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한 미국의 부동산 재벌 부부가 50년간 모아온 현대미술품들을 경매로 9억2200만달러(약 1조1700억원)에 팔아치웠다. 개인소장 컬렉션의 낙찰 금액으로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 뉴욕의 부동산 개발업자 해리 매클로와 전처 린다 버그가 소더비에서 진행한 2차 경매에서 작품 30점이 2억4600만달러에 팔렸다. 지난해 11월 1차 경매에서 내놓은 작품 35점의 낙찰가까지 더하면 매클로와 버그는 총 9억3300만달러의 수익을 올리게 됐다.

FT는 "매클로 컬렉션은 단일 컬렉션 사상 최고로 비싼 가격에 팔렸다"고 전했다. 이보다 앞선 개인소장품 경매 최고가는 2018년 페기·데이비드 록펠러 부부가 소유한 1500여점의 미술작품이 팔린 8억3500만달러였다. 소더비의 최고경영자(CEO) 찰스 스튜어트는 "매클로와 버그가 미술시장의 역사를 새로 썼다"고 말했다.

이날 매클로 컬렉션 경매에서 가장 고가에 낙찰된 수집품은 대표적인 추상표현주의 작가인 마크 로스코의 무제(1960)다. 4800만달러에 팔렸다. 앤디 워홀의 마지막 작품 중 하나인 자화상(1986)은 1870만달러에 낙찰됐다. 매클로와 버그는 지난 2018년 이혼 과정에서 법원으로부터 미술작품 65점을 매각한 뒤 수익금을 나눠 가지라는 판결을 받았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