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롯데그룹, 극적 합의…광복점에 67층 타워 짓는다
부산 롯데타워를 둘러싼 부산시와 롯데그룹의 갈등이 일단락됐다. 임시사용승인 연장 불허로 영업 중단 위기에 내몰렸던 롯데백화점 부산 광복점과 아쿠아몰, 엔터테인먼트동 등은 휴점 하루 만에 다시 정상 영업에 들어갔다. 백화점 등에서 일하던 3000여 명의 직원도 일자리를 지킬 수 있게 됐다.

타워 준공 목표 1년 앞당겨

부산시는 2일 롯데그룹과 롯데타워 건립(조감도) 추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체결식에는 박형준 부산시장과 송용덕 롯데지주 대표, 정준호 롯데쇼핑 대표가 참석했다. 시는 협약식 시작과 함께 롯데백화점 광복점 영업 연장을 승인했다.

양측은 조속한 롯데타워 건립을 그룹의 최우선 과제로 설정해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건물로 2025년까지 건립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롯데 측이 기존에 밝힌 준공 시점인 2026년보다 1년 앞당겨지는 것이다. 또 타워 건설 과정과 건설 후 운영에 지역 업체와 자재, 인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2030세계박람회 부산 유치에 롯데그룹이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내용도 협약에 포함됐다.

이날 협약은 지난 1일 롯데백화점 광복점 영업 연장 승인이 불발된 뒤 하루 만에 이뤄졌다. 부산시는 타워 건립에 대한 롯데그룹 차원의 추진 의사가 명확하지 않다고 보고 백화점 연장 승인을 내지 않았다. 롯데는 1일을 백화점 정기 휴무일로 지정하고 부산시로부터 백화점 영업 연장 결정을 끌어내기 위한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타워 건립에 관한 실무진 차원의 공감대는 있었지만, 그룹 차원의 약속은 이뤄진 바가 없었다”며 “20년 동안 사업이 진척되지 않아 지역 사회의 여론이 악화되고 있고 그룹 차원의 추진 의사를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해 협약을 맺게 됐다”고 설명했다.

북항 연계 상권 성장 기대감

롯데타워는 총면적 5만3299㎡ 부지에 지상 67층, 320m 높이로 건립된다. 사업이 구상 단계라 구체적인 입주 시설과 사업비가 결정되지 않았지만, 롯데 측은 원도심권 상권 활성화, 2030세계박람회와의 연계가 가능한 복합체험시설 등을 넣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관광객 유입의 영향을 크게 받는 남포동과 광복동 일대의 상권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롯데백화점 광복점은 올해 4, 5월 누적 이용객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내·외국인 이용객이 많이 방문하는 특성상 코로나19 기간 전후로 실적 차이가 큰 편”이라며 “북항 재개발 지역과의 연계성을 고려한 랜드마크 건립으로 일대 상권의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랜드마크 건립은 원도심권 일대와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북항 재개발 지역 업무·상업 시설과의 연계는 물론 그동안 단절됐던 원도심권과의 연결성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강정규 동의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해운대구 등 동부산권의 유사 관광 유입 인프라가 대규모로 조성되면서 광복동 일대의 경쟁력이 떨어졌다”면서도 “롯데타워와 같은 랜드마크가 건립되면 단절된 원도심 기능을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북항 재개발 지역과 차별화한 인프라를 조성해야 관광객 유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