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티세미콘 무자본 M&A 지원한 유진증권…결국 CB 차익은 에디슨모터스 세력이 챙겨
유진, 콜옵션 100% 대주주에 제공
에디슨모터스 주가조작 세력이
CB 넘겨받아 장내서 차익 실현
자회사 세운 후 CB 인수토록 해
에이티세미콘은 온갖 방법을 동원해 CB를 발행하고 유통했다. 2020년엔 자본금 30억원의 에이티에이엠씨를 100% 자회사로 설립한 뒤 에이티세미콘 CB를 인수하도록 했다. 한 회계사는 “100% 자회사가 모회사 CB를 인수한다는 건 이해하기 어려운 행위”라며 “회사가 스스로 CB 머니게임을 하고 있다는 것을 자인한 꼴”이라고 말했다. 에이티세미콘은 또 정윤호 부사장이 설립해 지분 100%를 보유한 삼성코퍼레이션을 대상으로 CB를 발행하기도 했다.CB는 장외로 돌고 돌다가 주가가 반짝하면 주식으로 전환돼 장내에서 팔렸다. CB 매물 폭탄은 연중 내내 쏟아지고 있다. 2020년 이후 주식으로 전환된 에이티세미콘의 CB 규모는 516억원에 이른다. 작년 4월 무상감자를 시행한 직후 1426만 주였던 발행주식 수는 현재 7228만 주로 다섯 배 이상 늘었다. 주가는 2020년 9월 8000원에서 1400원(28일 종가 기준)까지 추락했다.
에디슨모터스 세력의 ‘CB 차익거래’
이 와중에 ‘선수’들은 짭짤한 수익을 내고 있다. 에이티세미콘은 유진투자증권이 보유했던 CB 200억원어치를 포함해 전체 300억원 규모의 CB를 지난 3월 아임(현 아임존)에 넘겼다. 아임은 한수지 대표가 최대주주, 한광종 씨가 감사로 있는 투자회사다. 두 사람은 에디슨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에 연루된 인물이다. 이들은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 측이 인수한 에디슨EV(스마트솔루션즈) 유앤아이(이노시스) 등에서 CB 투자로 큰돈을 번 것으로 알려졌다.아임은 한 대표 등에게 에이티세미콘 CB 중 일부를 장외로 넘겼다. 이들은 주가가 오를 때마다 CB를 주식으로 전환해 차익을 거뒀다. 한 대표가 올해 4월부터 8월까지 올린 이익은 43억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아임은 에이티세미콘에 CB 인수대금 300억원을 완납하지 않았다. 현재까지 납입한 대금은 130억원에 불과하다. 아임은 단계적으로 에이티세미콘 CB를 처분해 인수대금을 마련하고 있다. 주가가 부진하면 납입 일정을 연기하고 있다. 한 기업금융 전문가는 “이미 발행된 CB로 땅 짚고 헤엄치기식의 차익거래를 하고 있는 셈”이라며 “결국 개인투자자 피해로 돌아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석철/조진형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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