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에 이어 투자은행(IB)도 ‘해고 물결’에 휩쓸렸다. 골드만삭스, 씨티그룹 등에 이어 모건스탠리가 감원 대열에 합류했다.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중에도 상대적으로 건재했던 월가에서도 구조조정 바람이 불고 있다는 분석이다.

6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이날 직원 1600명의 해고를 결정했다. 전체 인력(8만1567명) 중 2%가량을 줄이는 조치다. 제임스 고먼 모건스탠리 최고경영자(CEO)는 앞서 지난 1일 “일부 직원을 해고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모건스탠리가 전사적 차원에서 감원에 나선 건 2019년 이후 처음이다. 2020년 투자관리업체 이튼밴스를 70억달러(약 9조2400억원)에 인수하는 등 팬데믹 시기에도 사세를 확장했다. 2020년 1분기부터 지난 3분기까지 인력을 34% 늘렸다. 하지만 경기침체 우려와 실적 악화가 겹치자 결국 몸집 줄이기에 들어갔다. 이 은행의 지난 3분기 매출은 129억8600만달러로 전년 동기(147억5300만달러) 대비 12% 감소했다. 특히 IB 부문 매출(12억8000만달러)은 55% 급감했다.

다른 IB들도 인력을 줄이고 있다. 웰스파고는 지난 1일 주택담보대출 부문 직원 수백 명을 해고했다. 지난달 초 씨티그룹은 50명, 바클레이스는 200명을 감원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9월 전체 인력 약 4만 명 중 최대 3%를 감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동성 위기에 빠진 크레디트스위스는 올 4분기 2700명을 해고하는 등 2025년까지 9000명을 감원한다는 계획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채용 속도를 늦추기로 했다.

월가 은행원의 보너스도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 2일 블룸버그는 “JP모간,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그룹 등이 직원들의 보너스를 최대 30% 삭감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월가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리치 핸들러 CEO는 지난주 사내 직원들에게 “올해는 보너스를 잘 주기 어려울 것”이라며 “업계 내 모든 회사가 상황이 그렇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