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中 전송 차단 가능해도 내용 보지는 못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인권운동가 류샤오보(劉曉波) 사망과 올가을 권력교체기를 앞두고 높아진 중국의 '인터넷 만리장성' 탓에 막혔던 페이스북의 모바일 메신저 왓츠앱이 부분 정상화됐다.

2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18일 논란이 됐던 왓츠앱을 이용한 사진 전송 차단 현상이 19일 일부 회복됐다.

이용자들은 왓츠앱을 통해 음성 녹음파일과 사진 전송도 가능한 상태다.

앞서 중국 당국은 중국 최대 메신저 앱인 위챗이나 반체제 인사들이 많이 사용하는 왓츠앱을 통한 사진 전송을 차단했다.

SCMP는 실제 베이징과 상하이(上海), 광저우(廣州) 주재 기자들을 상대로 왓츠앱 대화를 시험해본 결과 문자와 사진, 동영상, 음성 등의 정보를 주고받는 데 별다른 어려움은 없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베이징 주재 기자들의 경우 다른 정보 공유는 가능했지만 외국에서 전송한 사진을 완전히 다운로드받을 수 없었으며 특히 상하이 주재 기자들의 경우 왓츠앱 접속이나 사진 전송 자체가 불가능했다.

이와 관련, 보안 전문가들은 왓츠앱 서비스 방해에도 불구하고 아직 암호화된 통신의 보안성이 위태로워 보이지는 않는다고 진단했다.

홍콩 인공지능학회 공동 설립자인 게라도 살란드라는 "중국 정부가 네트워크 수준에서 왓츠앱을 차단하고 있다"면서 "이는 뭔가 전송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것이 무엇인지는 모른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에서 인터넷 접속 서비스 방해를 피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해외인터넷 우회접속 프로그램인 가상사설망(VPN)을 설치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로열 홀러웨이 대학의 암호해독 및 사이버보안 전문가인 케이스 마틴 교수도 "중국 정부가 왓츠앱을 통한 사진 및 동영상 전송을 차단할 수는 있지만 아직 메시지를 읽을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마틴 교수는 "왓츠앱의 문자 메시지는 암호화된 형태로 사용자들 간에 직접 전송되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사진과 동영상은 수신자가 전화기에 다운로드 받기 전에 인터넷 데이터베이스에 먼저 올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권영석 기자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