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혁신성장, 민간에 맡겨라
우리나라는 선진국보다 산업화가 100년가량 늦었지만 ‘한강의 기적’을 이루고 정보기술(IT) 강국으로 우뚝 선 경험이 있다. 한국 경제가 압축 성장한 비결은 국민의 근면성과 교육열, 빨리빨리 문화, 대기업 위주의 수출 전략에 있다. 한국 경제 성장의 원동력은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이었다.

하지만 한국 경제는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로 인한 노동 인구 감소로 생산성이 저하되고 있다. 잠재성장률이 3%가 넘어야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 대내적으로 최저임금 산입 범위 확대와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을 앞두고 노동 시장이 불안하다. 대외적으로는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 중국의 추격, 보호무역 강화로 수출이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 비영리 민간 경제조사기관인 콘퍼런스보드는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올해 한국을 추월할 것이라고 최근 발표했다. 한국이 미국보다 경제성장률이 떨어진 때는 1980년대 2차 오일쇼크와 1998년 외환위기 때뿐이다. 한국 경제가 저성장이라는 늪에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밀어주는 혁신성장이 필요하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 중 소득주도 성장은 국민 소득을 올려 경제성장을 주도하겠다는 수요에 초점을 맞춘 정책이다. 혁신성장은 민간 기업의 혁신을 유도해 경제성장을 이끈다는 공급 중심 정책이다. 혁신성장 정책은 혁신 거점 구축, 혁신 생태계 조성, 혁신 인프라 강화, 규제 완화를 중심으로 추진한다.

글로벌 혁신 기업인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알리바바, 소프트뱅크가 세계 기업의 혁신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끄는 기술 창업으로 성공한 글로벌 IT 기업들이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의 엔진 역할을 하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해 24만 명을 채용했다.

세계 각국은 혁신성장을 적극 추진 중이다. 이스라엘은 과학기술 체제를 구축하고 우수 인력 양성에 집중한 결과 산업 생산과 수출의 90%를 혁신성장 벤처기업이 차지하고 있다. 프랑스는 노동개혁을 통해 실리콘밸리의 혁신기업을 유치했다. 혁신성장을 국가 주요 핵심 과제로 추진하고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육성해 경제를 재도약시키고 있다. 미국은 혁신성장과 창업 전략을 백악관 산하 미국혁신국이 수립·추진해 각 부처 간 원활한 역할 조정, 필요한 입법, 효과적인 예산 집행, 민간 부문과의 협력을 이끌어 내고 있다.

과거 정부는 △보여주기식 정책 입안과 발표에 중점을 뒀고 △단기 성과에만 치중했으며 △집행 결과를 챙기지 않았고 △정책 추진의 연속성이 없었으며 △규제개혁을 주도적으로 하지 못한 데다 △혁신성장의 컨트롤타워 없이 각 부처가 산발적으로 추진했기 때문에 혁신성장에 실패했다.

한국 경제의 혁신성장을 위해서는 중소·벤처기업과 대기업이 조화롭게 혁신성장을 해야 한다. 기술력을 보유한 대기업이 혁신성장을 하면 파급 효과가 빠르다. 정부가 각종 규제 철폐를 통해 우리 기업이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며 혁신성장을 주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기업과 정부, 노동계가 한국 경제의 혁신성장을 위해 협조와 조정, 양보를 해야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 한국 경제가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경제학자 슘페터가 강조했듯이 민간과 기업이 주도하는 혁신성장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