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나흘새 세번째 사고.."정비 시스템 부재가 문제"

러시아에서 보잉 여객기가 또다시 문제를 일으켰다.

시베리아 도시 치타를 출발해 수도 모스크바로 향하던 보잉 여객기가 17일(현지시간) 중부 페름주(州)의 '볼쇼에 사비노' 공항에 비상착륙했다고 인테르팍스 통신 등이 비상사태부를 인용해 보도했다.

통신은 약 100명의 승객이 탄 여객기가 엔진 한개가 고장을 일으키면서 비상착륙했다고 전했다.

비상사태부 관계자는 "여객기가 무사히 착륙했으며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문제의 여객기가 어느 항공사 소속인지, 탑승객이 정확히 몇 명인지 등은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보잉 여객기는 최근 나흘새 러시아에서 잇따라 문제를 일으켰다.

앞서 15일 러시아 시베리아 지역을 운항하던 보잉 여객기가 기술적 문제로 긴급 회항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시베리아 지역 노선에 취항하는 항공사 '노르드스타(NordStar)' 소속 보잉 737 여객기가 이날 오전 7시 17분(현지시간)께 북부 시베리아 도시 노릴스크로 가기 위해 또다른 시베리아 도시 크라스노야르스크를 출발했다가 이륙 후 약 30분 만에 출발지로 긴급 회항해 오전 10시 착륙했다.

여객기에 타고 있던 159명의 승객과 7명의 승무원은 모두 무사했으나 아찔한 순간을 넘겨야 했다.

그 하루 전인 14일에도 모스크바와 극동 사할린 구간을 운항하던 '트란스아에로' 항공사 소속 보잉 767 여객기가 기술적 문제로 목적지인 사할린 공항에 비상착륙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여객기는 사할린 공항에 착륙을 시도하던 도중 보조 날개가 펴지지 않아 공항 주변 상공에서 40분을 선회비행하며 연료를 소진한 뒤 활주로에 비상 착륙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승객과 승무원 가운데 피해자는 나오지 않았지만 역시 큰 사고로 이어질 뻔한 위기에 승객들은 가슴을 졸여야 했다.

현지 항공 전문가는 러시아에서 여객기들이 자주 문제를 일으키는 이유로 정비 및 부품 공급 시스템 취약을 꼽았다.

한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선진국은 모든 여객기와 화물기 등을 대상으로 1년에 한 번씩 최대 1개월에 걸친 정밀 검사와 정비를 반드시 받도록 하고 있지만 러시아는 아직 그런 제도가 없다는 것이다.

제대로 된 정비 인력도 부족한 상황이다.

여기에 필요할 경우 신속히 부품을 공급받을 수 있는 배달망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으며 들여온 부품을 통관시키는데도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도 문제라고 전문가는 지적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cjyou@yna.co.kr