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법도 교묘해져…"대비책 마련해야"

무사증으로 제주에 들어온 중국인들이 국내 다른 지방으로 밀입국하는 '무단이탈'을 돕는 알선책이 한국인에서 외국인으로 변하고 있다.

수법도 교묘해져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중국인 당모(40)씨와 추모(33)씨 등 2명은 지난 4일 오후 4시 10분께 운반책인 한국인 장모(45)씨와 함께 무사증으로 입국한 중국인 동모(56)씨 등 3명의 도외 불법 이탈을 주도했다.

이들은 중국에 사는 신원미상의 알선총책으로부터 이탈자 1인당 100만원씩 받기로 하고 동씨 등 3명을 이삿짐 운송 화물트럭(4.5t)에 태운 뒤 제주항에서 목포로 출항하는 여객선편으로 도외 무단이탈을 시도하다 현장에서 검거됐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 대해 제주해양경찰청은 주로 한국인이었던 무단이탈 알선책이 점차 중국인 등으로 변화하고 있다는데 주목하고 있다.

해경에 따르면 최근 2년간 제주에서 해양경찰에 붙잡힌 무사증 사범은 불법이동 41명, 알선책 20명 등 총 61명이다.

알선책 20명 중 18명은 모두 한국인이었으며 중국인이 붙잡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6월에는 제주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가 중국인 4명을 무단이탈시키려던 중국인 알선책을 붙잡기도 하는 등 점차 암약하는 중국인 알선책이 느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무사증 입국자의 이탈 수법도 더욱 교묘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소형 고속보트를 타고 도외 이탈을 시도하던 중국인과 알선책 등 3명이 해경에 붙잡혔다.

알선책 주모(36)씨는 소형 고무보트에 무사증으로 입국한 중국인 2명을 싣고 나간 뒤 근해에서 낚시 어선에 갈아타는 이탈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활어운반차, 냉동탑차, 이삿짐 차량, 폐지 화물트럭 등에 몰래 태워 이탈을 시도하다 붙잡힌 적은 있지만 고무보트와 낚시 어선을 이용한 시도는 처음이었다.

이외에도 알선책이 갖고 있던 여러 개의 여권을 토대로 무사증으로 입국한 중국인에게 위조 여권을 만들어주고 카페리 등을 통해 도외 무단이탈을 시도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무사증 이탈 수법이 생겨나고 있다.

제주해경 관계자는 "무사증 이탈 알선 조직의 변화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며, 출입국관리사무소 등 관계기관과의 협조를 통해 무사증 입국자의 불법이동에 대해 강력하게 단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bj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