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국민의힘의 압승으로 마무리됐다. 국민의힘이 17곳 광역자치단체장 선거 가운데 무려 12곳에서 승리하면서 윤석열 정부의 집권 초반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다만 '제2의 대선'으로 불리던 경기도지사 선거에서는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초접전 끝에 역전극을 써내면서 국민의힘은 수도권 '싹쓸이'는 성공하지 못했다.국민의힘 '압승'에 여야 '희비교차'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국민의힘 후보들은 광역단체장 선거 17곳 중 12곳에서 당선을 확정 지었다. 이는 전날 본투표 종료 직후 발표된 출구조사에서 접전을 예측한 지역 3곳 가운데 2곳에서 승리한 결과다.국민의힘 당선인 명단은 ▲서울 오세훈 ▲인천 유정복 ▲강원 김진태 ▲충남 김태흠 ▲충북 김영환 ▲대전 이장우 ▲세종 최민호 ▲부산 박형준 ▲울산 김두겸 ▲경남 박완수 ▲대구 홍준표 ▲경북 이철우다. 민주당은 △경기 김동연 △전북 김관영 △광주 강기정 △전남 김영록 △제주 오영훈 등 총 5곳에서 승리했다.확연한 차이만큼이나 여야 지도부의 희비도 극명하게 엇갈렸다.지난 대선에 이어 이번 지방선거까지 승리로 이끄는 데 성공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우리 당이 지난 지방선거에서의 안타까운 성적을 딛고 이번 선거에서 대약진한 것에 대해서 우선 국민 여러분, 그리고 지지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며 "저희가 대통령선거의 신승을 통해서 국정을 담당하는 역할을 한 이후로 이제 저희 국민의힘에 지방행정까지 담당하는 많은 역할을 주셨다"고 했다.반면 박지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생각했던 것보다 좋지 않은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하고, 민주당이 대선에 이어 두 번째 심판을 받은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민주당이 대선 이후 쇄신하는 모습을 보였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당선된 이재명 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도 침통한 모습을 보이며 "국민 여러분의 엄중한 질책을 겸허하게 수용하겠다"며 "많이 부족했다. 좀 더 혁신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국민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민주당은 이날 오전 10시 국회에서 비공개 비상대책위원회의를 열고 지방선거 이후 당의 수습 방향을 논의한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지도부 총사퇴 논의에 들어갈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민주당 비대위가 총사퇴할 경우 오는 8월로 예정됐던 당 전당대회는 7월로 앞당겨질 가능성이 커진다.김동연 '드라마' 썼다…민주, 경기 '수성(守城)'경기도지사 선거는 김동연 후보의 '역전극'으로 마무리됐다. 선관위에 따르면 김동연 후보는 이날 오전 5시 32분 개표가 96.59%까지 이뤄진 상황에서 김은혜 후보를 처음으로 제친 뒤 차곡차곡 표를 쌓으면서 승기를 굳혔다.특히 경기도는 이재명 위원장의 '정치적 고향'으로 불려왔다는 점에서, 이번 경기도 수성은 지방선거에서 사실상 완패한 민주당에 유의미하다는 평가가 나온다.김동연 후보는 당선이 확실하다는 보도가 나오자 "저 김동연 개인의 승리가 아니다. 변화를 바라는 도민과 국민 여러분의 간절함과 열망이 함께 어우러져 승리를 만들어 준 것"이라며 "저를 지지해주신, 또 지지하지 않으신 도민 여러분들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이어 "오로지 경기도, 경기도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헌신하고 노력하겠다"며 "민주당의 변화와 개혁에 대해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김은혜 후보는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신 김동연 후보님께도 축하의 인사를 전한다"며 "경기도의 발전에는 여야가 없다. 윤석열 정부와 협치해서 경기도민 여러분께 보답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그러면서 "사랑하는 국민의힘 당원동지 여러분, 저를 도와주신 많은 관계자 여러분. 저는 여러분이 있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최선을 다했지만, 저의 부족함으로 승리하지 못했다"고 했다.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일 새벽 5시께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를 앞서면서 대역전극에 성공했다. 민주당은 ‘윤심(尹心·윤석열의 의지)’과 ‘명심(明心·이재명의 의지)’이 격돌한 경기지사 선거에서 승리를 눈앞에 두면서 지방선거에서 체면치레를 하게 됐다. 국민의힘은 광역단체장 선거 17석 중 12개를 차지했지만 경기지사에서 패배하면서 ‘절반의 승리’에 그쳤다는 평가다.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오전 6시 개표기준 김동연 후보는 49.1%의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김은혜 후보(49.0%)에 0.1%포인트 앞섰다. 8317표 차이에 불과하지만 개표율이 99.4%에 달해 사실상 승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일 KEP(KBS MBC SBS) 공동 출구(예측)조사 결과 김은혜 후보가 49.4%, 김동연 후보가 48.8%로 오차범위내 승부를 펼칠 것으로 예고했다. 한 때 김은혜 후보가 김동연 후보를 5만여표 차이로 따돌리며 무난한 승리를 예고했지만 새벽부터 표 차이가 급속하게 줄어들면서 양측 캠프 모두 긴장하기 시작했다. 두 후보의 표 차이가 줄어드는 가운데 민주당 강세지역으로 분류되는 경기 부천과 화성 등에서 뒤늦게 김동연 후보 쪽으로 무더기 표가 쏟아지면서 새벽 5시께 역전에 성공했다. ○국정 안정론보다 인물론 택한 경기 정치권에서는 전국 선거의 분위기는 국민의힘이 앞섰지만 경기지역에서만큼은 민주당의 국정 균형·인물론이 국민의힘의 정권 안정론을 압도했다는 평가다. 