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아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이 아니라고 현지 보건당국이 26일(현지시간) 밝혔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보건·위생·검역 당국인 '소비자 권리보호·복지 감독청'(로스포트레브나드조르) 청장 안나 포포바는 이날 하원 연설에서 러시아인이 백신 접종 우선순위이기 때문에 러시아 거주 외국인은 아직 접종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포바는 "비(非)러시아인을 포함해 모두를 접종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면 그렇게 할 것"이라면서 "현재로선 러시아 국민에게 우선순위가 주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지난해 12월 초부터 수도 모스크바를 시작으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백신 접종을 시작했으며, 같은 달 중순부터 접종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했다.

당초 의료진·교사· 공공기관 근무자 등 고위험군부터 접종을 시작해 요식업·금융업 같은 서비스 업종과 문화계 종사자 등으로 대상을 확대해 오다가 이달 18일부터는 모든 성인 주민을 대상으로 한 대중 접종을 시작했다.

백신은 지난해 8월 현지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가 개발해 세계 최초로 국가 승인을 받은 '스푸트니크 V' 백신이 이용되고 있다.

오는 3월부턴 로스포트레브나드조르 산하 국립 바이러스·생명공학 연구센터 '벡토르'가 개발해 역시 국가 승인을 얻은 '에피박코로나' 백신도 공급될 예정이다.

하지만 아직 백신에 대한 주민들의 불안이 여전하고, 러시아 내 백신 생산 능력에도 한계가 있어 접종자가 급격히 늘지는 않고 있다.

지난 11일 스푸트니크 V 백신 개발과 공급을 지원하는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는 150만 명 이상이 접종 받았다고 밝혔으나, 일각에선 이는 백신 공급량일 뿐 실제 접종자는 이보다 적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러 당국 "외국인은 아직 백신 접종 못받아…러시아인이 우선"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