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스위스·프랑스 공동 연구진이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완치자의 항체를 활용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 억제에 성공했다. 바이러스를 무력화할 수 있는 항체는 추후 항바이러스 치료제나 백신 개발 등에 활용될 수 있어 주목된다.

미 워싱턴대 생화학과 데이비드 비슬러 교수를 주축으로 한 연구팀은 18일(미국 현지시간) 과학저널 '네이처'에서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사스 완치 환자들의 항체 25개 가운데 코로나19 바이러스 억제 효과를 가지는 항체가 있는지 확인하는 '교차반응성'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항체 8개가 코로나19 바이러스 또는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와 결합해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S309'라는 이름을 붙인 항체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무력화시키는 능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슬러 교수 연구팀의 발표에 따르면 S309는 스파이크 단백질(코로나바이러스가 세포 내로 침입할 때 활용하는 단백질)의 다른 부위를 표적으로 하는 다른 항체와 함께 작용해 저항성 돌연변이 발생은 줄이면서 더 강력한 중화능(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능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다만 '네이처'는 이 연구 결과에 대해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실험이 이뤄진건 아니라고 지적하면서도 "코로나19 바이러스 통제를 위해 단일클론항체 혼합용법(칵테일)의 사용을 검토할 가치가 있음을 증명한 것"이라고 긍정 평가했다.

앞서 비슬러 교수 연구팀은 2003년 사스에서 회복된 환자로부터 코로나바이러스가 사람과 동물에 감염되는 것을 억제하는 단일클론항체를 분리해내기도 했다. 단일클론항체는 병원체의 특정 단백질(항원) 하나를 표적으로 하는 항체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체 세포에 침투할 때 사용하는 돌기 단백질과 결합하는 단일클론항체를 찾으면 코로나19 치료 또는 감염예방에 적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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