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매출이 엉망인데 올해 최저임금도 사실상 부담이 큽니다." (고용주)
"동결될 것으로 생각했는데 조금이라도 올라서 다행입니다."(알바생)

올 1월1일부터 최저시급이 지난해보다 1.5%오른 8720원이 됐다. 2020년 2.9%인상보다는 오름폭이 적지만 코로나로 수입이 줄어든 고용주들에게는 여전히 불만이다. 하지만, 알바생은 오름폭이 적지만 그나마 다행이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알바천국이 고용주 384명, 알바생 4847명을 대상으로 '2021년 최저시급 만족도'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고용주 49.7%는 불만족을 드러냈다. 하지만, 알바생 62.4%는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알바천국 사이트에 올라온 알바생·고용주들의 '최저시급 말말말'을 들어봤다.
최저시급 8720원…코로나에 '알바 쪼개기' 더 늘까?
알바시장도 '경력채용·연령제한'
"알바 구하기 너무 힘드네요." 한 알바 구직자의 답답함에 순식간에 댓글이 수십개가 달렸다. 다른 구직자는 "점점 자신감이 없어지고 또 떨어질까봐 이력서 넣기도 망설여 진다"는 댓글을 달았다. 또 다른 구직자는 "코로나 이전에는 단기알바도 있었는데, 지금은 그마저도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며 울먹였다. 알바천국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전체 알바 구인공고수는 코로나가 발생하기 1년전보다 약 15%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알바시장도 '코로나 충격파'가 컸던 것이다.

알바 구인공고가 줄면서 초단기 알바라 불리는 '쪼개기 알바' 'N알바러' '긱잡' 등의 신조어가 나왔다. 쪼개기 알바는 고용주가 주휴수당(주15시간 이상 일하는 근로자가 계약으로 정해진 소정 근로일을 만근했을 때 매주 추가로 지급되는 하루치 임금)을 피하기 위해 주 15시간 미만으로 여러명을 고용하는 형태의 알바다. 이 때문에 수입이 줄어든 구직자들은 2~3개 알바를 전전하는 'N알바러'가 되기도 한다.

알바자리가 줄면서 고용주들은 알바경력이 많아 능숙한 '부장알바생'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한 구직자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경력자만 뽑는 곳이 늘어날 것 같아 걱정된다"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또 다른 구직자는 "알바도 고령자보다는 나이 어린 사람을 선호하는 것 같아 최저임금 인상이 마냥 좋은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초단기 알바 1명모집에 200명 몰려
편의점을 운영중인 고용주 김모씨는 최근 초단기 알바 한명 모집에 200명이 몰린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 김 씨는 "구직난이 심각하다는 말을 들었지만 이정도 일줄은 몰랐다"며 "그렇지만,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주들에게는 여전히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상향으로 테이크아웃만 가능해져 매출이 확 줄어든 한 카페 주인은 "코로나로 임대료를 제하면 우리는 최저임금도 못 가져 갈 정도"라며 한탄했다. 정부의 집합금지 명령으로 거의 한달 이상 문을 닫아야 하는 헬스장 주인은 "임대료도 못낼 상황"이라며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보상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소리를 높였다.

이와 달리 적절한 보완책을 제시한 고용주도 있었다. 한 작은 제조업을 운영하는 대표는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업종,지역 등에 따라 임금인상률에 차이를 두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편의점 알바생과 철공소 알바생에게 똑같은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것이 오히려 불공평한 정책이라는 것이다. 코로나19에도 '선한 고용주'도 있었다. 한 고용주는 "자식같은 젊은 알바생들에게 고생하는 만큼 줄 수 없어 미안할 뿐"이라며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기도 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