민주당으로선 이번 승리로 2018년 지방선거와 2020년 총선, 올해 대선과 지방선거까지 연달아 경기지역을 사수하게 됐다는 의미가 있다.정치적으로 경기지사 선거는 대선 연장전 성격이 짙었다. 경기도는 대선에서 윤 대통령의 경쟁자였던 이재명 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지사를 지낸 정치적 안방이다. 김동연 후보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이 위원장과 후보 단일화를 이룬 전력 때문에 ‘명심’에 가까운 후보로 여겨졌다. 사실상 단일화에 대한 보은으로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가 됐다는 시각이 강했다. 윤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대변인을 지낸 김은혜 후보도 선거 기간 대통령의 복심을 내세웠다. 이에 힘입어 초선 의원임에도 당내 경선에서 유력 대권 주자였던 유승민 전 의원을 꺾는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그러나 윤 대통령 취임 22일 만에 치러진 선거에서 김은혜 후보가 밀리면서 윤석열 정부의 국정 동력에도 일정 정도 차질이 예상된다. 김은혜 후보는 선거 과정에서 “김은혜가 하면 윤석열 정부가 한다”며 ‘힘 있는 여당’ 후보임을 적극 내세웠다.김동연 후보와 민주당이 앞세운 견제론은 힘을 받게 됐다. 김동연 후보는 선거 기간 “윤석열 정부의 오만과 독주를 비판하고 견제하는 데 힘쓰겠다”며 표심을 구했다. ○야권 대선주자 반열 오른 김동연김동연 후보는 이번 승리로 민주당 차기 대선주자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당이 전국적으로 고전한 가운데 경기에서 승리한 만큼 정치적 위상이 달라질 것이란 예상이다. 민주당의 정당 지지도가 국민의힘에 10%포인트 이상 뒤지는 불리한 지형에서 ‘인물론’만으로 이뤄낸 승리라 더욱 값지다는 평가도 나온다.김동연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자신이 창당한 새로운물결 후보로 출마했지만,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 위원장과의 단일화로 중도 사퇴했다. 그는 청계천 판자촌 ‘흙수저’ 출신으로, 기획재정부 핵심 보직을 거쳐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를 지낸 대표적인 ‘자수성가’형 인물이기도 하다. 화려한 경력과 달리 정치는 초년생이다. 부총리를 마친 뒤에는 정치권에서 이어진 러브콜을 뒤로하고 새로운물결 창당으로 ‘제3의 길’을 선언했다. 그러나 현실 정치의 벽에 지난 4월 민주당과 합당했다.김동연 후보가 최종 승리하면 이 위원장이 경기지사 시절 진행했던 민생·경제정책도 확대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김동연 후보는 이 위원장의 대표 정책 중 하나인 기본소득 확대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공약으로는 장기보유 1주택자 종부세 폐지와 양도세 중과 유예, 재산세 부담 완화, 1기 신도시와 구도심·노후지역의 재건축·재개발·리모델링 신속 추진 등을 내놨다. 경기지역 최대 현안인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플러스(A·B·C노선 연장, D·E·F 신설) 등도 약속했다.설지연/이동훈 기자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경기도지사 개표에서 막판 대역전극이 벌어졌다.개표율 80% 수준까지만 해도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가 3%포인트 차로 안정적으로 앞서갔다. 하지만 개표 96% 수준을 넘긴 2일 새벽 5시32분께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김은혜 후보를 처음으로 280표 차로 역전하며 기세를 뒤바꿨다.김동연 후보는 이날 오전 7시 10분께 당선이 확실시되자 "오늘 승리는 김동연 개인의 승리가 아니라 변화를 바라는 도민과 국민 여러분의 간절함과 열망이 어우러진 승리다"라고 입장을 밝혔다.이어 "앞으로 도정하면서 오로지 경기도와 경기도민의 발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는 앞서 오전 6시 47분 캠프 상황실에서 마지막 개표 상황을 지켜보다 "경기도지사에 당선된 김동연 후보에게도 축하 인사를 전한다"고 패배 승복을 선언했다.김은혜 후보는 "경기도 발전에는 여야가 없다"면서 "윤석열 정부와 협치해서 좋은 도정으로, 경기 도민 여러분께 보답해주길 부탁드린다"고 했다.이어 "사랑하는 경기도민 당원동지 여러분, 그리고 선대위 저를 도와준 많은 관계자 여러분. 저는 여러분들 있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면서 "최선을 다했지만, 저의 부족함으로 승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저는 졌지만, 여러분들은 지지 않았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들이 국민의힘에 보여준 그 지지와 열정으로 윤 정부의 성공과 대민 정상화를 위해 더 큰 힘을 모아달라"면서 "저는 당원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서 묵묵히 응원하고 돕겠다"고 눈시울을 붉혔다.개표율 99.6%인 상황에서 약 8천여 표 차로 김동연 후보가 승기를 잡자 무소속으로 출마한 강용석 후보의 득표율에도 관심이 쏠렸다. 강 후보가 국민의힘 복당을 신청했으나 불허되자 무소속으로 출마한 것. 강 후보는 5만4천여표를 얻어 약 0.9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김은혜 후보와 강 후보가 단일화에 성공했다면 최종결과가 다를 수 있었던 셈이다.강 후보의 SNS에는 "강용석이 김동연 뿐 아니라 이재명도 살렸다", "민주당 승리를 도왔다"는 국민의힘 지지자들의 항의 방문이 이어졌다.6‧1지방선거 개표 결과, 국민의힘이 17개 광역단체장 중 호남, 제주를 제외한 12곳을 석권하며 압승했다. 민주당은 5곳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경기도서 김동연 후보가 개표 막판 역전하며 체면을 지켰다. 국회의원 보궐선거는 국민의힘이 민주당 의석 하나를 더 가져가 5대2가 됐다.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