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왼쪽)이 미국 캘리포니아 마리나에서 조벤 비버트 조비에비에이션 최고경영자(CEO)와 UAM 기체에 올라 포즈를 취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지난 2월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왼쪽)이 미국 캘리포니아 마리나에서 조벤 비버트 조비에비에이션 최고경영자(CEO)와 UAM 기체에 올라 포즈를 취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한국형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실증사업에 총 51곳이 도전장을 냈다. 2025년 UAM 상용화를 위해 정부가 처음으로 벌이는 대규모 실증 사업이다. UAM은 수직 이·착륙하는 전기동력 비행체에 사람이 타고 이동하는 교통 체계다.

재계 2~5위 줄줄이 ‘도전’

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까지 ‘K-UAM 그랜드챌린지 실증 사업’에 컨소시엄 6곳, 단일 기업 6곳이 제안서를 제출했다. 컨소시엄 내 기업을 비롯해 사업 참여 의사를 밝힌 기업 수는 총 51곳에 달한다.

기체부터 플랫폼 운영까지 제조·서비스 분야를 망라한 장기 먹거리가 될 수 있는 사업이어서 실증사업 단계부터 사업자가 몰렸다는 분석이다. UAM은 교통 체증을 피하고 온실가스를 저감할 수 있는 차세대 신사업으로 꼽힌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세계 UAM 시장은 작년 70억달러(약 8조7600억원)에서 2040년 1조4740억달러(약 1845조6000억원)로 급증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이 30.7%에 달한다.

中 기업까지…삼성 빼고 다 뛰어든 'K-UAM'
이번 실증 사업에는 SK, 현대자동차, LG, 롯데 등 국내 재계 2~5위 그룹이 각각 참여 의사를 밝혔다. 주요 계열사를 컨소시엄 선봉에 두고 그룹 차원에서 협력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은 한국공항공사, 한화시스템, 한국기상산업기술원, 한국국토정보공사와 실증 사업에 참여하겠다고 제안했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이날 “SK텔레콤은 반도체, 배터리, 투자 등 SK그룹 관계사의 다양한 역량을 (UAM 사업에) 더할 수 있다”며 SK하이닉스, SK온, SK스퀘어 등과의 협업 가능성을 시사했다.

현대차 주도 UAM 협력체도 제안서를 냈다. 이 협력체엔 KT, 현대건설, 인천공항공사, 이지스자산운용 등이 함께한다. LG유플러스는 파블로항공, 카카오모빌리티, 제주항공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특화 분야에선 LG에너지솔루션, LG전자, LG사이언스파크 등 LG그룹 계열사의 도움을 받을 예정이다.

롯데 UAM 컨소시엄엔 롯데지주를 중심으로 모빌리티·건설 등 롯데 계열사들이 집결했다. 롯데렌탈, 롯데건설, 롯데정보통신 등 계열사가 민트에어, 모비우스에너지 등과 함께한다. 롯데 컨소시엄은 UAM 이착륙장인 버티포트를 롯데그룹 보유 유통·관광 인프라와 연계해 구축할 계획이다.

중국 이항·오토플라이트도 눈독

중견기업이 주도하는 컨소시엄도 나왔다. 켄코아컨소시엄은 대우건설과 항공 솔루션 회사인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 무인 항공기 회사인 아스트로엑스 등이 참여한다. 정보기술(IT) 소프트웨어·솔루션 기업인 GS ITM도 컨소시엄을 꾸렸다. 항공 IT 개발 전문기업 다보이앤씨를 비롯해 볼트라인, 안단테 등이 함께한다.

개별 분야 실증 사업 중 기체 부문에는 이항과 오토플라이트 등 중국 기업 두 곳이 나섰다. 플라나, 로비고스, KAIST 등은 각각 항공기 제작, UAM 교통관리, 버티포트 등 분야에 신청서를 냈다.

정부는 실증 사업을 통해 기체와 관제 시스템 등의 안전성을 검증하고 각종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현격한 결격 사유가 있지 않은 한 실증사업을 신청한 대부분 기업에 1차 실증사업 참여권을 줄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오는 11월께 실증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