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이라고 불릴 만큼 크게 인상된 종합부동산세 고지서가 발송되자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이 줄었다. 여기에 기준금리까지 연 1.0%로 전격 인상되면서 상승세가 더 주춤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종부세에 금리 인상까지…서울 집값 상승세 '주춤'
2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1월 넷째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번주(22일 조사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상승률은 지난주 대비 0.11%로 집계됐다. 전주(0.13%) 대비 상승폭이 0.02%포인트 줄었다.

부동산원은 “지난 22일 종부세가 고지된 데다 금리 인상 등으로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달 셋째주(0.17%) 이후 5주 연속 상승세가 둔화됐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21개 구에서 지난주 대비 상승폭이 축소됐다. 다만 강남권이나 용산, 마포 등 이른바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가 있는 지역은 서울 평균 상승률을 웃돌았다. 이번주 용산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0.23% 올라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서초구(0.19%) 마포구(0.18%) 강남·송파구(각 0.17%) 등의 순으로 많이 올랐다.

수도권 상승세도 주춤하다. 이번주 경기도 아파트는 0.21% 올라 지난주(0.24%)보다 상승률이 낮아졌다. 같은 기간 인천은 0.29%에서 0.25%로 오름폭이 축소됐다.

지방에선 세종, 대구 등에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주 세종 아파트 가격은 0.21% 하락해 2019년 6월 넷째주(-0.31%) 이후 약 2년5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세종은 지난 7월 마지막주 이후 18주 연속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주 하락 전환한 대구는 이번주에도 0.02% 내렸다.

한국은행이 이날 기준금리를 기존 연 0.75%에서 연 1.0%로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부동산 시장의 매수세는 더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금리 인상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차주의 이자 부담이 더 늘어나게 됐다”며 “가계대출 규제와 맞물리면서 부동산 구입 심리가 약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부터 총대출액이 2억원을 초과하면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적용된다.

다만 기준금리 인상 등이 아파트 가격을 하락시킬 요인으로 작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여전히 시중 유동성이 풍부하고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에 대한 기대도 크기 때문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강남 등 고가 주택 시장은 대출 규제에 따른 영향이 거의 없다”며 “주택 가격은 금리나 대출보다 분양, 입주 등 공급 물량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말했다.

함영진 랩장은 “다주택자의 추가 주택 구입이 감소하고 당분간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더 두드러질 것”이라며 “주택 구입을 포기한 수요가 임대차 시장으로 옮겨가면 전·월세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