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다이스는 지난해 4월 인천 영종도에 파라다이스시티를 열었다. “호텔, 카지노, 컨벤션 등이 어우러진 동북아시아 최초의 복합리조트”라고 홍보했다. 하지만 “잘 꾸며놓은 카지노에 불과하다”고 평가 절하한 이도 있었다. 핵심 시설이 외국인 카지노였기 때문이다.

파라다이스시티는 추가 공사를 마치고 오는 21일 새 시설을 선보인다. 부티크호텔 ‘아트파라디소’, 동북아 최대 규모 클럽 ‘크로마’, 물놀이 테마파크 ‘씨메르’, 현대미술관 ‘아트스페이스’, 유럽의 광장을 옮겨놓은 듯한 ‘플라자’ 등이다. 내년 상반기엔 ‘엔타스면세점’, 실내 테마파크 ‘원더박스’도 개관한다.

박병룡 파라다이스 대표 "中 사드 보복, 기초 체력 높이는 계기 됐죠"
박병룡 파라다이스 대표(사진)는 1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추가 시설 개장으로 복합리조트를 단순히 표방하는 게 아니라 진짜 복합리조트가 됐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파라다이스시티 건설을 위해 파라다이스가 일본 세가사미홀딩스와 합작해 세운 법인 파라다이스세가사미 대표를 겸직하고 있다.

그는 “파라다이스시티 개장 이후 1년 동안 120만여 명이 다녀갔고, 문을 연 이후 두 분기 만에 흑자를 달성했다”며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직후 문을 연 것을 감안하면 큰 성과”라고 설명했다. 비결로는 시장 다각화를 꼽았다. 파라다이스는 작년 6월 ‘신시장 마케팅팀’을 신설했다. 홍콩 대만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을 대상으로 고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몽골까지 날아가 관광객을 끌어모았다.

박 대표는 “사드 보복이 없었다면 중국인 관광객을 받느라 다른 건 생각도 못 했을 것”이라며 “사드 사태가 기초 체력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사드 문제 이전에 파라다이스의 중국인 고객 비중은 70%에 육박했다. 그는 “중국인 관광객까지 복귀하면 방문객이 급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1년간 파라다이스시티 예상 방문객은 48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박 대표는 “카지노만 하러 오는 사람은 점점 줄어드는 추세”라며 “미국 라스베이거스처럼 가족, 연인, 친구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작년 첫해 매출은 2004억원이었다. 내년에는 5000억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 대표는 “수익이 안정화되면 수만 명이 한꺼번에 들어가는 대규모 공연장을 바로 옆에 짓는 방안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또 “부산 파라다이스 부지 인근 사무동을 개조해 지역 맛집과 고급 바 등을 넣을 예정”이라고 했다. 부산 파라다이스에도 복합리조트 개념을 일부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파라다이스 영업장이 있는 서울과 인천, 부산, 제주 등을 연계하는 패키지 상품도 개발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각 포인트를 통합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류를 적극 활용해 해외 마케팅에 나선다면 싱가포르, 마카오 등과 차별화할 수 있다”며 “K팝 공연, 드라마 촬영 장소로도 많이 활용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