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세계건축대회에서 우리 건축문화 널리 알려야죠"
‘건축계의 올림픽’이 오는 9월 한국 서울에서 열린다. 정식 명칭은 ‘국제건축가연맹(UIA) 세계건축대회’. 3년마다 열리는데 한국이 1993년과 2002년 두 차례 유치에 나섰다가 실패했을 정도로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

서울시와 함께 대회를 주최하는 한국건축단체연합의 배병길 대표회장(사진)은 “전 세계에서 3000~5000명의 건축가와 건축학도가 모이는 이번 대회는 한국의 우수한 건축문화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했다. 한국건축단체연합은 국내 건축 3단체인 한국건축가협회, 대한건축학회, 대한건축사협회의 모임이다. ‘배병길 건축도시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배 회장은 2016년 2월부터 한국건축가협회장을 맡았고, 그해 12월에는 1년 임기의 한국건축단체연합 대표회장에 취임했다.

서울 서초동 그의 건축사무소에서 만난 배 회장은 “세계적인 대회를 한국이 유치할 수 있었던 건 국력과 세계 무대에서 차지하는 한국 건축의 위상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며 “올해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 행사 중 가장 큰 규모인 만큼 먹고 자고 이동하는 데서 오는 경제적인 유발 효과도 클 것”이라고 했다. 서울은 2011년 싱가포르, 멕시코시티와 경합을 벌여 57.9% 지지를 받아 대회 유치에 성공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대회는 기조 강연, 포럼, 세션별 토론, 세미나로 구성돼 있지만 건축 투어, 건축 전시회 등 다양한 행사가 마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건축 투어에 참여하는 해외 건축가들은 프로그램 선택에 따라 서울의 아파트와 한옥, 청계천, 서울역고가 등을 둘러볼 수 있고 경북 안동과 경주, 전북 전주, 전남 순천, 제주 등 전국 곳곳의 우리 건축문화를 살펴볼 수도 있다.

다음달 3일부터 1주일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등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의 주제는 ‘도시의 혼’이다. 그는 “도시와 그 안의 건축물에는 인간의 정신과 역사가 녹아 있고, 도시와 건축은 다시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준다”며 “따라서 건축가의 고민은 겉으로 보이는 부분에만 머물러선 안 된다”고 했다.

배 회장은 중앙대와 미국 UCLA 건축대학원을 졸업하고 김중업 건축연구소와 건축연구소 광장 등을 거쳤다. 국제갤러리 1관, 갤러리 현대, 중광 예술촌, 수도원 묵당, 학의제 등이 그의 작품으로, 갤러리 현대와 학의제로는 각각 한국건축가협회상과 한국건축가협회 특별상을 받았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