주요 부처 장관들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보도에 따르면 정보국 문건은 총선 당시 중국이 후원금 명목의 현금 제공, 중국 유학생의 선거 운동 투입, 정보 공작 등을 동원해 친중국 성향의 자유당 후보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특정 자유당 후보에 대한 선거 후원금을 기부하도록 우호적 인사들을 유도한 뒤 차후 이를 보전해 주는 방식으로 선거 개입 공작을 벌였다고 문건은 지적했다.

특히 선거 실시 두 달 전 한 중국 외교관은 자유당의 승리를 바라지만 소수 정부에 그치는 결과가 나와야 한다며 중국 정부가 "캐나다 의회에서 각 정당이 서로 싸우는 상황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말한 것으로 문건은 전했다.

중국은 또 특정 하원 의원들을 겨냥해 여론을 선동, 조작하고 기업과 학계의 친중국 대리인들을 동원, 선거 개입을 넘어서는 활동을 폈다고 문건은 밝혔다.

정보국의 해당 문건은 당시 총리실을 비롯한 정부 요인들에 회람, 공유됐으며 미국, 영국, 캐나다 등 서방 5개국의 정보공유 동맹체인 '파이브 아이즈(Five Eyes)'와 독일·프랑스 당국에도 전달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날 야당 의원들은 운영위 소집 요구서를 통해 "베이징 정부가 캐나다의 민주주의 제도에 개입하고 영향을 미치기 위한 전략을 자행했다"며 "충격적인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한 보수당 의원은 "캐나다 국민이 정부로부터 투명하게 사실을 알아야 할 권리가 있다"며 "중국 공산당이 2021년 선거에 개입한 사실에 대해 현 정부가 무엇을 알고 있었는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중국의 선거 개입을 평가절하하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자유당이 이득을 얻었다고 해서 사실에 눈을 감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정부 측은 "중국은 상시로 캐나다 사회의 다방면에 개입하려고 시도한다"며 선거 역시 예외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또한 중국의 개입 시도가 2019 및 2021년 선거의 전반적인 결과에 영향을 주지 않았으며 두 선거는 모두 자유롭고 공정하게 치러졌다고 밝히고 있다고 글로브지는 설명했다.

총리실은 이날 "중국의 개입은 새롭지도 않고, 비밀도 아니다"라며 관련 활동이 선거 결과를 바꾸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