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이 14일(현지시간) 치러진 주의회 선거에서 또다시 승리했다. 메르켈 총리는 오는 9월 총선을 앞두고 이어진 세 차례 지방선거에서 ‘전승’을 거둬 총리직 4연임에 성공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독일 서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州)에서 치러진 주의회 선거 개표 결과 중도우파인 기독민주당이 33.0%를 득표해 31.2%를 획득하는 데 그친 중도좌파 사회민주당에 승리했다.

이번 선거는 9월 총선 전 마지막 지방선거였다. 주도 뒤셀도르프와 쾰른, 도르트문트, 에센 등이 있는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은 독일 16개 주 가운데 가장 많은 1800만 명이 거주한다. 전통적으로 노동계층 기반 위에 있는 사민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이다.

독일 정치권에선 이번 선거를 통해 9월 총선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현지 언론들은 “사민당의 심장부에 ‘정치 지진’이 일어났다”며 “9월 총선에서 메르켈 총리의 승리가 유력하다”고 평가했다.

지방선거 완승…메르켈, 4연임 '청신호'
한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5일 새 총리로 에두아르 필리프 르아브르시장(46·사진)을 지명했다. 필리프 신임 총리는 중도우파 공화당 소속 의원으로 프랑스 서북부 센마리팀주(州)의 르아브르시장을 겸하고 있다.

대중적 인지도가 높지 않은 필리프 총리는 노동 유연화와 기업규제 완화를 강조하는 등 경제·사회정책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비슷한 의견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마크롱 대통령과는 파리정치대(시앙스포)와 국립행정학교(ENA) 동문이다.

마크롱 대통령이 야당인 공화당 의원을 총리로 지명한 것은 다음달 11일과 18일 치러지는 총선을 앞두고 공화당 의원들을 최대한 자신의 신당으로 끌어오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총선 이후 공화당과의 연정을 염두에 둔 인사로도 해석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마크롱의 신당인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전진공화국당)’가 총선에서 과반에 못 미치는 제1당이 되고, 근소한 차이로 공화당이 제2당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오춘호 선임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