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왼쪽) 더불어민주당-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사진=연합뉴스
김동연(왼쪽) 더불어민주당-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사진=연합뉴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경기도지사 개표에서 막판 대역전극이 벌어졌다.

개표율 80% 수준까지만 해도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가 3%포인트 차로 안정적으로 앞서갔다. 하지만 개표 96% 수준을 넘긴 2일 새벽 5시32분께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김은혜 후보를 처음으로 280표 차로 역전하며 기세를 뒤바꿨다.

김동연 후보는 이날 오전 7시 10분께 당선이 확실시되자 "오늘 승리는 김동연 개인의 승리가 아니라 변화를 바라는 도민과 국민 여러분의 간절함과 열망이 어우러진 승리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앞으로 도정하면서 오로지 경기도와 경기도민의 발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는 앞서 오전 6시 47분 캠프 상황실에서 마지막 개표 상황을 지켜보다 "경기도지사에 당선된 김동연 후보에게도 축하 인사를 전한다"고 패배 승복을 선언했다.

김은혜 후보는 "경기도 발전에는 여야가 없다"면서 "윤석열 정부와 협치해서 좋은 도정으로, 경기 도민 여러분께 보답해주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어 "사랑하는 경기도민 당원동지 여러분, 그리고 선대위 저를 도와준 많은 관계자 여러분. 저는 여러분들 있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면서 "최선을 다했지만, 저의 부족함으로 승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졌지만, 여러분들은 지지 않았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들이 국민의힘에 보여준 그 지지와 열정으로 윤 정부의 성공과 대민 정상화를 위해 더 큰 힘을 모아달라"면서 "저는 당원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서 묵묵히 응원하고 돕겠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개표율 99.6%인 상황에서 약 8천여 표 차로 김동연 후보가 승기를 잡자 무소속으로 출마한 강용석 후보의 득표율에도 관심이 쏠렸다. 강 후보가 국민의힘 복당을 신청했으나 불허되자 무소속으로 출마한 것. 강 후보는 5만4천여표를 얻어 약 0.9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김은혜 후보와 강 후보가 단일화에 성공했다면 최종결과가 다를 수 있었던 셈이다.

강 후보의 SNS에는 "강용석이 김동연 뿐 아니라 이재명도 살렸다", "민주당 승리를 도왔다"는 국민의힘 지지자들의 항의 방문이 이어졌다.

6‧1지방선거 개표 결과, 국민의힘이 17개 광역단체장 중 호남, 제주를 제외한 12곳을 석권하며 압승했다. 민주당은 5곳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경기도서 김동연 후보가 개표 막판 역전하며 체면을 지켰다. 국회의원 보궐선거는 국민의힘이 민주당 의석 하나를 더 가져가 5대2가 됐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