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추천 1순위'는 ESG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동향을 보면 투심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지난 1년 동안 미국 ETF 시장에 유입된 대부분의 자금은 주식 관련 ETF로 흘렀다. 밸류에이션 우려에도 불구하고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여전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최근 들어 변화가 감지된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면서 금융주와 물가연동채 관련 ETF에도 자금이 몰리기 시작했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글로벌주식컨설팅팀 연구위원(사진)은 22일 ‘2021 한경 주식투자 강연회’에서 “금리가 오르면 은행의 예대마진이 개선되고 부도율이 떨어져 은행 실적이 좋아지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은행주 관련 ETF를 앞다퉈 매수하고 있다”며 “물가연동채도 물가가 올라가는 것에 따라 금리가 보정되는 상품이기 때문에 금리 상승 위험을 일정 부분 막아줄 수 있어 투자 규모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연구위원은 투자할 만한 ETF 섹터로 인프라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인컴을 꼽았다. 윤 연구위원은 “미국 인프라의 60% 이상은 1950~1960년대 설치된 것들로 낙후 정도가 심해 개발이 필요하다”며 “바이든 정부에도 코로나 극복 과정에서 돈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인프라 ETF는 유망하다”고 말했다.

ESG ETF 추천 이유에 대해선 “소비자들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기업에 대해선 불매운동을 하는 시대가 됐다”며 “반대로 말하면 ESG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기업은 차별화된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ESG팀장 겸 연구위원도 이날 강연회에서 “기업 입장에서 ESG는 비용이 아니라 투자”라고 강조했다. ESG라는 단기적인 변화를 통해 기업의 효율성을 끌어올리고 평판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ESG가 기업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점차 커질 것이라고 봤다. 소비자이면서 투자자로 떠오른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세대)가 이런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이들 세대의 특성상 ESG를 소홀히 여기는 기업의 상품과 서비스는 물론 주식에도 지갑을 열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ESG는 한때의 유행이 아니다”며 “몇 년 뒤면 ESG는 우리가 숨쉴 때 꼭 필요한 공기처럼 당연하고 필수적인 존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슬기/구은서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